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쌍용차 근로자의 고백 "G4렉스턴 양산 이후 6kg 빠졌어요"
쌍용차 성장 이끌 G4 렉스턴 생산 자부심…"일 고될수록 사기 충천"
쌍용자동차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G4렉스턴 출시 이후 쌍용차 평택공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잔업과 특근은 늘었고, 그만큼 생산직 근로자들의 일은 힘들어졌지만 주머니는 두둑해졌고 사기는 하늘을 찌른다.
28일 방문한 쌍용차 평택공장은 오랜 기간 침체에 빠졌던 회사가 다시 성장 궤도에 올라섰다는 희망으로 가득했다.
이날 G4렉스턴을 생산하는 조립 3라인에서 만난 임상묵(47세) 직장(10명 내외의 작업조장)은 “3라인에서 5년 만에 맞이하는 신차라는 점에서 다들 기대감이 크다”면서 “모든 직원들이 의욕으로 가득차 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조립 3라인은 G4렉스턴과 코란도스포츠 등 프레임바디 기반 차종을 생산하는 곳이다. 쌍용차 전체적으로는 지난 2015년 티볼리를 신차로 내놓았지만 조립 3라인에서는 2012년 코란도스포츠 이후 5년 만에 처음으로 신차 G4렉스턴을 생산하게 된 것이다.
G4렉스턴은 지난 4월 25일 출시 이후 약 2주간 실계약대수 5000대를 돌파하며 성공적인 신고식을 치렀다. 차량 인도가 시작된 첫 달인 5월 판매실적은 2703대로 단숨에 대형 SUV 1위를 차지했다.
G4렉스턴이 인기를 끌면서 이 차종을 생산하는 평택공장 조립 3라인도 바빠졌다.
임 직장은 “그동안 잔업과 특근이 주 2회에 불과했으나, G4렉스턴 출시 이후 일요일을 제외하고는 매일 잔업과 특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G4렉스턴 생산을 시작한 5월 이후 바빠진 일과로 인해 체중이 6kg이나 빠졌다”면서도 “그동안 회사가 어려움을 많이 겪었기 때문에 일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당장 잔업과 특근이 늘어나면서 급여도 올라 직원들의 사기가 높아졌다고 임 직장은 전했다.
쌍용차 평택공장 조립 3라인은 2교대 기준 연간 생산능력이 8만3600대 규모다. 지난해 이곳에서 생산된 차량은 4만5628대로 가동률은 54.1%에 불과했다.
하지만 올해는 G4렉스턴이 추가되며 생산규모가 1만대가량 추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내년 신형 픽업트럭 Q200이 추가되기 전까지는 1교대로만 운영하는 만큼 당분간 생산능력(1교대 기준)을 초과하는 풀가동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실제 생산 현장은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돌아가고 있었다. 컨베이어 옆에 늘어선 생산직 근로자들은 계속해서 쏟아져 나오는 차체에 전장부품과 좌석 등을 장착하며 금속 뼈대를 조금씩 자동차로 완성시켜가고 있었다.
쌍용차 관계자는 “G4렉스턴은 회사를 이끌어갈 대표 차종이라는 긍지와 자부심이 대단하다”면서 “직원들도 최고의 명차를 고객들에게 전달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품질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생산라인 시스템적으로도 조립 품질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노력들이 엿보인다. 작업자들이 볼트를 조이는 전동공구에는 각각 천장에 설치된 모니터와 연결돼 있었다.
이는 에러 프루프(Error Proof)라 불리는 시스템으로 제조공정 중 작업 오류 발생시 에러 발생 신호를 작업자에게 인지시켜줌과 동시에 컨베이어를 멈추는 역할을 한다.
생산 효율성도 기존 렉스턴W를 생산할 때보다 향상됐다. 한 개의 라인에서 G4렉스턴과 코란도스포츠가 뒤섞여 생산되는 것은 쌍용차 평택공장 특유의 풍경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G4렉스턴 양산에 들어가면서 기존 렉스턴 생산설비를 활용하지 않고 자동화 향상 및 생산유연성 확보를 위해 기존 코란도스포츠 생산라인을 사용하는 혼류 생산설비를 구축했다”고 말했다.
다른 완성차업체에서는 회사가 신차를 출시하더라도 생산차종 변경에 따른 노조와의 협의 과정에서 진통을 겪어야 하지만 쌍용차 근로자들은 회사에 도움이 된다면 어떤 작업환경 변화도 기꺼이 받아들이고 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차체의 뼈대가 되는 프레임을 자체적으로 생산하는 국내 유일의 공장이라는 점도 쌍용차 평택공장의 자부심이다.
모노코크타입과 달리 프레임타입은 차량의 하부에 해당하는 섀시가 별도로 생산된다. 조립라인 한쪽에서는 프레임에 엔진 등 구동부를 얹어 차체 하부를 구성하는 ‘베어섀시’를 만들고, 다른 한쪽에서는 차체의 상부에 부품을 부착해 ‘트림드 바디’를 만들며, 이를 결합해 차의 형태를 갖춘다.
조립이 완료된 차량은 외형과 동력계통, 전장장비, 수밀테스트, 주행테스트 등 총 15개 정밀 검사를 거쳐 출고된다.
강상길 생산혁신팀 팀장은 “쌍용차는 완벽한 품질 확보를 위해 검사원들이 모든 차량에 대해 직접 주행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G4렉스턴은 쌍용차의 수익성을 보장해줄 차종임과 동시에 지난 수 년간 쌍용차를 떠나 있던 해고자들의 복직을 성사시켜준 효자 모델이기도 하다.
쌍용차는 지난 4월 G4렉스턴 양산을 앞두고 생산인력 수요 확대에 따라 해고자 60여명을 추가 복직시켰다.
임 직장은 “이번에 복직한 직원들은 과거 선후배였고 동료였던 이들”이라며 “지금은 회사 발전을 위해 힘을 모으자며 함께 어우러져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쌍용차는 복직자들을 대상으로 한 달 가량 OJT(직장 내 교육훈련)를 실시했고, 현장 배치에서도 과거 근무와 유사한 공정에 배치해 숙련도에 지장이 없도록 했다.
내년 초 신형 픽업 Q200이 출시되면 쌍용차 평택공장은 더욱 바빠지고 기존 직원들의 월급봉투는 더욱 두둑해지며, 더 많은 해고 근로자들이 다시 일터로 되돌아올 것으로 보인다.
송승기 쌍용차 생산본부장(상무)은 “현재 3라인에서는 G4렉스턴 3000대, 코란도스포츠 2000대 등 월간 5000대가량을 생산하고 있지만 내년 초 Q200 양산 시점에서는 이를 오버하게 된다”면서 “내년 1분기 이내에 3라인도 2교대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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