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막오른 코리아세일페스타…무늬만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불리는 코리아세일페스타
정부 지원 줄고·홍보 미흡…가을 정기 세일로 전락
"작년보다 중국인 관광객이 늘었다는 거 말고는 달라진 게 없어요. 예전엔 길거리에 현수막도 내걸고 쇼핑객들도 붐볐는데 이젠 그런 풍경을 볼 수가 없네요."(명동 상인 A씨)
28일 국내 최대 쇼핑·관광 축제인 '코리아 세일 페스타'가 막이 오른 서울 명동거리를 찾았다.
코리아 세일 페스타는 소비 진작을 위해 정부 주도로 마련된 행사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은 코리아세일페스타는 지난해 미흡했던 부분을 보완해 나아진 모습을 기대했지만 달라진 게 없어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라는 말이 무색한할 정도였다.
금요일 오후 시간이지만 명동거리 일대는 한산했다. 각 상점마다 행사를 알리는 조그만 포스터만 붙어있을 뿐 코리아세일페스타의 시작을 알리는 분위기를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이후 중국인 단체 관광객 급감으로 직격탄을 맞은 상인들 역시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명동에서 화장품을 판매하는 B씨는 "코리아페스타 행사 때 할인율은 본사에서 정해주는 게 맞는 데 홍보 효과를 위해서 우리가 조금 더 할인 행인율을 높이고 있다"면서 "그래도 사람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이 행사를 모르는 분위기는 똑같다"고 말했다.
명동 일대 롯데백화점은 그나마 가을 정기 세일로 분주한 모습이었다. '코리아 세일 페스타' 로고가 박힌 세일 표시판만 매장 곳곳에 놓여져 있었다. 세일 행사와 별반 다를 게 없는 분위기였다. 대부분 쇼핑객들은 코리아 세일 페스타라는 행사가 시작된 것도 몰랐다. 단지 가을 정기세일 시작으로 백화점을 찾은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산한 분위기와 달리 9층 행사장은 쇼핑객들로 북적거렸다. 행사장에서 물건을 고르던 주부는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없다'는 말이 떠오른다며 발길을 돌렸다.
또 다른 주부 김모 씨는 "코리아세일페스타 행사가 있는 줄도 모르고 왔지만 평소와 할인율이 크게 다르지 않는 거 같아서 더 와닿지 않는다"면서 "이 행사가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에 버금가는 국내 최대 할인행사라고 불리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아 보인다"고 꼬집었다.
짧은 행사 기간과 미흡한 홍보 등으로 한계점을 드러내며 국내 최대 쇼핑 축제로 자리매김하기엔 여전히 미흡한 점이 많다는 지적이다. 다음달 7일까지 열흘간 진행되는 2018코리아세일페스타에 참여하는 업체는 지난해 450곳에서 올해 230여 곳으로 줄었고, 예산도 34억5000만 원으로 지난해의 60% 수준에 머물렀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보다 행사기간도 짧아지고 정부의 지원도 줄었다"면서 "미국 블랙프라이데이는 유통업체가 제조업체로부터 직매입해서 판매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적게는 60%에서 최고 90% 수준의 할인 상품도 있는 반면 코리아세일페스타는 정부의 주도하에 유통업체들이 참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돼 할인 폭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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