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추석 이산가족 상봉 제안…북, 호응 가능성은?
북, 탈북 여종업원 등 13명 송환 상봉행사 개최 조건으로 내걸어
전문가 "남북 간 불신 깊어…북이 곧장 호응할 가능성 낮아" 전망
북, 탈북 여종업원 등 13명 송환 상봉행사 개최 조건으로 내걸어
전문가 "남북 간 불신 깊어…북이 곧장 호응할 가능성 낮아" 전망
문재인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독일 쾨르버재단 초청 연설을 통해 10·4선언 발표 10주년이자 추석인 오는 10월 4일 이산가족 상봉행사 개최를 희망한다고 언급하면서 북한의 호응 여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문 대통령은 후보 시절 이산가족 전원 상봉을 공약으로 내세우며 이산가족 문제 해결에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문 대통령 본인이 지난 2004년 상봉 행사를 통해 모친과 함께 북측의 작은 이모를 만난 경험도 있기에, 정부 출범 당시부터 새 정부가 이산가족 문제에 힘을 쏟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이산가족 상봉은 국제사회 대북제재의 틀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남북관계 회복의 전기를 마련하는 데 가장 효율적인 수단으로 여겨지는 만큼, 남북 대화의 물꼬를 트려는 현 정부의 핵심 카드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이산가족 상봉 개최는 인도적 현안인데다 국민적 공감대도 이루고 있다는 점에서 정부로서도 비교적 부담이 적은 분야로 꼽힌다.
정치권에서도 여야를 불문하고 이산가족 상봉행사 개최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분위기다. 실제 지난달 5일 정세균 국회의장과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바른정당 등 여야 원내대표는 회동을 갖고 '8·15 남북 이산가족 상봉 촉구결의안' 채택을 추진하기로 합의, 이산가족 문제와 관련한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문 대통령이 총체적인 대북 구상을 제시한 '신(新) 베를린 선언'을 통해 북측에 이산가족 상봉을 공개적으로 제안하면서 성사 여부에 대한 관심과 기대도 점차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최종 성사까지는 북한의 호응 여부가 관건이다.
현재 북한은 지난해 탈북한 해외 북한식당 여종업원 12명과 북송을 요구하고 있는 탈북여성의 송환을 이산가족 상봉의 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앞서 지난달 7일 북한 대남기구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소속 고위관리는 평양에서 외신과 인터뷰를 갖고 "김련희와 여성 12명이 즉각적으로 송환되지 않는다면 인도주의적 협력은 절대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것이 우리의 확고한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후에도 북한은 적십자회 중앙위원회 대변인 문답이나 대남선전매체 등을 통해 탈북여성들의 송환이 이루어지기 전에는 이산가족 상봉을 비롯한 어떤 인도주의적 협력 사업도 진행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하게 전달했다.
이에 추석 계기 이산가족 상봉이 성사될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현재 남북 당국 간 불신의 골이 깊고 현안 문제에 대한 입장차도 큰데다 북한이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까지 해서 자축하는 분위기다. 특히 북한은 이산가족 상봉에 탈북여성들을 송환하라는 조건도 달았다"며 "전반적인 환경과 여건, 북한의 기존 주장을 봤을 때 북한이 곧장 호응할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이밖에 문 대통령은 이번 베를린 선언에서 내년 2월 평창올림픽의 북한 참여를 재차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북한은 이 역시도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장웅 북한 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은 최근 방한해 "북남관계를 정치가 우선시되기 전에 체육으로서 푼다는 건 천진난만하기 짝이 없고 기대가 지나친 것"이라며 정치·군사적 문제 해결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문 대통령이 언급한 '군사분계선에서의 상호 적대행위 중지'와 관련해서는 북한이 호응해올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있다. 양 교수는 "그동안 북한이 줄기차게 요구해오고 강조해왔던 확성기 중단과 같은 군사적 긴장 완화 관련해서는 호응해올 수도 있다"면서 "다만 북한이 주도권을 잡기 위해 적대행위 중단뿐만 아니라 한미군사훈련 중단 등을 언급하며 더 세게 치고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통일부는 7일 "대통령이 제안하신 남북 간의 과제들을 이행하기 위해서 후속조치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며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적십자 실무회담과 지금 말씀하신 적대행위 중단을 위한 군사실무회담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는 국민적 합의와 여야 정치권과의 소통을 바탕으로 북핵문제 해결 및 남북관계 발전을 추진하기 위한 대통령의 대북정책 구상을 구체화하고 실행력을 강화하도록 노력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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