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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국감]집안싸움 몰두한 과방위…구글·페이스북 ‘안도’


입력 2017.10.14 09:25 수정 2017.10.17 08:36        이배운 기자

국내외 IT기업 역차별 해소 논의...단편적 수준 그쳐

방통위장 자질논란...공영방송 정상화 이슈 몰두

이효성 방송통신위원회장이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통신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들으며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국내외 IT기업 역차별 해소 논의...단편적 수준 그쳐
방통위장 자질논란...공영방송 정상화 이슈 몰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국정감사가 지난 12일과 13일 양일간 진행된 가운데 당초 IT(정보기술) 업계가 기대를 걸었던 국내외 기업 간의 역차별 문제 해소방안은 심도 있게 논의되지 못했다.

여야 과방위원은 구글코리아·페이스북코리아 고위 관계자를 증인으로 채택하면서 역차별 문제 추궁 의지를 내비쳤다.

실제로 박대성 페이스북코리아 부사장, 임재현 구글코리아 전무가 출석하기도 했지만 통신비공약 이슈, 이효성 방통위원장 자질논란 등 집안싸움에 시간을 쏟아 부으면서 역차별 관련 논의는 단편적인 수준에 그치고 말았다.

그동안 해외 IT기업들은 정부의 제재를 다수 회피하고 국내에서 벌어들이는 수입에 비해 세금을 거의 내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외국계 기업의 국내 법인은 대부분 유한회사 형태이기 때문에 재무정보를 공개하거나 우리 정부의 감사를 받을 의무가 없다.

이에 대해 국내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이러한 불평등한 상황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국내 통신망 사용료를 구글의 유튜브는 내지 않고 네이버는 내고 있다”며 불평등한 경쟁 상황을 지적했다.

임지훈 카카오 대표도 “규모가 100배 큰 글로벌 기업들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는 것만으로도 버겁다”며 “국내 기업만 예뻐해 달라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 IT기업들이 혁신하는 운동장에서 같이 뛸 수 있게 조치해 달라”며 역차별 해소를 호소하기도 했다.

구글은 국내에서 약 3조 원 이상에 달하는 매출을 올리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실질적으로 내는 세금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구글이 운영하는 유튜브에서는 음란물 등 각종 유해콘텐츠가 유포되는 반면 해외사업자이기 때문에 심의에 국내법을 적용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문제도 제기돼 왔다.

페이스북의 경우는 국내 ‘망 사용료’ 관련 논란을 빚었다. 국내 IT기업들은 통신사에 수백억 원 대의 망 사용료를 내는 반면 글로벌 인터넷 기업들은 망 사용료를 거의 내지 않거나 면제 받아 저비용으로도 국내 기업보다 더욱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페이스북은 지난해 데이터 수요량 급증을 이유로 SK브로드밴드에 캐시서버를 무상으로 설치해달라고 요구했으나 SK브로드밴드 측이 이를 거부하자 서버 접속경로를 바꿔 이용자들이 페이스북 접속에 불편을 겪었다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 13일 과방위 국감에 증인 출석한 박대성 페이스북코리아 부사장에게 “페이스북의 일방적인 서버 접속경로 변경은 국내 통신망을 무료로 쓰기 위한 압박수단 아니었나”라고 비판했다.

이에 박 부사장은 "지난 2015년부터 KT와 중계 접속계약을 맺고 충분히 금액을 지불하고 있다"고 해명하며 “지금까지도 법을 지키도록 노력했으며 앞으로도 국내 법 준수에 노력하겠다”고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김 의원은 이효성 방통위원장에게도 “국내 통신사에게 글로벌 사업자와 대등한 협상을 벌일 수 있는 권한을 제공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 위원장은 “외국 기업과 국내 기업이 차별 받지 않도록 제도를 만들겠다”고 말하는데 그쳤고 이후 역차별 해결 방안에 대한 논의는 나타나지 않았다.

한편 지난 13일 오전 10시 여의도 국회에서 시작된 방통위 국정감사는 이 위원장이 업무보고를 하기도 전부터 자유한국당, 대한애국당 등 야당 위원들이 이 위원장의 자격을 문제 삼으며 고성이 오갔다.

이후에도 위원들은 MBC·KBS 공영방송 정상화 이슈 및 서울시 산하 TBS 교통방송의 정치적 편향성 등 정치적 문제를 두고 지리한 공방을 벌이며 시간을 보냈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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