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기업대출 활로 초대형IB에 막히나
올해 상반기 중소기업대출 25조2354억원…전년 동기비 19%(4조312억원)↑
초대형IB 중소기업 대출시장 우선 진출 전망에 시장 뺏길까 노심초사
최고금리 인하와 각종 대출 규제 등으로 새로운 수익원 확보가 시급한 저축은행들이 중소기업 대출을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초대형IB(투자은행)가 중소기업 자금공급 시장에도 진출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저축은행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2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공시된 저축은행 대출금운용을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기준 저축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액은 25조235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1조2042억원)보다 19%(4조312억원) 증가했다.
2년 전인 2015년 상반기(17조8299억원)와 비교하면 41%(7조4055억원)나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3월 법정최고금리가 연 34.9%에서 27.9%로 인하된데 이어 내년부터는 24%까지 하락하게 되면서 주 수입원인 개인신용대출 축소를 우려한 저축은행들이 중소기업대출로 눈길을 돌린 결과다.
하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게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금융위원회가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 KB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5개 증권사를 초대형IB로 지정한데 이어 단기금융업까지 허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서다. 이미 한국투자는 관련 인가를 받았고 나머지 4개사도 결격사유가 없으면 영업이 가능하게 될 전망이다.
단기금융업은 초대형IB의 핵심 사업으로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은 증권사는 만기 1년 이내의 어음 발행은 물론 할인과 매매, 중개, 인수, 보증업무가 가능하게 된다.
특히 초대형IB가 신생‧혁신 기업을 대상으로 모험자본 공급을 목적으로 하는데 정책 취지에 맞춰 중소기업 대출 확대에 나설 경우 저축은행이 경쟁에서 밀려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지배적인 관측이다.
초대형IB의 발행어음을 통한 조달금리가 연 1.8%에 불과해 시중은행과도 거의 차이가 나지 않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기업분석 능력이나 자본 조달규모 등 거의 모든 측면에서 저축은행은 초대형IB에 비교가 될 수 없다”며 “중소기업대출 마저 잠식당하면 새로운 수익원 창출이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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