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제안 거부한 김주찬 눈, 어딜 향하나
원 소속팀 KIA와 기간+액수 이견차 크다고 알려져
2016년 4년 35억 원의 넥센 이택근이 롤모델일 수도
KIA 타이거즈의 내부 FA 김주찬의 협상이 길어지고 있다.
전해지는 바에 따르면, 김주찬과 KIA 구단 측은 협상에 있어 계약 기간은 물론 금액에서도 큰 이견 차가 발생, 이를 좁히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유는 간단하다. 구단 측은 1981년생인 그의 적지 않은 나이에 물음표를 던지고 있는 반면, 김주찬은 KIA 유니폼을 입은 뒤 매년 3할 타율을 기록할 정도로 기량 면에서 전혀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김주찬은 KIA에서의 지난 5년간 3할 타율은 물론 3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 중이다. 2016년에는 타율 0.346 23홈런 101타점으로 생애 첫 골든글러브를 수상했고, 지난해에는 주장으로서 팀을 우승으로 이끈 공이 있다.
물론 이 모든 것은 김주찬이 건강했을 때의 이야기다. 그는 KIA 입단 첫 해 부상으로 47경기 밖에 출전하지 못했고, 이는 FA 재자격 취득이 1년 늦춰지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 또한 2015년에도 지명타자로 98경기에 나서 규정 타석을 채우지 못하는 등 늘 몸 상태에 물음표가 던져진 선수다.
김주찬 입장에서는 어쩌면 마지막일 수도 있는 FA 협상에서 보다 좋은 조건을 얻어내고 싶은 것이 당연하다. 보다 긴 기간, 그리고 두둑한 보장 연봉으로 선수 생활의 마침표를 찍고픈 바람은 모든 선수들의 소망이자 꿈이기 때문이다.
현재 KIA 구단 측은 2년 또는 2+1년 정도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액수 역시 우승 공헌도를 감안해 지난해 같은 나이에 재자격을 얻었던 kt 이진영(2년 15억 원)보다 높을 것이 확실시된다. 더 나아가 김주찬과 같은 나이인 37세에 재자격을 얻었고, NC의 맏형 노릇을 했던 이호준(3년 20억 원)이 기준점일 수 있다.
그렇다면 김주찬의 눈은 어디를 향하고 있을까. 먼저 한솥밥을 먹고 있는 동갑내기 이범호가 당장의 비교 대상이다. 이범호는 2016년 KIA와 3+1년에 36억 원의 좋은 대우를 받았다. 역대 35세 이상 FA들 가운데 5번째로 많은 액수였다.
오히려 자신의 첫 FA 대박(4년 50억 원)을 가능케 했던 시발점인 넥센 이택근을 바라볼 수도 있다. 이택근은 지난 2012년 LG에서 친정팀 넥센으로 이적하며 4년간 50억 원의 잭팟을 터뜨린 바 있다. 모두가 놀랐던 이 대박 계약은 지금까지 이어지는 FA 거품의 시작으로 평가받는다.
이택근이 대박을 품은 이듬해 FA 자격을 얻었던 김주찬도 똑같은 액수를 이끌어내며 거품의 수혜를 톡톡히 봤다. 이후 이택근은 넥센에서의 공을 인정받아 두 번째 자격을 얻은 2016년, 4년 35억 원으로 다시 한 번 지갑이 두둑해졌다.
하지만 지금의 김주찬은 그때의 이범호, 이택근보다 각각 2살, 1살이 더 많다. 아무리 빼어난 협상력을 발휘한다 하더라도 극복할 수 없는 나이의 한계가 뚜렷한 지금의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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