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에 부는 '상생' 바람…동반성장 훈풍 불까
유통업계 잇단 '상생 행보'…지역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
여전히 새 정부 '눈치보기'라는 곱지 않은 시선
유통업계 잇단 '상생 행보'…지역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
여전히 새 정부 '눈치보기'라는 곱지 않은 시선
문재인 정부 들어 '상생'이 유통업계 화두로 급부상한 가운데, 유통업체들의 지역사회 및 중소기업 '상생' 노력이 조금씩 결실을 맺고 있다. 하지만 기업들의 적극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새 정부의 '눈치보기'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유통업체들이 전통시장과 지역사회 손잡고 이루어낸 상생형 복합 매장이 지역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해 8월 충남 당진시 읍내동 당진전통시장 내 당진어시장 건물 2층에 상생형 점포인 '노브랜드 당진 상생스토어'를 열었다. 올 6월에는 경상북도 구미시 선산읍 선산봉황시장 내 상가 2층에 '노브랜드 청년 상생스토어'를 개장했다. 이곳
역시 재래시장과 겹칠 수 있는 신선식품 판매는 최소화 했으며, 노브랜드 등 공산품 판매 공간뿐 아니라 청년 사업가를 위한 공간까지 신설했다.
실제로 상생 스토어 오픈 이전 당진어시장 건물 2층은 18개월이나 임차인을 찾지 못해 공실 상태로 남겨져 있었다. 하지만 상생스토어 오픈 이후 당진어시장 일 방문 고객은 40% 이상 증가했고, 2층 이마트 노브랜드 방문 고객 중 약 25%가 1층 어시장을 방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안성맞춤시장 상생스토어 역시 당진, 구미 상생스토어에서 보여줬던 '상생형 복합 매장'을 강조했다.
안성맞춤시장 노브랜드 상생스토어는 안성맞춤시장 지하 1층에서 영업 중인 동네마트(화인마트)와 함께 공간을 나눠 쓰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마트는 기존 화인마트 영업면적 2314㎡(약 700평) 가운데 694㎡(약 210평)을 임차해 479㎡(약 150평) 규모의 상생스토어를 비롯해 어린이희망놀이터, 청년상생카페 등을 신설했다. 이마트는 화인마트의 영업면적 중 30%를 임차했지만 화인마트가 기존에 부담하던 보증금과 임차료는 절반을 부담한다.
또 상생스토어를 방문한 고객이 신선식품, 주류, 담배 등을 구입하기 원할 때는 바로 옆 화인마트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조성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출범후 지난 1년 동안 과거 경쟁 관계로만 비춰졌던 전통시장, 청년상인 등 다양한 경제주체와 더불어 살 수 있는 가능성을 증명했다"며 "소비트렌드 변화 등으로 활력을 잃어가는 전통시장에 보다 많은 고객이 찾아 활성화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펼쳐 대한민국 대표 상생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롯데몰 은평도 지역 사회 발전을 위해 은평구청과 함께 인근 전통시장 안전점검 및 시설 개선 지원에 나섰다. 롯데몰 은평은 서울 은평구 진관동에 위치한 복합쇼핑몰로, 지난 2016년 12월 문을 열었다.
롯데몰 은평은 개설 후 40년이 지나 노후화된 연서시장을 정비해 지역경제와의 동반성장을 함께 도모하고, 나아가 시설 위험요인을 도출하고 개선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롯데몰 은평점과 은평구청은 지난달 28일부터 30일까지 연서시장 내 시설물에 대한 안전점검을 시행해 전기 및 소방, 가스 등 위험 시설물을 점검했다. 점검 결과를 바탕으로 시설 개선 계획을 4단계(관심, 주의, 위험, 심각)로 구분해 이달 말까지 개선 및 교육 활동을 진행할 계획이다.
현대백화점도 서울 문정동 가든파이브에 '상생형 쇼핑몰'인 '현대시티몰'을 열었다. 매출의 4% 이상을 가든파이브에서 장사하던 중소상인들에게 수수료로 지급하는 형태로, 아울렛이 장사가 잘 될수록 상인들의 수익이 올라가는 구조다.
현대시티몰은 문을 연 지 한 달 만에 70만명이 넘게 방문했고 약 240억원에 매출을 올리면서 당초 목표액을 약 15% 초과 달성했다.
하지만 이같은 대형 유통업체들의 적극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새 정부의 '눈치보기'라는 곱지 않은 시선이 이어지고 있다. 긴 호흡으로 효과적으로 시장에 녹아들어야 할 개선책을 '눈치보기'식으로 서둘러 도입하면서 되려 성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상생형' 매장은 새 정부 들어 보여주기식으로 일시적으로 진행하는 것은 아니다"며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과의 상생은 대형 유통업체의 사회적 책임으로 꾸준히 노력해왔고 향후 지속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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