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변액보험', 고객몰이 실패 왜
국내 보험업계 유일한 저축형 달러 상품…판매는 사실상 '제로'
저금리 속 낮은 변동성·양호한 수익률 앞세워 등장했지만 '외면'
안전 자산이라고는 하지만…단조로운 펀드구성 한계 노출 지적
알리안츠생명이 야심차게 내놨던 달러 변액보험 상품에 가입자가 사실상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상품은 출시 당시 국내 보험사들이 내놓은 저축형 변액보험들 가운데 유일한 달러 상품이란 점에서 눈길을 끌었지만 고객몰이에는 실패했다.
보험업계에서는 먼 미래를 바라봐야 하는 변액보험의 특성 상 아무리 안전 자산이라해도 달러로만 집중 투자하는 전략은 통하기 힘들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28일 생명보험협회의 상품비교 공시에 따르면 지난 달 말 기준으로 알리안츠생명의 '(무)알리안츠달러변액적립보험' 상품에 설정된 변액보험 펀드 8개의 순자산은 100만원으로 집계됐다.
결국 이들 변액보험 펀드에 들어가 있는 돈은 사실상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는 분석이다. 토탈리턴글로벌채권재간접형(달러화)의 순자산만 100만원일 뿐, ▲이머징마켓채권재간접형(달러화) ▲글로벌인컴혼합재간접형(달러화) ▲글로벌주식재간접형(달러화) ▲글로벌배당인컴주식재간접형(달러형) ▲인디아포커스재간접형(달러형) ▲차이나포커스재간접형(달러형) ▲인컴앤그로스재간접형(달러화) 등 나머지 7개 펀드의 자산은 0원이었다.
변액보험은 가입자가 낸 보험료에서 사업비 등을 제외한 나머지 돈을 펀드의 형태로 주식이나 채권 등에 투자하고, 여기서 발생한 실적을 다시 고객들에게 나눠주는 상품이다. 결국 변액보험 펀드에 들어간 자산이 없다는 것은 이를 기반으로 한 변액보험 상품 자체에 가입자가 거의 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무)알리안츠달러변액적립보험은 알리안츠생명이 2013년 4월에 방카슈랑스 채널을 통해 출시한 상품으로 미국 달러로 보험료를 낸다. AIA생명이 연금형으로 내놓은 달러 변액보험 상품이 있지만 저축형으로 달러 변액보험을 선보인 곳은 알리안츠생명이 유일하다.
당시 알리안츠생명은 이 상품을 출시하면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는 달러 자산 보유 자산가나 자녀 유학·여행·해외이민 등을 위해 달러 자금을 준비하려는 고객, 해외채권형 펀드에 투자해 안정적인 투자 수익을 기대하는 고객 등에게 적합한 보험 상품이라는데 주안점을 두고 고객유치에 나섰다.
달러화 환율이 오를 때 추가적인 환차익도 기대할 수 있다며 가입자 끌기에 나섰다. 출시 당시 지속되는 저금리 현상 속에서 해외채권형 펀드가 낮은 변동성과 양호한 수익률로 인정적인 투자처로 관심을 끌고 있다는 점을 판매 포인트로 잡기도 했다.
하지만 (무)알리안츠달러변액적립보험은 출시 초반부터 소비자들의 시선을 끌지 못했다. 이 상품에 설정된 펀드의 총 순자산을 시기별로 보면 ▲2013년 말 100만원 ▲2014년 말 300만원 ▲2015년 말 200만원 ▲2015년 말 100만원 등으로 제자리를 맴돌았다. 사실상 처음부터 고객유치에 실패한 셈이다.
생보업계 측은 다양한 펀드 구성이 변액보험 안정성 유지의 핵심이라는점에서 달러 변액보험이 이러한 조건에 부합하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알리안츠생명의 해당 변액보험 상품의 경우, 달러화 투자에 집중하면서 구성하는 펀드의 종류가 단조롭다는 점에서 안정적이지 않을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무)알리안츠달러변액적립보험이 출시될 때 구성 펀드는 4개에 불과했고, 이마저도 달러형이라는 특성상 모두 해외투자에 한정됐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달러화 기반 펀드가 안전 자산으로 분류되기는 하지만 각종 글로벌 금융 이슈에 수익률이 흔들릴 여지가 크다"며 "대표적 장기 금융 상품인 변액보험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다른 다양한 펀드들과의 조화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알리안츠생명은 해당 상품의 특성 상 수요가 많을 수 없어 벌어진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알리안츠생명 관계자는 "변액보험은 상품 내용이 복잡해 방카슈랑스를 통해 잘 팔리지 않는 편"이라며 "해당 상품 역시 이 같은 이유로 수요가 많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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