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고위급 남북회담 수락…북핵 진검승부 개막
회담 전부터 기선제압 시도, 북측 협상우위 주의해야
한미훈련 중단 등 역제안 가능성…비핵화 유도 관건
회담 전부터 기선제압 시도, 북측 협상우위 ‘주의’
한미훈련 중단 등 역제안 가능성…비핵화 유도 관건
북한이 5일 판문점 평화의집 회담 제안을 수락하면서 우리 정부의 더욱 신중한 대북 접근법이 요구된다. 고위급 회담은 9일 예정돼 있다.
대화 제의에 대한 북한의 진정성이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성급한 접근은 협상 주도권을 빼앗기고, 오히려 남북관계 개선 및 한반도 비핵화 등과 요원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탓이다.
외교가는 북한이 회담 전부터 기선제압에 나섰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한국의 수동적인 자세를 유도해 협상 우위를 점하고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려 한다는 것이다.
북한은 지난 1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신년사 발표 뒤 이틀 만에 판문점 채널을 복구했다. 이에 따라 고위급 회담 제의에도 신속하게 답신할 것이란 기대가 컸지만 4일에는 무응답으로 일관했다. 한국의 제안에 순순히 응하는 모양새로 비치지 않기 위해 거리를 뒀다는 분석이다.
채널 통화 시간을 두고도 양 측은 신경전을 벌였다. 통화 시각은 오전 9시와 오후 4시로 정해져 있는데, 우리 시간과 평양 시간이 30분 차이 나면서 통일부는 우리 시각에 북측은 북한 시각에 맞춰 전화를 건 것이다.
의제에 대한 치밀한 대비도 필요해 보인다.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남북관계 개선의 조건으로 한미연합훈련 중단 등 대담한 역제안을 내놓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북한식 평화의지를 내세우며 한미 공조에 균열을 내려는 경우도 배제할 수 없다.
아울러 핵보유국 지위를 포기하지 않으려는 북한과 실질적인 비핵화 의지를 강조하는 미국 사이에서 적절한 수준의 비핵화 논의를 이끌어내는 것도 우리 측의 중대한 협상 과제로 꼽힌다.
또 한미 훈련 연기가 대북 군사적 억지력과 한미동맹의 약화로 연결돼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휘락 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는 "북한의 궁극적인 목표는 적화통일임을 고려하고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된다"며 "우리도 국격을 지키며 요구할 것은 요구하는 대화가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5일 서울 도렴동 통일부청사에서 정례브리핑을 통해 북한의 회담제안 수락 사실을 알리면서 “회담 의제는 평창동계올림픽 경기대회를 비롯한 남북관계 개선 문제”라고 말했다. 평창올핌픽 참가 외에 다른 의제가 다뤄질 여지도 남긴 것이다.
백태현 대변인은 “우리도 평창올림픽 참가문제를 비롯한 남북 간에 주요 관심 사안에 대해서 논의할 수 있다고 보고 그렇게 제의를 했다”며 “북한도 거기에 호응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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