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8.3%·빵 6.3%↑··· 가공식품, 15개월 만에 최고치
경남·경북 산불 피해로 사과, 배추 등 수급 차질 우려
정부, 배추·무 매일 100t 이상 시장 공급 방침
‘장바구니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농산물에 이어 가공식품 물가도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다. 특히 가공식품의 경우 원자재 의존도가 높은데 빵과 라면은 물론 맥주도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해 불안정한 먹거리 물가 현상이 장기화될 전망이다.
여기에 대규모 산불 피해까지 더해져 사과, 마늘, 배추 등 일부 품목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매일 배추와 무 등 100t을 시장에 공급하고 농수산물 수급 안정을 위한 추가 재정 투입을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농수산물·가공식품 가격 줄줄이 인상
농수산물을 비롯한 가공식품의 가격이 줄줄이 오르고 있다. 2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전날 기준 무 1개당 가격(2849원)은 전년(1942원)보다 46.7% 뛰었다.
배추 1포기당 가격(5582원)은 전년(4226원) 대비 32.09% 올랐다. 양파 1kg당 가격(3378원)은 전년(2813원)보다 20.09% 상승했으며 당근 1kg당 가격(5857원)은 전년(4846원) 대비 20.86% 인상했다.
가공식품도 3%대를 돌파하며 큰 상승폭을 보였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2025년 3월 소비자물가동향’을 살펴보면 가공식품은 전년 동월 대비 3.6% 올랐다.
가공식품 물가 상승률은 2023년 12월(4.2%) 이후 15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당초 가공식품 물가 상승률은 1%대를 유지하다 올해 1월 2.7%, 2월 2.9%로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전월 대비 인상된 햄 및 베이컨(4.9%), 아이스크림(2.7%), 빵(1.4%)이 공업제품 인상을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올 초 라면값이 인상된 데 이어 국내 맥주 가격 인상도 예고돼 있다. ‘오비맥주’는 내달부터 주요 맥주 제품의 가격을 평균 2.9% 인상하기로 했다. 이달에는 하이트 진로가 수입하는 와인과 샴페인 등의 수입 주류가 평균 1.9% 가격을 올렸다.
이 같은 가공식품 물가 상승은 출고가 인상의 영향이 크다. 최근 수입 물가가 오르고 있는 가운데 가공식품은 밀가루 등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환율·인건비 상승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이두형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가공식품은 즉각적으로 물가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 재고 여부 등에 따라 순차적으로 반영된다”며 “커피(8.3%)와 빵(6.3%) 등이 지난 연말 가격이 올랐던 게 순차적으로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맥주나 라면 인상이 예고돼 있는데 이러한 부분이 실제로 인상될 경우 수개월에 걸쳐 순차적으로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산불 피해 주산지 수습 차질 우려
기후변화로 인해 가뜩이나 불안정한 농산물 수급이 경남·경북 대규모 산불까지 더해져 주산지 품목 공급량이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도 더해진다.
산불 피해 영향이 이달 농산물 물가에 반영되지 않았지만 추후 수급·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경북의 경우 전국에서 손꼽히는 사과 주산지이고 이외에도 자두, 마늘, 건고추, 배추 등도 주요 품목에 해당된다.
정부는 먹거리 물가 안정을 위해 오는 4~5월 축수산물 할인지원에 300억원을 추가 투입하고 배추와 무는 수급안정을 위해 매일 100t 이상을 시장에 공급할 예정이다.
아울러 돼지고기 원료육과 계란가공품에 대한 신규 할당관세를 통해 식품 원자재 가격 부담을 낮추겠다는 입장이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경제관계장관회의 모두 발언을 통해 “산불에 따른 농산물 수급과 가격 영향을 최소화하고 피해 농가를 지원하기 위한 재원을 조속히 투입하겠다”며 “피해 규모를 면밀히 파악해 농산물 수급 안정 지원 등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재정투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