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움 속 위안’ 전북파 경쟁력 재확인
자메이카와의 친선전서 아쉽게 2-2 무승부
김신욱 앞세운 전북 선수들 돋보이는 활약
승리를 따내지는 못했지만 전북 현대 소속 선수들의 힘을 확인할 수 있었던 한판이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30일(한국시각) 터키 안탈리아 마르단 스타디움에서 열린 자메이카와 평가전에서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대표팀은 김신욱의 멀티골로 경기를 뒤집는 데 성공했지만 수비 집중력의 아쉬움을 드러내며 동점골을 헌납해 다 잡은 승리를 놓쳤다.
대표팀은 지난 27일 몰도바전과 비교해 선발 명단에 큰 변화를 줬다. 김신욱과 이재성, 최철순, 김진수, 손준호 등 전북 소속 선수들만 무려 5명이 선발로 출전했다. 이근호와 정우영, 윤영선, 장현수, 김승규 등 지난 경기에 선발 출전하지 않은 선수들도 기회를 잡았다. 터키 전지훈련에서 내세울 수 있는 최정예였다.
대표팀은 전반 4분 만에 선제골을 내줬다. 후방에서 길게 넘어온 볼을 장현수가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고, 데인 켈리가 헤더에 이은 강력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예상치 못한 선제 실점이었다.
그러나 대표팀은 전북 소속 선수들의 맹활약에 힘입어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았다. 가장 돋보인 선수는 이재성이었다.
이재성은 포지션에 구애받지 않았다. 중앙과 좌우 측면을 마음껏 오갔고, 박스 안쪽 침투도 서슴지 않았다. 전반 6분 최철순의 크로스를 날카로운 헤더로 연결해 골문을 위협했고, 2분 뒤에는 김신욱이 머리로 떨궈준 볼을 발리슛으로 연결하며 기세를 올렸다. 전반 28분에는 김진수의 크로스를 절묘한 헤더로 연결했지만 골대를 때리는 불운에 머리를 감쌌다.
이재성이 분위기를 가져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면, 김신욱은 해결사로 나섰다. 김신욱은 초반부터 날카로운 움직임을 보였다. 가공할만한 높이를 앞세워 자메이카 수비진을 끊임없이 괴롭혔다. 같은 팀에서 활약 중인 이재성, 손준호 등 박스 안쪽에 위치한 선수들에게 여러 차례 기회를 만들어줬다.
이타적인 모습에만 그친 것이 아니다. 김신욱은 후반 10분 동점골을 터뜨렸다. 최철순이 오른쪽 측면에서 올려준 크로스를 헤더로 연결해 골망을 갈랐다. 곧이어 역전골까지 터뜨렸다. 후반 17분 정우영의 크로스를 또다시 헤더로 연결해 골망을 출렁였다. 손흥민이 빠진 대표팀에서 ‘주포’ 역할을 톡톡히 했다.
좌우측 풀백 김진수와 최철순의 활약도 훌륭했다. 새 시즌 준비에 한창인 1월임에도 불구하고 놀라운 체력을 자랑했다. 공수를 끊임없이 오갔고, 날카로운 크로스를 여러 차례 올렸다. 최철순은 김신욱의 동점골을 도왔을 뿐 아니라 역전골 장면에서도 정우영에게 크로스 기회를 내주는 등 존재감을 확실하게 드러냈다.
왼쪽 풀백 김진수도 활발한 오버래핑을 보이면서, 대표팀 공격이 우측에 치우치지 않도록 했다. 순간적인 뒷공간 침투로 측면을 허물었고, 날카로운 크로스와 기습적인 중거리 슈팅 등을 보여줬다. 아쉽게도 승리를 이끌지는 못했지만, 한국 축구의 자존심인 전북의 힘을 증명했다는 것에 위안을 얻은 평가전이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