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메네스 빠진 LG ‘2013 주키치’ 떠올려라
주키치 부진에도 교체하지 않았던 사례 반면교사 삼아야
LG 트윈스가 추춤하다. 지날 주말 KIA 타이거즈와의 3연전 시리즈 스윕 포함 5연패다.
최근 10경기 성적도 1승1무8패로 KBO리그 10개 구단 중 가장 나쁘다. 4일 NC 다이노스전이 우천 취소돼 재정비할 시간을 벌었지만 당장 반등에 성공할지는 의문이다.
LG의 팀 평균자책점은 4.00으로 1위다. 하지만 6월 한 달로 좁히면 4.89로 3위로 밀려난다. 필승조 김지용과 신정락의 계속된 부진이 뼈아프다. 뒷문이 무너진 LG는 최근 역전패가 잦다.
LG의 팀 타율은 0.288로 리그 5위지만 팀 홈런이 46개로 최하위, 팀 OPS가 0.755로 8위다. 지난달 3일 잠실 NC전에서 히메네스가 왼쪽 발목 부상으로 이탈한 뒤 한 달 이상 외국인 타자 없이 레이스를 치르고 있다. 가뜩이나 약했던 타선이 리그 최하위급으로 전락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4일 NC전 취소에 앞서 LG 양상문 감독은 히메네스가 올스타전이 끝난 뒤 실전 투입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LG가 히메네스의 부상 복귀 이전까지 새로운 외국인 타자를 구하지 못하면 히메네스는 1군에서 기회를 얻을 전망이다.
극단적인 당겨치기 타법으로 인해 바깥쪽에 약점이 확연히 노출된 히메네스가 반등에 성공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2016시즌 후반기 이후 히메네스 공략법은 타 구단에도 알려진 상황이다. 지난해 LG가 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한 이유 중 하나도 숱한 기회에서 히메네스의 한 방이 터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히메네스가 발목 부상을 당하지 않았다면 퇴출이 앞당겨졌으리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부상으로 인해 LG의 결단이 늦어지고 있다는 견해다.
히메네스의 거취를 놓고 고민하는 LG의 현 상황은 외국인 선수 교체 여부를 두고 상반된 결정을 내려 판이한 결과에 이르렀던 2013년과 2016년을 떠올리게 한다.
2013년 LG는 시즌 후반 삼성 라이온즈와 치열한 선두 다툼을 벌였다. 2002년 한국시리즈 이후 10시즌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LG가 2013년 누구도 예상치 못한 강팀으로 급부상했다.
그러나 LG는 15경기에 등판해 4승 6패 평균자책점 6.30으로 부진한 주키치를 새로운 외국인 투수로 교체하지 않았다.
시즌 막판 동력이 떨어진 LG는 결국 선두 싸움에서 밀려나 정규 시즌을 2위로 마쳤다. 이어 플레이오프에서 두산에 패해 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했다. 주키치 고수는 명백한 LG의 실수였다.
2016년에는 전반기를 8위로 마쳤다. LG의 부진은 여러 이유가 있었지만 그 중 하나는 외국인 투수 코프랜드의 난조와도 무관하지 않았다. 정규 시즌 개막 이후 영입된 코프랜드는 13경기 2승 3패 평균자책점 5.54에 그쳤다.
전반기 종료 직전 LG는 코프랜드를 퇴출시키고 새로운 외국인 투수 허프를 영입했다. 허프는 후반기에만 7승을 거두며 에이스급 활약을 펼쳤고, 반전의 기반이 됐다. 이후 LG는 4위까지 약진했고, 포스트시즌에서 KIA와 넥센 히어로즈를 연파해 플레이오프까지 진출했다.
2013년 LG는 부진한 주키치의 교체를 포기해 추락한 반면 2016년에는 부진한 코프랜드를 허프로 교체해 대반전을 일궈냈다. 올 시즌 최대 위기에 직면한 LG가 반전의 계기를 잡기 위해서는 이를 반면교사로 삼아 히메네스의 거취에 대해 과감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
글: 이용선/정리 :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