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롯데 상장 걸린 롯데면세점, 면세점 실적 개선에 총력 가능성
신세계는 명동-강남-인천공항 삼각벨트 활용, 현대는 오픈 1년차 마케팅 집중
호텔롯데 상장 걸린 롯데면세점, 면세점 실적 개선에 총력 가능성
신세계는 명동-강남-인천공항 삼각벨트 활용, 현대는 오픈 1년차 마케팅 집중
올해 국내 면세업계가 사상 최대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정부가 자국의 단체 관광객에 대해 한국 방문 제한 조치를 여전히 시행하고 있지만, 보따리상들의 이른바 '싹쓸이 쇼핑'에 힘입어 매출 규모는 날로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대형 유통업체들의 면세점 시장 진입이 잇따르면서 모객을 위한 출혈경쟁은 더욱 심화되는 분위기다.
11일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 국내 면세점 업계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8.6% 늘어난 14억3819만 달러(1조6223억원)로 집계됐다. 월별 매출로는 역대 6위 기록이다.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던 지난해 전체 매출(128억348만 달러)은 이미 올해 9월에 129억1736만 달러로 이미 앞질렀다.
사드 배치 여파로 여전히 중국 정부가 전세기, 크루즈 등 한국 단체관광에 대해 규제를 가하고 있지만 한국 화장품을 중심으로 따이공(보따리상) 매출이 크게 늘면서 전체 매출은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내년 1월부터는 중국 정부가 전자상거래법 개정을 통해 따이공 규제를 한층 강화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국내 면세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이보다는 국내 면세업체 간 심화되는 경쟁이 수익성 악화에 더욱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기존 면세점 시장 강자인 롯데, 신라에 이어 신세계와 현대 등 유통 대기업들이 잇따라 면세시장에 진출하면서 시내면세점을 중심으로 경쟁이 치열해진 데다, 새로 시장에 진입한 업체들이 내년부터 본격적인 영업경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난달 1일 무역센터점을 오픈한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중국 왕홍 등 유명 인플루언서를 잇따라 초청해 마케팅을 진행하면서 이름 알리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보통 새로 문을 여는 면세점의 경우 모객을 위해 일부 손해를 보더라도 할인이나 판촉에 힘을 싣는 것을 감안하면, 새로운 면세점이 오픈할 때마다 업계 전체 경쟁 강도는 높아질 수 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현대에 앞서 고속터미널에 면세점을 오픈한 신세계는 내년 인천공항과 명동, 강남 등 삼각벨트를 앞세워 마케팅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올해 명동에 럭셔리 부티크 호텔 ‘레스케이프’를 오픈하고, 고속터미널에는 JW메리어트 호텔 리뉴얼을 단행한 만큼 면세점과 호텔 그리고 백화점 간 시너지를 극대화 할 것으로 예상된다.
면세점이 규모의 경제를 통해 수익을 내는 산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기존 명동점 한 곳을 운영할 때 보다 수익성 개선 효과가 더 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만큼 여행사 수수료나 할인, 쿠폰 마케팅에 쏟아부을 여력이 높아진 셈이다.
롯데는 올해 인천공항 철수를 계기로 소공점, 월드타워점 등 시내면세점에 힘을 쏟고 있다. 연간 5000억원이 넘는 임대료를 부담했던 인천공항 철수로 운영자금에 여유가 생긴 만큼 이를 모객을 위한 마케팅에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특히 롯데의 경우 면세점 사업을 하는 호텔롯데의 상장 이슈가 겹치면서 실적 개선 필요성도 높은 상황이다. 호텔롯데의 시장 가치를 끌어올려야 상장 후 롯데지주와의 합병 과정에서 비용이 적게 들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각 면세업체 별로 내년이 사업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해 인 만큼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중국 정부의 사드 해빙 분위기도 면세업체 간 경쟁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최근 한국 단체관광 상품을 판매하는 중국 현지 온라인 여행사들이 늘고 있고 기업 단위의 단체여행도 증가하는 추세다. 전세기, 크루즈, 롯데 상품 이용 금지 등 3불 정책은 계속 유지되고 있지만 향후 완화 가능성이 높다는 기대에서다.
사드 이전 수준으로 중국 단체관광객이 몰려들 경우 각 면세업체들이 중국 여행사에 지급했던 수수료도 현재 대비 2배 이상 높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내년에 중국 정부가 한국 단체관광에 대한 규제를 풀 경우 이들을 가이드하는 중국 여행사의 파워 더 커져 다시 한 번 수수료 출혈경쟁이 벌어질 수도 있다”면서 “현재 수수료율이 10%대 중반 정도인데 사드 이전에는 20~30%대까지 치솟기도 했다”고 말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