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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커머스, 수익성 악화에도 거래액 늘리며 외형 확대


입력 2018.04.18 17:26 수정 2018.04.18 17:26        최승근 기자

만년적자 이커머스 편견 접고 성장성 주목해야

이커머스 업계의 지난해 실적 발표가 모두 마무리된 가운데 업계의 표정이 복잡하다. 경쟁 심화와 물류 시스템에 대한 투자 등으로 적자 행진이 계속되고 있어서다. 일부 기업의 경우 자본잠식도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를 두고 이커머스 업계 전반의 미래를 어둡게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시각도 우세하다. 적자 행진 가운데서도 국내 온라인 유통시장은 연평균 15%씩 고속 성장을 지속해 왔다. 특히 지난해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78조2273억원으로 전년 대비 19.2% 증가했다.

현재 국내 유통시장은 300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이 중 이커머스를 통한 거래가 26%에 달한다. 이커머스 성장 속도를 감안하면 이 비중은 내년에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오프라인에 기반을 둔 대형 유통기업들도 온라인으로 체질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이미 유통공룡 신세계는 이커머스 사업을 위해 1조원 투자 유치를 예고한 상태다.

또 하나의 이커머스 호조 요인은 모바일 채널의 성장이다. 미세먼지 등의 영향으로 생필품은 물론 신선식품 까지도 대형마트나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매하지 않고 모바일을 활용해 구매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OO페이’ 류의 간편결제 및 송금 서비스 이용 실적은 하루 평균 1023억원으로 1년 전 328억원보다 3.1배 늘어났다. 통계청 조사에서도 지난 2월 온라인 쇼핑 거래액 가운데 모바일 비중이 60.4%를 차지했다.

주 쇼핑 채널로서 모바일에 대한 경험률도 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오픈서베이가 최근 펴낸 ‘2018 상반기 모바일 쇼핑 트렌드’에 따르면 만 20~49세 남녀 1000명 응답자 가운데 91%가 모바일 쇼핑을 경험했으며, 최근 3개월간 구매 또한 모두 모바일에서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오프라인 채널의 가장 큰 장벽 요소로 시공간의 접근성 제한과 가격 불만족을 꼽았다. 그만큼 이커머스 가격 메리트 중요도는 커졌다는 의미다. 반면 고객 서비스, 안정성 등의 우려는 전년 보다 감소된 경향을 나타냈다.

이런 배경에서 각 업체들은 모바일 커머스 시장 점유의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각고의 노력을 앞다퉈 하고 있다. 눈에 띄는 약진을 보여주는 곳은 위메프와 네이버 두 곳이다. 2014년 스토어팜을 론칭한 네이버는 3년 만에 거래액 4조6000억원 수준으로 성장했다. 포털의 방대한 DB를 기반으로 검색부터 결제까지 이르는 과정을 모바일 상에서 더욱 고도화하고 있는 모습이다.

가격에 집중하며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위메프는 연내 단일 채널로서 월 거래액 6000억원을 달성해 1위에 오르고 흑자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 같은 목표치는 네이버 쇼핑 CP로 발생하는 매출이 기존 오픈마켓 업체들은 30% 가량에 달하는데 반해 위메프는 10% 미만이라는 점에서 긍정적 바라볼 수 있다. 현재도 위메프는 월 4000~4500억원 수준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으며, 이달 4일에는 하루 동안 300억에 육박하는 매출을 일으키기도 했다.

실질적인 현금흐름 상황이 좋다는 것도 고무적인 대목이다. 현재 이베이코리아를 제외하고, 회사가 영업으로 얼마나 현금을 벌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인 영업활동현금흐름이 2년 이상 플러스(+) 기조를 보이고 있는 곳은 위메프 뿐이다. ‘위메프식 독자생존’ 성장 모델이 업계 안팎에서 주목 받을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성장 폭 증가와 함께 수익성 개선이 동시에 가능하다는 걸 보여줬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위메프가 하반기께 투자유치까지 이뤄진다면, 이 같이 구축해온 독자생존 체력을 기반으로 시장서 우위를 점할 것이라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라며 “네이버를 제외한 1~2개 사업자가 어떤 성과를 거두느냐에 따라 향후 한국 이커머스 순위 재편의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예상돼 올해가 가장 중요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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