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몸살로 휴식 후 수석보좌관회의…여전히 '쉰 목소리'
"부끄러운 '노동시간 현실' 이제 바로잡지 않으면 안 돼"
감기몸살로 휴식 후 수석보좌관회의…여전히 '쉰 목소리'
"부끄러운 '노동시간 현실' 이제 바로잡지 않으면 안된다"
"과로사회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늘 강조해오다가 대통령이 과로로 탈이 났다는 말까지 듣게 되었으니 민망하기도 합니다."
감기몸살로 휴식을 취했던 문재인 대통령은 2일 업무 복귀 후 첫 공식일정으로 가진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이같이 말했다
'과로사회 타파'를 역점 노동정책으로 내건 문 대통령이 과로로 몸져누운 것 자체가 아이러니다. 이달부터 시행된 주 52시간 근로제 정착의 필요성을 증명한 '정책의 산증인'이 된 셈이다.
문 대통령이 공식석상에 나서는 것은 지난달 24일 서울공항을 통해 러시아 국빈방문에서 귀국한 뒤로 8일 만이다. 문 대통령은 피로누적으로 인한 감기몸살로 지난달 28일부터 이틀간 휴가를 내고 공식일정을 모두 취소했다.
이날 회의장에 들어선 문 대통령은 다소 쉰 목소리로 "몸살로 며칠 동안 휴식을 취하게 됐다"며 참모들에게 안부를 전한 뒤 "이번 주말에 다시 중요한 해외순방이 시작되기 때문에 심기일전해서 잘 준비하도록 하라"고 당부했다.
"부끄러운 현실 이제 바로잡지 않으면 안된다"
문 대통령이 이날 내놓은 일성은 '과로사회 오명을 벗겠다'였다. 특히 "OECD 평균보다 연간 300시간 더 일해야만 먹고 살 수 있다는 부끄러운 현실을 이제 바로잡지 않으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세계 어느 나라를 둘러봐도 우리 정도 수준을 갖춘 나라 가운데 우리처럼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나라는 없다"고도 했다. 이어 "노동시간 단축은 과로사회에서 벗어나 나를 찾고, 가족과 함께 하는 사회로 나아가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고용 없는 성장의 시대에 일자리를 나누는 가장 확실하고 효과적인 대책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노동시간 단축은 노동생산성의 향상으로 이어진다"며 "그동안 습관적인 장시간 연장 노동이 우리나라 노동생산성을 낮은 수준에 머물게 했다. 주당 노동시간이 1% 감소할 경우 노동생산성이 0.79% 상승한다는 국회 예산정책처의 연구결과도 있듯이 우리 기업들도 높아진 노동생산성 속에서 창의와 혁신을 바탕으로 더 높은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노동시간 단축에 따른 부작용 등 우려에 대해서도 "노동시간 단축은 300인 이상 기업부터 단계적으로 시행돼 기업의 부담을 많이 낮췄다"며 "제도 시행 초기의 혼란과 불안을 조속히 불식시키고, 제도가 현장서 잘 안착돼 긍정적인 효과가 빠르게 체감될 수 있도록 노사정 협력 등 후속대책에 만전을 기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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