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부동산' 대형사 늘고 중견사 줄고…주택사업 치중 영향?
삼성물산 1년 새 5580억원 증가, 서초사옥 임대전환이 큰 이유
두산건설은 2189억원에서 1억원대로 축소, 창원1공장의 물적 분할 이유
건설사들의 투자부동산 규모가 엇갈리고 있다. 대부분 대형사의 투자부동산 규모는 확대된 반면, 중견사의 규모는 축소됐다.
대형사의 경우 충분한 현금을 바탕으로 부동산 투자를 적극적으로 늘린반면, 중견사는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부동산의 가치와 임대수익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건설사들의 사업방향이 주택사업으로 치중돼 있는 상황으로 투자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적어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또 중견사들은 대형사들에 비해 부동산 투자에 소극적인 면이 있다는 해석이다.
투자부동산는 기업이 임대수익이나 시세차익 등을 얻기 위해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을 의미한다. 주로 소유하고 있는 토지와 건물 등이 대상이다. 다만 사옥은 포함되지 않는다.
투자부동산은 취득 시점을 거래원가로 측정하고, 이를 기준으로 감가상각금액과 손상차손누계액을 차감한 금액을 공시하고 있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주택사업 호조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건설사의 규모에 따라 투자부동산의 규모도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충분한 현금을 손에 쥔 시공능력평가 10위 내 대형건설사들이 부동산 투자에 적극 나서며 2년동안 무려 2조원 가까이 부풀린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삼성물산이 보유한 투자부동산의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6598억원에 달한다. 이는 전년인 2016년 말 1018억원 비교해 5580억원이 증가한 것이다.
이는 토지 부분의 경우 2016년과 비교해 규모(930억원→881억원)가 줄었지만, 서울 서초동 삼성물산 사옥이 임대자산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임대자산은 투자부동산으로 분류해야 한다는 규정에 따라 서초사옥을 투자부동산으로 잡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GS건설의 투자부동산은 2016년 4958억원에서 지난해 말 8785억원으로 3826억원 증가했다. 이 회사는 임대수익에 따른 투자부동산은 19억원 정도 소폭 늘었지만, 토지 보유량이 크게 늘었다.
실제 2016년 1501억원이었던 토지 금액은 지난해말 기준 5851억원으로 4000억원 이상이 증가했다. GS건설은 지난해 경기도 양주시 백석신도시 개발사업지를 인수한데 이어, 경기도 화성과 충남 천안 등에서 부동산을 매입했다.
대림산업 역시 투자부동산의 규모가 1년새 3000억원이 불었다. 실제 2016년 2938억원이었던 투자부동산의 규모가 지난해 507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업계에 따르면 대림산업의 투자부동산의 확대는 서울 성동구 주상복합 아파트 아크로 서울 포레스트의 상업·오피스 시설의 임대관리 및 운영을 회사가 직접하면서 임대수익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현대건설의 투자부동산은 2016년 4210억원에서 2017년 4018억원으로 소폭 줄었다. 이는 임대수익이 1년새 13억원이 줄었고, 투자부동산의 가치가 하락하는 감가상각의 축소 때문이다.
한편 중견사들의 투자부동산은 대부분 1년 새 규모가 줄었다. 특히 중견사 가운데 시공능력평가 상위권인 금호산업의 경우 2016년 27억원에서 26억원으로 소폭 감소했고, 두산건설은 2189억원에서 1억7000만원대로 크게 줄었다.
같은 기간 한신공영은 2493억원에서 2586억원으로 93억원 가량 감소했고, 계룡건설은 538억원에서 507억원으로 31억원이 줄었다. 태영건설도 737억원에서 728억원으로 소폭 낮아졌다.
반면 코오롱글로벌은 2364억원에서 2426억원으로 늘었고, KCC건설도 544억원에서 556억원으로 조금 증가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최근 건설사업의 트렌드가 아파트건설에 치중돼 있어 투자부동산의 변동 유무가 특별한 경우가 아니고는 큰 차이가 없지만, 현금 보유량에 따라 건설사들의 투자부동산에 대한 인식이 다르다”고 전했다.
그는 또 “투자부동산은 투자를 목적이기 때문에 항상 리스크가 있어 중견사들은 투자부동산을 크게 늘리는 것을 부담스러워 한다”며 “여유 자금이 풍부하지 않지 않으면, 부동산을 소유하기 보다는 개발사업을 통해 이익을 창출하려는 의지가 강한 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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