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광주서 경제 분야 시작으로 권역별 순회 ´정책비전대회´
지지율 1위 질주 이명박, 박근혜 등 다른 대권주자 집중 타깃될 듯
29일 광주에서 열리는 경제 분야 ‘정책비전대회’를 시작으로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전이 본격 막을 올린다.
그동안 치열한 ‘장외 신경전’을 벌여왔던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 등 유력 대권주자 ‘빅2’와 원희룡·고진화 의원, 그리고 지난 27일 경선 출마를 선언한 홍준표 의원에 이르기까지 5명의 한나라당 대권주자들이 직접 참여하는 이번 ‘대회’는 연말 대선을 앞두고 처음 열리는 후보 간 정책토론회.
특히 이번 토론회는 방송을 통해 전국에 생중계되는 만큼 상당한 파급 효과가 예상되는데다 당내 경선 레이스의 초반 판세를 좌우하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여 정치권과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에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 등 각 주자 진영은 지난 주말(26~27일) 동안 경제·홍보·TV토론 전문가를 중심으로 참모회의를 열고 예상 질문을 미리 뽑아 사전 예행연습을 갖는 등 토론회 준비에 분주했다.
이명박 "한반도 대운하, 문제 없다"… ´대세론 굳히기´ 각오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이 전 시장은 이번 토론회를 통해 ‘경제 대통령’ 이미지를 십분 살려 다른 주자들과의 확실한 차별화를 이뤄낸다는 전략.
자신의 대표 공약인 ‘한반도 대운하’사업의 필요성과 타당성을 거듭 알리고 ‘대한민국747’(7% 경제성장, 1인당 국민소득 4만달러, 7대 강국) 경제비전 홍보에 중점을 둘 전망이다.
특히 이 전 시장은 박 전 대표 등 다른 주자들의 주요 타깃이 될 것으로 보이는 ‘한반도 대운하’와 관련, 이를 뒷받침해온 유우익 서울대 교수(국제전략연구원장), 곽승준 고려대 교수, 장석효 전 서울시 청계천복원 추진본부장 등과 함께 최근 예상 질문과 답변을 준비하며 예행연습까지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이 전 시장 측 박형준 대변인은 “한반도 대운하가 환경친화적인 사업일 뿐만 아니라 내륙경제를 크게 발전시킬 수 있는 프로젝트임을 분명하게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 측의 다른 관계자도 “대운하에 대해 이 전 시장보다 더 많이 알고 있는 사람은 없다”면서 “상대가 대운하를 공격해오면 해올수록 이 전 시장이 유리하다”며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아울러 이 전 시장 측은 이 전 시장이 ‘임기응변식 연설과 토론에 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다, 다른 후보들에 비해 광주 등 호남 지역에서의 지지기반이 강한 점을 들어 이번 토론회 기회를 활용해 이른바 ‘이명박 대세론’을 굳혀나가겠다는 각오다.
박근혜 "몸으로 경제하는 시대는 지났다"… ´경제 대통령´ 놓고 이명박과 정면 승부
박 전 대표 측 또한 그간 ‘근혜 노믹스’(박근혜+이코노믹스)라는 원칙하에 심혈을 기울여온 △사람경제론(성장 동력을 사람에서 찾아야한다) △‘줄푸세’ 운동(세금과 정부 규모 줄이기, 규제 풀기, 법질서 세우기) △‘5+2%’ 경제성장론(지도자의 리더십이 2% 경제성장을 가져온다) △산업단지 회생 프로젝트 등 경제 정책 공약을 놓고 이 전 시장과 정면 승부를 펼친다는 계획이다.
박 전 대표가 ‘경제에 약할 것’이란 세간의 선입관을 깨기 위한 의도.
박 전 대표 측의 최경환 의원은 특히 이 전 시장의 ‘경제 대통령’론을 겨냥, “1960~70년대 개발시대가 아닌 21세기 지식기반 사회에서 누가 우리 경제를 더 잘 이끌어갈 수 있는 리더인지를 차별화시켜 부각시킬 것”이라며 “몸으로 경제를 하는 시대는 지난 만큼 머리로 하는 경제를 누가 더 잘할 지를 보여줄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전 시장의 ‘한반도 대운하’ 비판과 관련해서는 박 전 대표가 직접 공격의 선봉에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모양새가 안 좋다’는 캠프 안팎의 의견 때문이다.
다만 박 전 대표는 다른 주자들로부터 대운하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있을 경우 경제성과 환경 문제를 놓고 가세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박 전 대표도 주말 동안 차동세 전 KDI원장과 성균관대 안종범, 서강대 김광두, 연세대 김영세 교수 등 경제자문단 및 캠프 내 정책 브레인들과 함께 예상 질의와 답변 등을 검토하는 등 점검 회의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원희룡·고진화·홍준표 "우리도 있다"… ´서민·중산층 위한 경제 정책´ 역설할 듯
당내 다른 대권주자인 원희룡 의원은 “한나라당이 서민과 소외계층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한다”는 측면에서 ‘중소기업 육성’과 ‘서민과 중산층에 대한 근로소득세 폐지’ 등의 문제를 집중 거론할 것으로 알려졌다.
고진화 의원도 “개발 위주의 경제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국민의 행복지수와 삶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는 관점에서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자신만의 정책을 역설할 계획이다.
이들 두 주자는 특히 이 전 시장의 대운하뿐만 아니라, 박 전 대표의 ‘열차 페리’ 구상에 대해서도 공격의 날을 세우고 있어 이를 둘러싼 뜨거운 설전이 예상된다.
뒤늦게 경선 출마를 선언한 홍준표 의원의 제 1타깃 역시 이 전 시장의 대운하 구상이다.
한반도 대운하를 “대재앙”이라고 규정한 홍 의원은 물류체계 개선방안으로 ‘고속도로 복층화’ 사업을 주장하고 있으며, 박 전 대표의 ‘감세 및 규제 완화’ 정책에 대해서도 “독창적인 게 아니라 당이 지난 5년간 내세워온 것에 불과하다”며 비판적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이와 함께 홍 의원도 이른바 ‘반값 아파트’ 정책을 비롯한 ‘서민경제론’을 이번 토론회의 주요 화두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이날 오후 2시부터 광주 5.18기념관 민주홀에서 열리는 경제 분야 정책비전대회는 엄길청 경기대 교수 사회로 약 2시간20분간 진행될 예정.
또 다음달 8일에는 부산(교육·복지), 19일 대전(통일·외교·안보), 28일 서울(종합토론) 순으로 진행된다.
한편 한나라당은 2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내일(29일) 정책토론회가 후보 간, 캠프 간 지나친 세 대결로 인해 정책 토론이란 취지가 무색해지지 않도록 스스로 자제해줄 것”과 함께 “인원 통제 등에도 각별히 신경써줄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