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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A 2018]가전 뒤덮은 AI...숨은 승자는 구글·아마존?


입력 2018.09.02 06:00 수정 2018.09.02 17:05        베를린(독일)=데일리안 이홍석 기자

음성인식 더한 가전...제품 만큼이나 인기 끈 기술

혁신 가전 경쟁에 AI 플랫폼 중요성 부각

메쎄 베를린에 설치된 구글의 대형 광고판.ⓒ데일리안 이홍석기자
음성인식 더한 가전...제품 만큼이나 인기 끈 기술
혁신 가전 경쟁에 AI 플랫폼 중요성 부각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18‘이 열리고 있는 독일 베를린에서 가장 눈에 자주 들어오는 광고는 가전 업체가 아닌 포털 업체다. 구글의 인공지능(AI) 브랜드 ’구글 어시스턴트‘(Google Assistant)가 바로 그것이다.

31일(현지시간) 독일 '메쎄 베를린'에서 개막한 ‘IFA 2018’ 전시장 곳곳에서 가장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광고 문구는 '마흐 말 구글(Mach mal, Google)‘이다.

우리 말로 번역하면 ‘한 번 해봐, 구글’로 이 문구가 담긴 대형 광고판이 전시장 곳곳에 설치돼 있었다. 올 초 전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CES 2018’ 행사장에서 등장했던 ‘헤이 구글(Hey, Google)'의 IFA 버전이라고 할 수 있다.

전시장 곳곳을 뒤덮은 이 광고 문구 만큼이나 관람객들의 관심도 높았다. IFA 행사에 처음으로 마련된 구글 부스에는 연일 사람들이 몰렸다.

스타트업과 강소기업이 주축인 ‘IFA NEXT' 부스가 마련된 26홀에 조성된 실내 부스에서는 구글 어시스턴트가 탑재된 기기와 소프트웨어로 많은 시연이 이뤄졌다. 참관객들이 구글 어시스턴트가 탑재한 기기로 날씨와 교통, 뉴스 등을 물어보면 음성인식을 통해 답을 하는 모습이 연이어 연출됐다.

전시장 바깥에 ’구글 어시스턴트‘라는 이름으로 설치된 야외 전시부스에도 연일 긴 줄이 형성됐다. 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CES 2018'의 데자뷔였다.

또 뒷면에 ‘구글 어시스턴트’라고 적힌 흰색 유니폼을 입은 스태프들이 전시장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홍보 효과도 톡톡히 이뤄졌다.

구글과 함께 전 세계 인공지능(AI) 플랫폼의 90%를 차지하고 음성인식 비서 시장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아마존 부스에도 연일 사람이 몰렸다.

구글과 동일한 26번 홀에 ‘아마존 알렉사’라는 이름의 전시부스를 차리고 스피커와 헤드폰 등 자신들의 AI 플랫폼을 탑재한 다양한 기기들을 전시해 음성인식 기능이 가져오는 다양한 일상생활에서의 변화를 시연했다.

이들의 부스는 웅장한 규모를 자랑하는 글로벌 가전 업체들에 비해서 규모가 작았지만 사람들의 관심은 만만치 않았다. 마치 대형 업체와 경쟁하는 강소 업체의 모습을 보는 듯 했다.

아마존 부스에서 만난 한 참관객은 “CES와 IFA 모두 가전 전시회이지만 최근 AI와 IoT가 부상하면서 관련 기술들의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다”며 “관람객들도 제품만큼이나 기술도 관심있게 보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1일(현지시간) 메쎄 베를린 야외광장에 설치된 '구글 어시스턴트' 전시부스에 사람들의 긴 줄이 형성돼 있다. 사진 아래 '여기서부터 90분'이라는 문구가 보인다.ⓒ데일리안 이홍석기자
이들의 진정한 파워는 다른 기업들의 부스에서 나왔다. 삼성전자·LG전자에서부터 소니·하이센스 등 글로벌 가전 업체들뿐만 아니라 스타트업 등 벤처기업들까지 AI를 입힌 기기를 소개하면서 대표적인 기능은 음성인식을 강조했다.

그리고 그러한 시연 공간에는 ‘구글 어시스턴트’나 ‘알렉사 인에이블드(Alexa-enabled) 이라는 문구가 옆에 표시돼 있었다. 가전업체들이 행사에서 AI 가전의 향연을 펼쳤지만 결국 숨은 승자는 구글과 아마존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향후 가전업계에서 이러한 AI 플랫폼의 중요성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여 이들의 파워는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구글의 경우, 올해 IFA 행사에서 구글 어시스턴트에 이중언어를 지원하기로 하는 등 기술력을 더욱 고도화하고 있다. 영어·독일어·프랑스어·스페인어·이탈리아어·일본어 등 6개 국어에 우선 적용된 이중언어 지원 기능은 구글 어시스턴트에서 언어 2가지를 선택하면 해당 언어를 섞어 써도 정확한 답변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 때문에 가전업체들의 AI 플랫폼 강화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빅스비, LG전자는 LG 씽큐로 AI플랫폼 경쟁에 뛰어든 상태다. 삼성은 빅스비를 통해 자체 플랫폼 강화에, LG전자는 자체 플랫폼 개발과 개방을 통한 협력에 보다 무게를 두는 전략이지만 플랫폼 강화라는 지향점은 동일하다.

업계에서는 구글과 아마존 등과 협업을 하더라도 경쟁력을 갖추는 중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어느 정도 독자 플랫폼의 입지를 구축해야 동등한 지위에서 협력 모델 개발이 가능하지 않겠느냐느 지적이다.

김현석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부문장(사장)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우리 제품에 단순히 구글 어시스턴트를 탑재한다고 해서 협력 모델이라고 할 수는 없다”며 “우리가 힘이 없으면 구글에 종속되겠지만 힘이 있으면 빅스비를 통해 구글 서비스를 활용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강조하기도 했다.
메쎄 베를린 26홀에 마련된 아마존 알렉사 전시부스.ⓒ데일리안 이홍석기자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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