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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꼬꼬면 만들기'…라면업계, 새로운 맛 발굴 경쟁


입력 2018.12.03 15:09 수정 2018.12.03 15:20        김유연 기자

HMR 시장 성장에 따른 라면시장 성장 정체기

이색 제품 개발·차별화 전략 '승부수'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농심 '스파게티 토마토', 오뚜기 '쇠고기 미역국라면', 팔도 '더왕뚜껑', 삼양식품 '불닭볶음면'.ⓒ각 사

라면업계가 빨간 국물 맛의 정석을 깨고 이색 제품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최근 1,2인 가구의 증가로 가정간편식(HMR) 시장이 성장하면서 HMR이 라면의 자리를 대체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엔 '꼬꼬면', '나가사키 짬뽕'으로 대표되는 하얀 국물 라면 돌풍에 이어 메가 히트 상품이 기근인 상태다. 이 와중에 오랜 기간 라면 업계 1위를 지켜온 농심의 점유율마저 눈에 띄게 하락하고 있다. 그 사이 오뚜기와 삼양식품이 점유율을 끌어올리면서 점유율 경쟁을 펼치고 있다.

3일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라면 시장 규모는 2016년 2조1612억원을 기록한 이후 지난해에 2조976억원으로 2.9% 하락했다. 반면 HMR 시장 규모는 같은 기간 30.4% 증가한 3조원에 달했다. 라면시장이 쪼그라들면서 라면업계 간 새로운 맛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라면업계 1위인 농심은 건면 기술로 간편식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농심이 지난 7월 선보인 '스파게티 토마토'는 서양식 라면 간편식인 셈이다. 이 제품은 튀지지 않고 바람에 말린 건면이 핵심이다. 농심은 스파게티 맛이 특유의 꼬들꼬들한 면식감에서 시작된다고 판단하고, 라면업계 최초로 정통 스파게티를 만들 때 사용하는 '듀럼밀'을 재료로 선택, 특허기술을 이용해 빠른 시간 안에 조리할 수 있도록 했다.

농심 관계자는 "건면 기술을 활용해 세계인이 즐겨먹는 다양한 면 요리를 모티브로 한 제품 개발에 지속적으로 힘쓰고 있다"며 "오는 2020년까지 건면 매출을 지금의 2배 수준인 1000억원대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뚜기는 '가격 정책', '계절 라면' 경쟁력을 내세우며 성장세가 가파르게 나타나고 있다. 오뚜기의 라면 시장 점유율은 2015년 20.3%에서 올해 3분기 26.2%로 상승해 농심에 2위를 차지했다.

오뚜기는 지난 2008년 이후 가격을 올리지 않고 있다. 다른 경쟁사들이 원재료 값 인상 등을 이유로 가격 인상에 나설 때도 오뚜기만은 가격 인상 대열에 동참하지 않고 있다.

또 지난해 여름 '콩국수 라면'을 출시한데 이어 올여름 '진짜쫄면'을 선보여 인기를 끌었다. 겨울에는 '팥칼국수 라면'을 내놓는 등 기존 라면 제품과 차별화를 위해 새로운 맛 발굴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지난 9월 6일 출시된 '오뚜기 쇠고기미역국라면'은 출시 두 달여 만에 판매 1000만개를 돌파했다. 오뚜기 쇠고기미역국 라면은 간편식 시장의 성장에 맞추어 한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미역국을 간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라면의 스프는 양지, 우사골, 돈사골의 고소하고 진한 육수에 참기름과 소고기, 마늘, 미역을 잘 볶아 푹 끓여내어 쇠고기미역국 본연의 맛을 그대로 재현한 것이 특징이다. 면은 쌀밥 위주 한국인의 식생활 맞춰 국내산 쌀가루를 10% 첨가해 미역국과 잘 조화되며 밀가루에서 느껴지는 부담을 줄였다.

삼양식품은 중독성 강한 매운맛에 초점을 뒀다.

2012년 4월 출시된 '불닭볶음면'은 중국, 태국, 말레이시아 등에서 제품을 찾는 사람이 늘면서 '불닭볶음면 신드롬'을 일으켰다. 그 덕에 매년 5% 정도 늘던 매출은 2016년 30% 급증했다.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의 인기를 이어가기 위해 라인업 확장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까르보·짜장불닭볶음면'에 이어 불닭브랜드의 10번째 확장 제품 '쫄볶이 불닭볶음면'까지 출시했다. 쫄볶이 불닭볶음면은 대표적인 분식 메뉴 떡볶이와 쫄면을 불닭에 접목한 제품으로 불닭의 화끈한 매운맛에 달콤함을 가미한 떡볶이 맛 소스와 탱글하면서도 쫄깃한 면이 조화를 이룬다.

스테디셀러를 변형하는 전략도 늘고 있다. 팔도는 자사를 대표하는 대형 용기면 '왕뚜껑'을 봉지면으로 재해석한 '더왕뚜껑'을 출시했다. 지난 1990년 처음 선보인 '왕뚜껑'은 그동안 '김치왕뚜껑', '우동왕뚜껑', '짬뽕왕뚜껑', '철판왕뚜껑'으로 브랜드를 확장해 왔으나 봉지면 형태는 이번이 처음이다.

라면업계 관계자는 "라면의 대체품이 많지 않던 과거에는 대형 제품 하나만 있으면 매출이 꾸준히 늘었지만 지금은 HMR 등 더욱 다양해진 먹거리와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새로운 맛으로 어필하기 위한 신제품 출시는 불가피한 상황이기 때문에 제품 출시 주기는 더욱 짧아지고 개성을 추구하는 이색 제품 출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유연 기자 (yy908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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