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 내년 리츠 시장서 한판승부
KB금융·하나금융 이어 신한금융·농협금융도 가세
투자위험도 낮고 안정적인 수익에 관심 급증세
KB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에 이어 신한금융지주·농협금융지주도 부동산투자신탁(리츠·REITs) 시장에 뛰어들면서 내년 본격적인 경쟁시대가 펼쳐질 전망이다. 리츠 시장의 성장세가 급속도로 커지고 있는데다 리츠가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거두는 등 투자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꾀할 수 있는 만큼 공격적 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은 범농협의 부동산 운용 효율성 제고를 위해 내년을 목표로 부동산 자산운용사 ‘리츠 자산관리회사(AMC)’ 설립을 추진 중이다.
리츠는 여러 투자자에게서 모은 자금을 부동산 투자 등으로 운용하고 여기서 나오는 임대수익, 매매차익 등을 나눠주는 간접투자상품으로, 리츠 AMC는 운용 수수료를 챙길 수 있다.
앞서 신한금융도 지난 10월 국토교통부로부터 리츠 AMC 본인가를 받고 신한리츠운용을 세우며 리츠 시장에 뛰어들었다.
신한리츠운용은 신한금융이 자본금 300억원을 100% 출자한 자회사로, 공모형 부동산 금융상품을 출시하기 위해 설립됐다.
신한리츠운용은 초기에는 신한금융 계열사들이 임차하는 오피스빌딩으로 구성된 다물 리츠를 대상으로 공모하고 향후 역량에 커지면 외부 우량자산을 편입해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다.
글로벌투자은행(GIB)과 신한BNP파리바, 신한대체투자 등과 협업해 리츠에 편입할 수 있는 우량자산을 계속 확대할 방침이다.
KB금융과 하나금융은 그룹 내 부동산신탁회사(KB부동산신탁, 하나자산신탁)를 통해 리츠 사업을 하고 있다.
KB부동산신탁은 국토교통부에서 추진하는 임대주택 리츠 등 다양한 상품을 개발하고 있으며, 현재는 새 정부 출범 이후 뉴스테이 임대주택 관련 정책이 변경된 만큼 이에 맞는 다양한 리츠상품을 개발 중에 있다.
또한 임대주택 외에 오피스, 리테일, 물류센터 등의 투자처를 발굴하는 등 리츠가 투자하는 자산 포트폴리오도 다양화하고 있다.
이처럼 금융지주사들이 리츠 시장에 뛰어드는 이유는 리츠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리츠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 운용 중인 리츠는 186개로 지난해 말 169개보다 17개 늘었다.
총자산규모도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말 25조1000억원이던 리츠 자산규모는 올 8월 말 29조2000억원으로 4조원 가까이 급증했다.
또 저금리 시대가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도 영향이 크다.
한국리츠협회에 따르면 올 2분기 리츠의 평균 수익률은 5.8%로 시중은행의 예금과 적금 금리보다 4%포인트 이상 높다.
여기에 정부가 규제를 완화한 점도 한 몫하고 있다.
지난해 말 정부는 리츠와 부동산펀드 사이의 업역 제한을 완화하는 내용을 담은 ‘부동산투자회사법 시행령’을 개정하면서 부동산펀드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가 리츠 AMC 인가를 받아 리츠 부동산을 위탁 운용할 수 있게 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이 개발에서 임대 위주로 바뀌면서 리츠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특히 주택사업에 비해 투자위험도가 낮고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에 각광받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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