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 정책 국민에 떠넘기나” 국민참여 정책숙려제 명암
시민 참여단 의견 제시…교육계 “비전문가의 의견일 뿐,
신뢰하기 어려운데다 행정·재정적 낭비 우려” 강력 반발
교육부, 학생부신뢰도·유치원 방과후 영어수업 등 대상
시민 참여단 의견 제시…교육계 “비전문가의 의견일 뿐,
신뢰하기 어려운데다 행정·재정적 낭비 우려” 강력 반발
교육부가 국민참여 정책숙려제의 세부적인 운영 계획을 공개한 가운데 이 제도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 6일 교육부가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신뢰도 제고 방안’을 국민참여 정책숙려제 제1호 안건으로 선정했다.
계획에 따르면 정부는 국민의 소리를 듣기 위한 온·오프라인 창구를 개방했다. 오프라인으로는 국민 중 100명 내외를 무작위로 추출해 구성한 시민정책참여단이 개선 권고안을 마련해 교육부에 제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와 함께 대국민 설문조사도 병행해 조사 결과를 시민정책참여단에 제공한다. 온라인 창구는 시민정책참여단의 심도 있는 논의를 지원하기 위한 방법이다.
이 국민참여 정책숙려제가 비판에 직면한 것은 단순히 교육계에서만은 아니다. 무작위로 100명의 국민을 뽑아 이들에게 큰 정책의 방향성을 듣는다는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교육부가 학생, 학부모, 교원, 대학 관계자, 이해관계가 없는 일반 국민 20명씩 100명을 뽑겠다고 했다. 보기 좋게 나눠 놓은 것 같지만 결국 이들은 정책 전문가가 아니라 일반인”이라며 “이들을 교육시키고, 이들의 질의에 응답하기 위해서 교육부 직원들이 차출되고, 대국민조사 결과를 이들에게 전달해서 브리핑하고 인력낭비이자 시간낭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가가 공무원들에게 세금으로 월급주고 연금까지 주는 것은 열심히 공부해서 가능한 많은 사람을 만족시키는 좋은 정책을 마련하라는 것이다”며 “그런데 A를 했다가 반발이 있으니 B를 제시하고, 그도 반발이 생기니 ‘아 그러면 국민들을 뽑아서 그 방향을 결정하도록 하겠습니다’ 하는 것은 직무유기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국민들의 목소리를 반영하겠다는 것은 정말 바람직하다. 다만 그 정도가 여론조사와 온라인 대국민 설문조사 정도면 된다는 것이냐”며 “비전문가들을 교육해서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에 우리가 어느 정도의 신뢰를 가져야 하는 것이냐”고 의문을 표했다.
한국교총 역시 “현재도 법적으로 입법예고 제도가 있고, 또 중차대한 사안을 논의하기 위한 국가교육회의가 설치되어 있는 상황에서, 시간과 프로세스가 더 길고 복잡한 정책숙려제까지 도입될 경우 제도나 기구상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중복 운영이나 행·재정적 낭비 등도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또 교총은 “정책숙려제를 통한 국민의견이나 권고안 도출 등이 실질적으로 어느 정도 결정에 영향을 미칠 지 미지수인 점도 제도 운영의 안정을 위해 해결해야할 대목”이라며 “여론이 강하게 반대한다면 정책이 철회될 수 있는 건지, 이해관계가 첨예하고 팽팽할 경우 어떻게 결정할 것인 지 등이 명확하지 않아 실효성을 가늠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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