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1981년 간첩단 조작사건 피해자 자녀들이 낸 상고심서 원심 파기
"수사기관 발표 등으로 가족들 사직 압박…재산상 손해와 인과관계 있다"
부모가 전두환 정권이 조작한 간첩사건에 연루됐다는 이유로 직장을 잃었던 자녀들에게 국가가 위자료뿐만 아니라 재산상 손해까지 배상해야 한다는 취지의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는 1981년 발생한 남매 간첩단 조작사건의 피해자 나수연 씨와 나진 씨 아들과 사위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심을 깨고 재산상 손해배상 책임까지 인정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수사기관의 발표와 언론 보도로 아들 정 모 씨와 사위 김 모 씨가 다니는 회사의 거래 정보가 간첩에 제공됐다고 알려지면서 사직 압박을 받은 점 등으로 미뤄 정상적인 직업생활이 어려웠을 것"이라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또 "간첩 조작 사건과 원고의 재산상 손해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인정된다"며 "원심은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판단했다.
한편 지난 1981년 체포된 나씨 남매가 경찰의 고문과 가혹행위로 월북 사실이 있다는 허위자백을 하면서 징역형을 선고받자 당시 대기업에 근무하던 자녀들은 사직 압박을 받고 모두 퇴사한 뒤 정상적인 직장생활을 하지 못했다.
당시 간첩으로 몰려 감옥살이를 한 나 씨 남매는 고문으로 인한 허위 자백이 인정돼 33년 만인 2014년 무죄를 선고받았다. 그로부터 2년 뒤 서울고등법원은 나 씨 남매와 가족들에게 최대 3억여 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결했지만 위자료 외에 재산상 손해에 대한 배상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