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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조 미완성 두산…필수불가결 FA 양의지


입력 2018.12.10 07:42 수정 2018.12.10 07:42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SK와 삼성, FA 유출되며 왕조 막 내려

두산도 FA 자격얻은 양의지 반드시 잡아야

포수 포지션까지 감안하면 양의지가 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어마어마하다. ⓒ 연합뉴스

우승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좋은 선수들이 밑거름돼야 한다는 것이 불변의 법칙이다.

최근 3년 연속 MVP는 한국시리즈에 직행했던 정규 시즌 1위팀(두산 니퍼트, KIA 양현종, 두산 김재환)에서 나오고 있으며, 다수의 골든글러브 수상자들이 우승팀에서 배출되고 있다.

즉, 특급은 물론 A급 선수, 또는 한 해 반짝이더라도 좋은 기량을 선보인 선수들이 다수 포진해야 우승까지 이어진다는 공식이 성립되는 셈이다.

반대의 경우도 충분히 설명 가능하다. 팀 성적이 좋으면 선수들의 성적까지 덩달아 상승하는 현상이다. 타자의 경우, 앞뒤로 좋은 선수들이 배치되면 우산 효과를 누릴 수 있으며, 투수들도 타자들의 득점지원이나 보다 편한 상황에서 공을 던질 수 있다.

결국 좋은 선수들이 좋은 팀을 만들고, 좋은 팀이 좋은 선수들을 배출하는 선순환의 구조가 발생하게 된다.

KBO리그는 2000년대 후반 SK와 2010년대 초반을 지배한 삼성까지 최근 10년간 2개의 왕조를 거쳤다. SK는 강력한 마운드가 인상적이었고, 삼성은 완전체라 불릴 정도로 투타 모두가 강했다.

하지만 이들의 전성기도 4~5년 정도 밖에 이어지지 않았는데 내리막의 시작은 역시나 핵심 선수들의 유출이었다.

SK는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한 뒤 이진영을 시작으로 FA 자격을 얻은 선수들이 줄줄이 타 팀 이적을 택했다. 삼성도 왕조의 핵심이라 불렸던 박석민, 최형우, 차우찬이 90억 원 이상의 잭팟을 터뜨리며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왕조와 함께 특급 선수로 발돋움한 이들의 몸값 또한 껑충 뛰어 구단 입장에서는 모두 붙잡는데 애를 먹을 수밖에 없었다. 어쩔 수 없었다는 핑계가 가능했지만 이에 대한 대가는 팀 성적 추락이라는 참담함으로 이어진 것 또한 사실이다.

SK 및 삼성 왕조의 FA 유출. ⓒ 데일리안 스포츠

두산도 SK, 삼성과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두산은 2015년 업셋 우승을 차지한 뒤 이듬해 통합 우승을 일궜고, 올 시즌까지 4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오르고 있다. 2년 연속 준우승에 그치고 있지만 두산은 여전히 객관적인 전력이 가장 강력한 팀으로 평가된다.

일명 ‘화수분 야구’로 불리는 두터운 선수층이 두산의 가장 큰 장점이다. 실제로 두산은 2016년 김현수가 FA 자격을 얻고 메이저리그 진출했지만 그해 통합 우승을 이뤘고, 민병헌도 떠났지만 외야의 경쟁력은 그대로였다.

그러나 왕조를 이루겠다는 목표가 여전하다면 더 이상의 FA 유출은 곤란하다는 게 중론이다.

공교롭게도 올 시즌에는 최대어로 평가받는 양의지가 FA 자격을 얻었다. SK 포수 이재원이 4년간 69억 원의 대박 계약을 터뜨렸고, NC가 양의지 영입에 참전한다는 소식까지 들리며 얼어붙는 듯 보였던 몸값도 천정부지로 치솟는 양상이다. 붙잡기가 결코 쉽지 않다.

양의지의 포지션은 육성이 가장 어렵다는 포수다. 양의지가 빠져나가더라도 두산의 화수분 야구는 공백을 어느 정도 메울 테지만 완벽하게는 무리다. 양의지는 수비는 물론 공격까지 뛰어난 리그 최고의 완성형 포수이기 때문이다.

두산은 2015년 장원준에게 4년간 80억 원을 투자했고, 결실은 우승이었다. FA 계약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팀이며, FA 유출이 어떤 결말을 가져왔는지 SK와 삼성을 통해서도 알 수 있었다. 양의지가 없다면 두산의 왕조 탄생도 없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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