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5억’ KIA 윤석민, 휘몰아칠 연봉 칼바람
FA 계약 마지막 해인 올해 12억 5000만 원
올 시즌 이용규의 5억 원 가볍게 뛰어넘을 듯
힘겨운 5위 싸움을 펼치고 있는 KIA 타이거즈가 마무리 윤석민의 끝 모를 부진에 가슴을 졸이고 있다.
지난 시즌을 부상으로 통째로 날렸던 윤석민은 올해 6월 드디어 1군으로 올라와 26경기에 등판, 38.1이닝 동안 승리 없이 8패 10세이브 평균자책점 7.04를 기록 중이다.
윤석민의 야구인생은 그야말로 파란만장하다. 데뷔 후 선발부터 마무리까지 보직을 가리지 않는 마당쇠 역할을 맡은 것은 물론 2011년 투수 4관왕에 오르며 MVP까지 차지, 양현종 이전 에이스로 군림했던 투수다.
이후 미국 진출 실패를 뒤로 하고 2015년 친정팀 KIA로 복귀한 윤석민은 당시로서는 역대 최고액인 4년간 90억 원의 FA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부상에 발목 잡혔고 ‘먹튀’의 대명사로 떠오르며 KIA 팬들에게 아픈 손가락이 되고 말았다.
팬들 입장에서는 윤석민이 건강하게 공을 던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다행일 수 있다. 하지만 KBO리그는 프로스포츠이며, 치열한 경쟁과 냉혹한 평가가 공존하는 곳이다.
그도 그럴 것이 윤석민의 발목을 잡고 있는 가장 큰 요소는 다름 아닌 초고액 연봉이다. KIA와 4년 계약 마지막해인 올해 윤석민의 연봉은 무려 12억 5000만 원에 달한다.
이는 올 시즌 전체 선수 중 9위에 해당하며 투수 가운데서는 양현종(23억 원), 김광현(14억 원)에 이은 세 번째로 높은 액수다. 하지만 그의 성적은 연봉 10억 원이 넘는 선수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심각하다.
FA 먹튀가 점차 사라지는 최근 KBO리그에서 윤석민의 지난 4년은 철저한 실패다. 계약 첫해 2승 6패 30세이브 평균자책점 2.96으로 활약했지만 마무리 투수에게 과도한 투자를 했다는 평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듬해 선발로 전환했지만 이번에는 부상이 문제였다. 결국 윤석민은 2년이라는 시간을 통째로 날렸고, 90억 원에 달하는 대형 계약은 실패로 돌아갔다.
문제는 다음 시즌이다. 윤석민은 1군 등록 일수가 현저히 부족해 2019시즌 FA 대상자가 아니라 KIA와 연봉 재계약을 맺어야 한다. 4년 동안 보여준 것이 없는 만큼 큰 폭의 연봉 삭감이 예상된다.
일단 올 시즌 한화 이용규가 기록한 역대 최대 삭감액(5억 원)은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성적과 연봉(12억 5000만 원)의 괴리감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한편, KBO리그 역사상 삭감률이 가장 컸던 선수는 2011년 LG 박명환으로 5억 원이었던 연봉이 FA 계약을 마치자마자 90% 깎인 5000만 원으로 뚝 떨어졌다. 당시 LG는 ‘윈 셰어(Win Share)를 반영한 신연봉제를 채택했는데, 윤석민에게도 이를 적용한다면 그의 연봉은 1억 2500만 원으로 무려 11억 원 넘게 줄어든다.
KIA 구단에서는 2008년 이종범의 3억 원이 가장 크게 깎인 연봉이다. 이종범 역시 박명환과 마찬가지로 FA 2년 계약이 종료된 직후 삭감 직격탄을 맞았는데 5억 원이었던 연봉이 2억 원으로 크게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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