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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ovie] 구시대 유물? 걸작의 특별한 화면비 '4:3'


입력 2017.10.18 00:15 수정 2017.10.17 21:56        이한철 기자

영화 '사울의 아들' 이어 '폭력의 씨앗' 주목

영화는 보는 것이 아닌 '체험' 도전적인 연출

영화 '사울의 아들'에 이어 '폭력의 씨앗'이 4:3 화면비를 채택해 주목을 받고 있다. ⓒ 찬란

최근 대부분의 영화들은 넓고 시원한 화각을 제공하는 16:9 혹은 2.3:1 화면비를 채택하고 있다. 하지만 아날로그 TV 시대를 상징하는 4:3 화면비를 채택하는 영화들이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제88회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영화 '사울의 아들'은 4:3이란 좁은 화면비를 채택하는 실험적인 연출로 관객들에게 특별한 영화적 체험을 선사했다. 그리고 올해 전주국제영화제에서 한국경쟁부문 대상과 CGV아트하우스상을 수상한 화제작 '폭력의 씨앗' 또한 4:3이라는 특별한 화면비를 포함한 실험적인 연출로 주목을 받고 있다.

'폭력의 씨앗'은 휴가를 나온 주용이 하루 동안 겪는 사건을 통해 폭력이 인간 내면에 스며드는 과정을 서늘하고 집요하게 보여주는 작품이다.

'충무로의 기대주'로 떠오른 주연 이가섭의 섬세하고 빈틈없는 연기는 폭력의 피해자에서 가해자로 변해가는 인물 주용의 심리를 완벽하게 표현해 관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또한 불편하지만 마주할 수밖에 없는 '일상의 폭력'을 촘촘한 내러티브와 흡인력 있는 전개, 사실적인 미장센이 돋보이는 치밀한 연출로 그려낸 임태규 감독은 전주는 물론, 산세바스티안과 바르샤바, 마르델플라타국제영화제 등 해외 유수 영화제로부터 연이어 초청되며 그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특히 지난 9월 산세바스티안영화제 첫 상영 이후 해외 언론과 평단은 그의 실험적인 영화적 스타일에 뜨겁게 반응했다.

대부분의 장면이 핸드헬드로 촬영됐다는 점과 러닝 타임 내내 어떠한 OST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 그리고 4:3이라는 특별한 화면비를 택했다는 점에서 그의 낯설지만 도전적인 연출에 대한 극찬은 끊이지 않고 있다.

4:3이라는 좁은 화면비는 '사울의 아들'의 특별한 화면 비율과 같다. '사울의 아들'의 연출을 맡은 라즐로 네메스 가독은 "닫히고 제한적인 공간의 느낌'을 전달하고, 인물 사울이 겪는 악몽 같은 상황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과감히 4:3이라는 화면비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폭력의 씨앗'의 임태규 감독 역시 '사울의 아들'로부터 영감을 받았다고 밝히며 "제작 단계에서부터 4:3의 화면을 계획했다. 인물이 모든 상황으로부터 갇혀 있는 듯한 답답하고도 긴장감 넘치는 느낌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특별한 연출 의도에 대해 설명했다.

이는 영화를 보는 관객들에게 단순한 감상을 넘어 영화 속 인물과 상황이 주는 긴장감과 몰입감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며 특별한 영화적 체험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폭력의 씨앗'은 11월 2일 개봉 예정이다.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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