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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부문 임원 대거 내보낸 현대중…직원 2600명은 어쩌나


입력 2018.06.27 14:05 수정 2018.06.27 14:10        박영국 기자

8월부터 해양야드 가동 중단…유휴인력 대책 노사 논의 중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전경.ⓒ현대중공업

8월부터 해양야드 가동 중단…유휴인력 대책 노사 논의 중

현대중공업 해양야드 가동 중단이 임박하면서 대규모 유휴인력 발생이 불가피해졌다. 이미 해양사업본부 임원은 대거 정리하기로 한 상태지만 생산직을 포함한 직원들에 대해서는 뾰족한 수가 없는 상황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 26일 임원인사를 단행하면서 현대중공업 해양사업본부의 일부 조직 통폐합과 함께 임원의 3분의 1을 줄인다고 밝혔다.

이번 인사를 통해 해양사업본부 소속 임원 10여명이 감원된 것으로 알려졌다. 보직 이동 없이 회사를 떠나게 된 것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일감이 동나 해양야드 가동이 잠정 중단된 상황에서 조직 통폐합을 통한 슬림화가 불가피해졌고, 부서가 줄어드니 임원 감원도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앞서 강환구 현대중공업 대표이사(사장)는 지난 22일 담화문을 통해 “불가피하게 해양 야드는 일감이 확보될 때까지 가동 중단에 들어간다”며 “조직 통폐합과 대규모 유휴인력 발생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그는 “어떻게 해서든 가동 중단만큼은 막아야겠다는 생각에 지난해부터 여러 프로젝트 수주전에 뛰어들었지만 생산성에 비래 턱없이 높은 원가 부담을 극복하지 못하고 중국, 싱가포르 업체에 밀리고 말았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2014년 11월 아랍에미리트(UAE)에서 나스르 원유생산설비를 수주한 이후 43개월째 해양플랜트 수주가 끊긴 상황이다. 이에 따라 7월 말 나스르 프로젝트가 마무리되면 더 이상 작업을 할 수 있는 물량이 없다.

해양사업본부 임원은 감원이 결정됐지만 문제는 2600명에 달하는 직원들이다. 당장 8월부터 이들이 고스란히 유휴인력으로 남게 되는 상황이다.

회사측은 이미 지난해부터 일감 부족으로 유휴인력이 대거 발생하면서 근무시간 단축, 순환휴직, 교육 등을 진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유휴인력이 더 추가되니 마땅한 대책이 없는 상황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그동안 시행해 왔던 유휴인력 관리 방안을 포함해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유휴인력이 더 늘어 고민이 크다”고 말했다.

조선부문으로의 인력 전환배치도 쉽지 않아 보인다. 최근 수주가 늘고 있다고는 하지만 지난 2015~2016년의 수주절벽 여파가 워낙 커 조선부문 일감도 충분치는 않다. 그나마 사무직 인원은 현대중공업그룹 내 다른 계열사 등에 전환배치를 진행하고 있으나 생산직은 조선부문이 아니면 전환배치할 곳이 없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 2012년 상선 수주가 부진해 해양 부문 물량을 조선 쪽으로 나눈 일이 있었는데, 그때는 고유가로 해양플랜트 발주가 쏟아질 때였다”면서 “지금은 해양과 조선 모두 어려운 상황이라 전환배치도 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인력 구조조정도 더 이상은 무리다. 이미 지난 4월 희망퇴직을 통해 500여명을 내보낸 상태에서 또 다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가는 대내외적으로 큰 반발에 부딪칠 수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 25일 울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양야드 가동중단에 따른 해양부문 인력 고용안정 대책을 내놓을 것을 촉구했다. 회사측이 해양 생산직에 대해 휴직조치 말고는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는 주장도 펼쳤다.

노조는 이와 관련해 회사측에 ▲분사·아웃소싱 등으로 정규직을 비정규직으로 만드는 구조조정 중단 ▲현중 그룹사 포함한 전 사업장 직무전환 ▲올해 정년·희망 퇴직자 1300여명의 빈자리에 배치 ▲조선 일감 해양 배분 ▲외부작업 물량 축소 ▲전체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총고용 보장 ▲유급 순환휴직 ▲노사정이 함께하는 숙련 향상교육 프로그램 운영 등을 요구했다.

회사측은 노조 요구에 따라 해양야드 가동 중단에 따른 인력 활용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노사 합동 TF를 구성한 상태다.

회사 관계자는 “해양사업본부 직원 관리계획은 아직 정해진 게 없다”면서 “노조 측과 논의를 통해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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