수은, 7.5억유로 규모 유로화채권 발행 성공
올해 한국계 기관이 발행한 첫 유로화 채권
새 정부 출범 등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 활용
한국수출입은행은 지난 22일 7억5000만유로 규모의 유로화 채권 발행에 성공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는 한국계 기관이 올해 들어 발행한 첫 유로화 채권이자, 수은이 지난해 유로화 채권시장에 3년 만에 복귀한 이후 두 번째 발행이다.
발행채권의 만기는 5년이고 발행금리는 5년 만기 유로화 미드 스왑금리 0.222%에 0.40%포인트의 가산금리를 더한 0.622%로, 역대 한국물 유로화 벤치마크 발행 중 최저 가산금리 수준이란 설명이다.
특히 수은은 지난주 해외투자자 설명회를 실시해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이끌어낸 데 힘입어 신규 발행 프리미엄(NIP)을 최소화했다고 전했다.
수은은 향후 유로화채권 발행을 계획하고 있는 국내 기관들에게 경쟁력 있는 벤치마크를 제시했으며며 달러화와 함께 유로화 시장이 우리 기업의 주요 대체 조달시장으로서 부각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최근 국제금융시장에서 한국경제의 상황은 녹록치 않다.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경제 보복과 북한의 잦은 탄도 미사일 발사, 제 6차 핵실험 강행 위협 등에 따른 지정학적 위험으로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이에 수은은 파리, 런던, 암스테르담, 취리히, 프랑크푸르트 등 유럽 주요 도시에서 지난 15일부터 일주일간 투자자설명회를 개최해 잇따른 북한의 도발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한편, 새 정부의 외교정책 및 경제정책 방향, 최근 수출 회복세 등 한국 경제지표의 긍정적 개선 등을 강조했다.
이에 힘입어 이번 채권 발행에 자산운용사와 은행, 보험사 등 전통적 투자자의 꾸준한 관심과 더불어 앵커 투자자 역할을 하는 중앙은행, 국부펀드 등 초우량 채권 투자자의 적극적인 주문 참여도 이끌어 냈다는 설명이다.
또 프랑스 대선 이후 유로존의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와 미국·유럽의 경제지표 호조, 이란 대선에서 친서방 대통령의 승리 등에 따라 주요국 금융시장이 안정세를 회복하고 글로벌 투자심리가 개선된 것도 이번 채권 발행 성공의 또 다른 요인으로 봤다.
이번 채권 발행에는 실수요 주문을 중심으로 총 65개 투자자가 참여했다. 배정 기준 투자자 분포를 보면 중앙은행·국제기구 36%, 자산운용사 31%, 은행 26%, 연기금·보험사 6%, 기타 1% 등이다.
수은 관계자는 "올해 한국계 기관들이 달러화 시장에서 집중적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는 데 반해, 수은은 이번 유로화채권 발행으로 신규 투자자를 발굴하고 미달러 일변도의 차입시장을 다변화하는 계기로 삼겠다"며 "발행대금을 수은의 다양한 금융지원 수단을 위한 재원으로 활용해 우리 기업의 프로젝트 수주 경쟁력 확대에 기여하고, 서비스·에너지·미래운송기기 등 미래 성장동력인 신성장 산업에 대한 지원에 적극 사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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