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K팝 반응 어떨까…13년 만의 평양무대 막 오른다
조용필부터 레드벨벳까지, 4월1일~4월3일 南예술단 공연
北, 자본주의 문화침투 경계심…과거 우리공연에 무표정
문 대통령 내외 北공연 관람, 답례 차원 깜짝등장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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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예술단이 오늘부터 3박 4일 일정으로 평양을 방문해 두 번의 공연을 펼친다. 이번 공연의 명칭과 제목은 '남북평화협력 기원 남측 예술단 평양 공연-봄이 온다'로, 4월 1일 단독 공연과 3일 남북 협연이 예정됐다.
평양 무대에 설 가수들과 예술단 본진은 31일 오전 10시께 김포공항에서 이스타항공 전세기편으로 방북한다. 오는 3일 귀환 시에도 방북 예술단 전체 인원이 같은 여객기를 타고 서울로 돌아올 예정이다.
예술단은 공연을 맡은 본진 120명과 공연장 설치를 위한 기술진 70명 등 총 190명 규모로, 예술단장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맡았다.
이번 공연에는 조용필, 이선희, 최진희, 강산에, 윤도현밴드(YB), 백지영, 레드벨벳, 정인, 서현, 알리 등 유명 가수들이 대거 참여하면서 세대와 장르를 넘나드는 K팝 무대가 펼쳐질 전망이다.
공연단은 평양에 도착해 숙소인 고려호텔로 이동하며, 공연은 4월 1일 오후 5시 동평양대극장에서 2시간 가량의 단독공연과 3일 오후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남북 합동공연이 2시간 동안 진행될 예정이다.
우리 예술단의 평양공연은 2005년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열린 조용필 단독 콘서트 이후 13년 만이다. 이번 공연은 '가왕(歌王)'으로 불리는 한국의 상징적인 가수부터 실력파 뮤지션, K팝을 선도하는 아이돌그룹까지 총출동해 북한의 대중점 감성을 자극할 수 있을 지 기대가 모아진다.
특히 이번 예술단에 레드벨벳이 유일한 아이돌 그룹으로 포함되면서 어떤 무대를 선보일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이들의 대표곡 만으로도 세계시장을 석권하는 K팝을 북한에 공식적으로 처음 소개하는 자리가 된다.
북한은 K팝 문화를 '남조선 날라리풍', '자본주의 황색 바람'으로 규정하고 언급 자체를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 남북 문화교류가 활발했던 과거 방북 공연 때도 우리 아이돌 그룹이 포함된 전례가 있지만, 북측 관객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지난 2003년 류경 정주영체육관에서 열린 통일음악회 공연에는 이선희, 신화, 베이비복스 등이 출연했다. 당시 북측 관객들은 우리 예술단의 공연에 열띤 호응을 보내면서도 걸그룹 베이비복스의 무대가 시작되자 어색한 침묵을 지켰다. 배꼽티 등 노출이 많은 복장이 어색한 탓이었다.
이후 10여 년 만에 우리 예술단의 평양 공연이 성사되며 북한 주민들이 K팝 공연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주목된다. 일반 K팝 무대에서 만큼 떼창이나 호응은 기대하기 어렵겠지만, 과거만큼 '컬쳐 쇼크(문화 충격)'를 받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그동안 한국 방송이 담긴 DVD나 USB 등이 중국을 통해 북한에 유통되면서 한류가 확산됐다는 배경이다. 이에 북한 주민 상당수가 이미 K팝을 알고 있고, 마음속으로 따라부를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이번 우리 예술단의 평양 공연을 통해 그동안 북한 주민의 외부 문화 수용도를 짐작할 수 있을 것으로 주목된다.
무엇보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우리 예술단 공연을 직접 초청한 만큼, 김 위원장이 직접 객석에 모습을 드러낼지가 주요 관심사다.
K팝 공연을 배격해온 북한에서 김 위원장이 박수치며 공연을 보기는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다. 하지만 앞서 북한 삼지연관현악단의 서울 공연에서 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직접 공연을 관람한 것에 맞춰 김정은 위원장도 리설주와 함께 공연장을 찾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 위원장의 공연 참석 여부는 공연이 임박해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북한 예술단의 서울 공연에서 문 대통령 내외가 참석한 만큼, 김 위원장도 남측 예술단의 마지막 두 번째 공연에서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이 크다.
아울러 우리 태권도 시범단 20여 명과 공연 스태프, 취재진, 정부지원 인력도 본진에 포함됐다.
태권도 시범단은 4월 1일 평양 태권도전당에서 단독 공연을 하고 2일 평양대극장에서 남북 합동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방북단은 두 차례의 공연과 태권도 시범을 마치고 3일 밤 평양 순안공항을 출발해 인천공항으로 귀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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