孫·劉, 바른미래당 연찬회 '정체성' 논의 예상
중도·보수 타협점 어려워 vs 비박계 운신폭 좁아
孫·劉, 바른미래당 연찬회 '정체성' 논의 예상
중도·보수 타협점 어려워 vs 비박계 운신폭 좁아
바른미래당의 정체성 문제를 놓고 설 연휴 직후 진행되는 연찬회가 주요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유승민 전 대표가 지난해 지방선거 이후 공식적으로 첫 만남인 점을 고려하면 다가오는 총선을 대비한 당의 진로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가 오고갈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바른미래당 관계자에 따르면 유 전 대표가 연찬회 참석의 뜻을 직접 내비친 만큼 당 내에서는 지도부와 비박계 및 보수성향 인사들 간 정체성 문제 해결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최근 자유한국당 내 친박(친박근혜) 세력의 강화 또한 바른미래당 내 비박계 인사들이 당 활동에 전향적인 태도를 보일 것이라는 해석에도 탄력을 받고 있다. 이들의 한국당 복당 가능성이 줄어들면서 운신의 폭이 줄어들었다는 해석이다.
하지만 두 전 대표의 최근 비공개 만남 이후 이러한 긍정적인 해석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 만남에서 손 대표는 "당 전면에 나서서 활동해달라"고 유 전 대표에게 요청했지만 그는 "연찬회 이후에도 당분간 당 활동이나 회의 참석은 어렵다"는 취지의 답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 일각에서 두 대표가 여전히 중도와 보수를 놓고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고 내다봤다. 손 대표는 최근 데일리안과 인터뷰에서 여전히 "중도 노선이란 교도소 담벼락 위를 걷듯 중간을 선택하는 게 아니라, 옳은 길을 찾는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유 전 대표 또한 지난달 24일 바른정당 창당 2주년 맞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보수가 바로 서야 대한민국이 바로 선다'는 바른정당의 창당 정신은 그대로 남아 있고, 그 생각은 여전히 소중하다"며 개혁보수의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정치권은 두 대표의 정체성 간극이 좁혀지지 않을 경우 정계개편 국면에서 각자 행보를 펼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특히 최근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의 구(舊)국민의당 호남 중진 의원들 간 통합이 거론되는 점 또한 두 전 대표의 정체성 논의에 부담을 줄 우려도 감지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은 두 대표의 이번 만남이 바른미래당의 정체성을 결정하는 주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야권 한 관계자는 "유 전 대표가 먼저 당 공식 행사에 참가할 뜻을 내비친 만큼 정체성 문제에 대한 타협점을 찾기 위해 전향적인 자세로 임하지 않겠느냐고 생각한다"며 "현재 친박이 부활 조짐을 보이는 상황에서 비박계의 선택의 폭이 넓지 않다"고 설명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