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이 말해주는 FA 최대어, 돌발 변수는?
손아섭이 최근 3년간 가장 좋은 성적 올려
황재균, 김현수 뛰어든다면 최대 변수 떠올라
한국시리즈까지 모두 마친 KBO리그가 이제 2018년 전력에 큰 영향을 미치는 FA 시장 개막을 앞두고 있다.
KBO리그 FA 시장은 그야말로 미친 듯한 가격 폭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2014년 강민호(4년 75억 원)가 역대 최고액을 경신한 것을 시작으로 이듬해 윤석민(90억 원), 2015년에는 박석민(96억 원)이 역사를 새롭게 썼다.
지난 겨울에는 KIA로 이적한 최형우가 사상 첫 100억 원 계약을 따낸데 이어 해외 생활을 마치고 롯데로 복귀한 이대호가 한국 프로스포츠 역대 최고액인 150억 원의 잭팟을 터뜨렸다.
거품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지만 FA 시장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매년 덩치를 키우고 있다. 그리고 올 시즌도 거물급 FA들이 대거 등장한다.
이번 FA의 특징은 눈여겨볼 만한 투수가 없다는 점이다. 다만 타자 쪽에서는 팀 전력에 즉시 보탬이 될 특급 선수들부터 준척급까지 다양하다.
FA 몸값은 대개 최근 2~3년 성적과 선수의 이름값이 크게 좌우한다. 해외 리그의 경우 나이가 최우선적인 고려사항이지만, KBO리그는 너무 늦게 FA 자격을 얻는다는 특수성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비중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대표적인 예가 30대 중반의 나이에도 100억 대 계약을 맺은 KIA 최형우다.
기록의 경우 적지 않은 팀들이 FA 직전 3년간의 성적을 참고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예비 FA들 가운데 최근 3년간 성적이 가장 좋았던 선수는 누구일까.
3년간 합계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 스탯티즈 기준)로 따졌을 때 가장 가치가 높은 선수는 역시나 롯데 손아섭이다.
손아섭은 3년간 14.82의 WAR를 적립했는데 예비 FA들 가운데 가장 높았다. 물론 이전 FA들과 비교해볼 필요도 있다. 2015년 타자 최고액이었던 SK 최정은 17.72를 적립했고, 2016년 NC 박석민은 15.75, 그리고 최형우는 17.42라는 괴물급 WAR를 FA직전 3년간 쌓았다. 모두 손아섭보다 높다.
하지만 단순한 기록만으로 몸값이 매겨지지 않는다는 게 매년 FA 시장을 통해 입증되고 있다. 수요가 있으면 가격이 올라가기 마련이며, 이미 높아진 선수들의 눈높이를 만족시키려면 천문학적인 돈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개선이 필요해 보이는 특급 FA들의 돈잔치다.
이번 FA 시장의 최대 변수는 역시나 복귀 해외파들이다. 황재균의 경우 1년 만에 유턴을 확정지었고, FA로 풀린 김현수와 오승환은 아직 거취를 분명히 하지 않고 있다. 이 가운데 김현수가 복귀를 확정짓는다면 FA 시장은 요동칠 것이 분명하다.
특히나 외야수들이 대거 쏟아져 나왔기 때문에 같은 포지션의 김현수 행선지는 초미의 관심사다. 김현수가 어디로 가느냐에 따라 민병헌, 이용규, 김주찬 등도 몸값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손아섭과의 최고액 경쟁도 흥미로운 볼거리다.
일찌감치 국내 복귀를 선언한 황재균은 조용하지만 실속을 차릴 최대어다. 이번 FA 시장에서는 코너 내야수가 없다는 특성으로 인해 황재균의 주가가 치솟고 있는데 선수 입장에서는 자신의 입맛에 맞는 팀만 고르면 된다. 이번 FA 시장에서의 우주의 기운이 황재균에 쏠렸다는 말이 허언이 아닌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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