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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의 딥 체인지, 삼성전자 혁신 행보와 '평행이론'


입력 2017.10.02 11:00 수정 2017.10.02 11:57        박영국 기자

과감한 혁신 통한 포트폴리오 확장 행보 빼닮아

삼성전자와 함께 한국경제 도약 이끌 '투 톱' 부상

SK이노베이션 울산 콤플렉스 전경.ⓒSK이노베이션

과감한 혁신 통한 포트폴리오 확장 행보 빼닮아
삼성전자와 함께 한국경제 도약 이끌 '투 톱' 부상


최태원 SK 회장의 경영철학 ‘딥 체인지’를 앞세워 공격적인 사업구조 혁신을 진행 중인 SK이노베이션이 삼성전자에 이어 한국경제의 도약을 이끌 기대주로 부각되고 있다.

2일 재계에 따르면 한국 경제가 앞으로 안정적인 퀀텀 점프에 성공하려면 현재의 삼성전자를 이을 제 2, 3의 삼성전자의 등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이 국내 전체 유가증권 시장의 20%를 차지하는 ‘원 톱’ 체제로는 비약적인 성장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삼성전자와 한국경제의 ‘투 톱’을 이룰 후보로 가장 유력하게 지목되는 업체는 SK이노베이션이다.

재계에서는 최근 SK이노베이션의 행보가 40여년 전(1975년) 주당 5905원으로 상장해 현재 주당 200만원 이상의 초일류기업으로 자리잡은 삼성전자의 성장 과정과 닮은 점이 많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과거 단순 가전제품 중심 포트폴리오에 머물렀던 삼성전자는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으로 남보다 앞선 창의적인 제품을 내놓아야만 생존을 담보할 수 있었다.

이에 삼성전자는 지속적인 사업구조 혁신을 거듭하며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에 성공해 왔다. 단순 가전 사업으로 시작해 반도체, 휴대폰 사업으로 포트폴리오를 넓히며 위기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음은 물론, 지속 성장이 가능한 사업구조를 만들어 왔다.

초일류기업으로 성장한 지금도 삼성전자의 포트폴리오 확장은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독일 전장업체인 하만(Harman)을 인수하며 자동차 전장 사업에 뛰어든 삼성전자는 이제 인간 생활 전반의 라이프 스타일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역시 같은 행보를 밟고 있다. 기존 영위해 온 정유업을 바탕으로 화학, 윤활유 시장을 개척하면서 비정유 부분 매출·수익 비중을 늘려 시장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능력을 키워 온 SK이노베이션은 최근에는 급변하는 글로벌 경영 환경 패러다임에 발맞춰 전기차 배터리로의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다.

오너의 강력한 의지가 혁신을 주도해왔다는 점도 두 회사의 공통점이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주요 변곡점마다 과감한 결단으로 회사의 ‘퀀텀 점프’를 이끌며 삼성전자를 초일류기업으로 키운 것처럼 최태원 SK 회장도 SK이노베이션의 글로벌 파트너링, 분사를 통한 경쟁력 확보, 해외시장 개척 등을 직접 진두지휘하고 있다.

위기 속에서 경영진이 미래를 내다보는 과감한 투자와 혁신에 나서고, 이를 성과로 얻어내는 선순환도 삼성전자와 SK이노베이션에서 공통적으로 찾아볼 수 있는 모습이다.

현재 삼성전자가 누리는 반도체 호황은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집행한 총 94조원에 달하는 투자 덕분이다. 재계에서는 화성 반도체라인으로의 투자나 하만 인수는 최고 경영층이 인식하는 혁신에 대한 절박함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지난 2014년 37년 만의 적자를 경험한 SK이노베이션 역시 구조조정과 신사업 투자를 병행하며 혁신에 박차를 가한 결과 올 1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을 돌파하는 성과를 냈다. 특히 화학, 윤활유 등 비정유부문 영업이익이 50%를 넘는 수익구조를 만들어내며 유가등락 등 시장 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체질 개선에 성공했음을 과시했다.

실제 2분기에는 유가 하락에 따른 재고 변동 손실, 정기보수 등으로 석유사업 실적이 크게 악화됐음에도 불구, 비정유 부문 영업이익이 상반기 기준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상당부분 상쇄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최근 SK이노베이션의 행보를 보면 글로벌 일류기업의 자리에 오른 삼성전자의 경쟁력 강화 중심 포트폴리오 확대 형태를 전략적으로 참고해 사업을 재편해 나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미 그런 노력이 상당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딥 체인지 실행을 통해 올해를 사업구조 혁신의 원년으로 삼은 SK이노베이션은 올 초 석유개발, 화학, 배터리 분야에 최대 3조 규모로 투자할 계획임을 밝혔다. 석유개발 및 화학사업에서는 국내, 외 M&A 및 지분 인수 등을 추진, 배터리 공장 증설 및 분리막 사업 확대 분야에 대한 투자도 지속적으로 늘릴 계획이다.

올해 첫 M&A로 지난 2월 고부가 화학제품인 에틸렌 아크릴산 사업을 다우로부터 인수한 SK종합화학은 포트폴리오 확대를 통해 납사 기반 화학 사업에서 벗어나겠다는 계획이다. 향후 고부가가치 화학 제품인 자동차 및 포장재 전문 화학회사로 도약을 위해 추가 M&A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안으로 부지 선정이 완료되는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유럽 공장도 가능한 신속하게 착공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SK이노베이션은 신규 수주 물량 생산시점에 맞춰 생산 능력을 늘리는 ‘선 수주 후 증설’ 전략으로 안정적인 성장과 수익성 제고를 동시에 노리는 중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가파른 성장이 기대되는 전기차 시장으로의 전략적 확장, 진출을 위한 적시 착공에 성공해 딥 체인지 2.0에 한발 더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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