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오늘 LG 인사...성과주의냐? 세대교체냐?
60대 부회장급 CEO 회사들 호 실적...대부분 유임 전망
구본준 부회장 역할 확대 속 '4세' 구광모 상무 승진 '주목'
60대 부회장급 CEO 회사들 호 실적...대부분 유임 전망
구본준 부회장 역할 확대 속 '4세' 구광모 상무 승진 '주목'
LG그룹이 이르면 30일 사장단 및 임원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성과주의와 세대교체, 어느쪽에 방점을 찍을지 주목되고 있다.
60대 부회장급 인사가 최고경영자(CEO)인 회사들이 호 실적을 거둔데 따른 것으로 대부분 유임될 것이라는 관측이 높은 가운데 일각에서는 그룹 이동설도 나오고 있다.
또 지난해에 이어 올해 인사에서도 구본준 LG 부회장의 역할이 강화될지 여부와 함께 구본무 회장의 장남인 구광모 상무의 승진으로 4세 경영이 본격적인 화두로 떠오를지도 관심사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LG그룹은 이르면 이 날 사장단 및 임원인사를 단행할 전망이다. LG는 최근 몇 년간 11월 마지막주 목요일에 정기 인사를 발표해 왔다.
지난해의 경우, 12월 1일이었지만 이마저도 11월 마지막주와 연결된 목요일이었다. 일부 계열사들이 하루 뒤에 인사를 내면서 이틀에 걸쳐 이뤄진 적이 있어 올해도 이틀에 걸쳐 진행될 수 있는 상황이다.
◆60대 CEO 호 실적...성과주의로 세대교체 파고 넘나
올해 LG그룹 인사에서 가장 관심을 모으고 있는 부분은 성과주의가 세대교체의 바람을 잠재울 수 있느냐는 것이다. 60대 부회장급 인사가 CEO로 있는 회사들이 실적이 유난히 좋았기 때문으로 이러한 이유로 앞서 진행된 삼성전자 인사와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일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성과주의 기조를 강조하면서도 50대 사장단을 전면에서 내세워 세대교체 의지를 드러냈다.
5명의 부회장 CEO 중에서 가장 관심을 모으고 있는 이는 박진수 LG화학 부회장과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이다.
1952년 생으로 부회장급 인사 중 가장 연장자인 박 부회장은 지난 2012년 대표이사(사장)로 취임한 이후 회사의 호 실적을 이끌고 있다. 올해도 3분기 누적 매출 19조2658억과 영업이익 2조3135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7.2%, 51.2% 늘리며 석화업계 실적 1위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보이는 등 성과를 이어갈 전망이다.
한 부회장(1955년생)은 지난 2011년 말 대표이사(부사장)으로 취임한 이후 호 실적을 유지하며 높은 성과를 인정받으며 사장(2012년)과 부회장(2015년) 승진을 일궈냈다. 올해도 LG디스플레이의 누적 3분기 영업이익은 2조4171억원(매출 20조6641억원)으로 전년 동기(4071억원) 대비 약 6배에 달하는 높은 성과를 구가했다.
양사가 올해 약 3조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두 CEO가 유임될 것이라는 관측이 높은 가운데 일각에서는 그룹에서 중책을 맡길 것이라는 설도 나오고 있다.
지난 2011년 부회장으로 승진, 6년간 부회장직을 수행하고 있는 차석용 LG생활건강 대표이사도 주목된다.
1953년생인 그는 지난 2011년 말에 부회장으로 승진한 인물로 지난 2005년 LG생활건강 CEO로 취임한 그룹 내 최장수 CEO다. LG생활건강이 지난해와 비슷한 실적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세대교체 바람이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고 있다.
조성진 LG전자 부회장(1956년생)과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1957년생)의 경우, 각각 지난해 말과 지난 2015년 말 현 회사의 CEO로 취임해 올해 인사에 큰 변동 요인은 없는 상황이다.
또 양사 모두 올해 호 실적을 유지하고 있는 것도 유임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LG전자는 올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2조1017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53.1% 증가한 상태며 같은기간 LG유플러스도 영업이익이 6250억원으로 11.2% 늘어났다.
재계에서는 5명의 부회장 CEO들이 이끄는 회사들은 올해 호 실적으로 그룹 내에서 승진자도 상대적으로 많이 배출할 것으로 보고 있다.
LG전자에서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의 성과에 힘입어 권봉석 HE사업본부장(부사장)의 승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또 LG디스플레이도 한 부회장과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맡고 있는 여상덕 사장을 제외하면 부사장급 인사가 7명 이어서 이 중 사장 승진자 배출이 예상된다. 석화업계 1위 LG화학에서도 올해 승진 인사 폭이 클 전망이다. 반면 스마트폰의 부진으로 조준호 LG전자 모바일커뮤니케이션즈(MC)사업본부 사장은 입지가 불안한 상황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LG는 삼성과 다른 인사스타일을 견지해 왔다"며 "나이를 기준으로 하는 세대교체보다는 철저한 성과주의 기조를 적용하는 방향으로 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구본준 부회장 역할 강화 속 4세 구광모 상무 승진 여부 주목
이번 인사에서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는 구본준 부회장의 역할 강화와 4세 구광모 상무의 승진 여부다.
구 부회장은 지난 2015년 11월 전장부품과 에너지 등 그룹의 신성장동력 사업을 담당하는 신성장사업추진단장을 맡은데 이어 지난해 말 인사에서는 경영전반을 책임지는 역할을 맡으며 기존 주력사업에도 적극 역할을 하고 있다.
구본무 회장은 올 들어 구 부회장에게 경영 전반 업무를 맡기면서 자신은 그룹 차원의 비전과 전략, 사장단 및 임원인사 등 거시적인 사안들을 주로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이번 인사에서 구본준 부회장의 역할이 보다 강화되는 인사가 단행될지 주목되고 있다.
구 회장의 아들인 구광모 (주)LG 상무(39)가 전무로 승진할지 여부도 관심사다. LG그룹의 장자승계 원칙에 따라 지난 2004년 구본무 회장의 양자로 입적된 구광모 상무는 구 회장의 동생인 희성그룹 구본능 회장이 친아버지로 지난 2015년 1월 임원(상무)으로 승진한 만큼 올해 전무 승진 가능성이 높다.
또 구본무 회장이 1945년생으로 내년에는 73세가 되는데다 동생인 구 부회장(1951년생)도 60대 중반을 넘어선 상태여서 경영권 승계를 통한 4세 경영을 본격화해야 하는 시점에 이르렀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어 승진 가능성이 그 어느때보다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구본무 회장과 구본준 부회장이 역할 분담을 통해 그룹을 이끌어 가는 체제가 확립됐지만 그 이후에 대한 준비도 해 나가야 할 시점"이라며 "앞으로 LG의 4세 경영이 조금씩 가시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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