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고하저' LG전자, 4Q 반전할까
1Q 9년만의 영업익 1조 이후 내리막길...4Q 6000억원 전망
TV 패널가 상승-연말 쇼핑시즌 할인으로 수익성 개선 한계
1Q 9년만의 영업익 1조 이후 내리막길...4Q 6000억원 전망
TV 패널가 상승-연말 쇼핑시즌 할인으로 수익성 개선 한계
올해 상고하저의 실적 그래프를 그리고 있는 LG전자가 4분기 반등을 모색할 수 있을까. TV와 가전 쌍끌이 전략으로 상반기 호 실적을 달성했지만 스마트폰과 전장부품이 뒷받침하지 못하면서 하반기 체력이 떨어져가는 모양새다.
5일 LG전자에 따르면 올 1분기 9년 만의 영업이익 1조원 돌파(1조1078억원)로 산뜻한 출발을 보였던 회사는 2분기(7710억원)에 이어 3분기(7455억원)에도 내리막길을 걸었다.
5일 공시한 실적이 말 그래도 잠정실적인 만큼 월말 공식 실적 발표에서 조금 개선될 여지는 있지만 대개 격차가 크지 않다는 점에서 올해 상고하저의 그래프는 뚜렷한 상황이다.
사실 LG전자의 실적 포트폴리오에는 큰 변화가 없다. TV와 가전이 주력인 홈엔터테인먼트(HE)사업본부와 홈어플라이어스앤에어솔루션(H&A)사업본부가 전체 실적을 뛰어 넘는 영업이익을 내더라도 스마트폰과 자동차부품이 주력인 모바일커뮤니케이션즈(MC)사업본부와 전장부품(VC)사업본부가 적자로 흑자 규모를 줄이는 구조가 꽤 오랫동안 이어져 왔다.
MC사업본부는 지난 2015년 2분기 이후 14분기 연속, VC사업본부는 지난 2016년 1분기 이후 11분기 연속 적자를 지속해 온 것은 이를 잘 나타내주고 있다. 9년만의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한 1분기 성적표도 이 두 사업본부가 손익분기점만 맞췄으면 1조2609억원에 달한다.
이러한 포트폴리오의 한계가 4분기 실적 반등 가능성을 더욱 어둡게 만들고 있다. TV와 가전의 체력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스마트폰과 전장부품의 흑자전환 가능성은 점점 하락하고 있다.
1분기 나란히 5000억원대 영업이익을 거뒀던 H&A사업본부(5531억원)과 HE사업본부(5773억원)는 2분기에는 4000억원대(H&A 4572억원·HE 4070억원)로 동반 하락했다.
3분기 스마트폰의 적자 폭이 전 분기 대비 소폭 줄어들었을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전체 영업이익이 감소한 점을 감안하면 양 사업본부의 영업이익 규모는 소폭 감소했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힘겹게 실적을 이끌어 온 TV와 가전의 4분기 사업환경이 녹록치 않은 점도 반등 가능성을 줄이고 있다. TV의 경우, 3분기 들어 시작된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 오름세가 4분기에 지속될 가능성이 있어 낮은 패널 가격으로 인한 수익성 극대화 효과를 꾀하기가 점점 어려워질 전망이다.
또 11월 블랙프라이데이와 광군제 등으로 시작되는 연말 쇼핑시즌에 TV·가전 제품 가격 할인 및 세일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전개해야 해 수익성이 다소 하락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이와함께 지난 4일 공개된 전략 스마트폰 'LG V40 씽큐'를 내세워 하반기 프리미엄폰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지만 애플 아이폰 신제품과 중국 제품 공세 속에서 수익성 개선을 얼마나 이뤄낼 수 있을지도 여전히 의문이다.
이 때문에 증권가에서는 LG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이 6000억원대로 내려 앉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재의 TV·가전에 의존적인 실적 포트폴리오 하에서는 실적 개선에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쟁사인 삼성전자도 반도체 영업이익 비중이 약 80%에 육박하는 등 편중현상이 심화되고 있지만 완제품에 비해 수익성이 크게 높다는 점에서 분명히 온도차가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TV와 가전에서 프리미엄 제품 비중을 아무리 늘려도 현재 경쟁이 심한 시장 구조 상 수익성 개선에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며 “결국 스마트폰과 전장부품이 뒷받침되는 실적 구조가 돼야 하는데 언제가 될지는 미지수”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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