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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불안 계속" 은행 주식 투자 리스크 2배 '껑충'


입력 2019.04.25 06:00 수정 2019.04.25 06:02        부광우 기자

6대銀 10영업일 기준 최대 주식 위험 610억…1년 새 110.3%↑

좀처럼 해소 안 되는 글로벌 증시 불확실성…리스크 관리 촉각

6대銀 10영업일 기준 최대 주식 위험 610억…1년 새 110.3%↑
좀처럼 해소 안 되는 글로벌 증시 불확실성…리스크 관리 촉각


국내 주요 은행 주식 위험 소요자기자본(VaR) 추이.ⓒ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국내 주요 은행 주식 위험 소요자기자본(VaR) 추이.ⓒ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국내 6대 은행들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손실 위험이 지난해 두 배 넘게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신한은행과 KEB하나은행의 관련 투자 리스크가 다른 은행들에 비해 눈에 띄게 높다는 분석이다. 국내 증시의 불확실성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으며 우려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은행들의 주식 투자 관리에도 경고등이 켜지고 있다.

25일 금융당국의 표준 모델을 사용한 시장리스크 소요자기자본(VaR·Value at Risk)을 분석 결과, 신한·KB국민·하나·우리·NH농협·IBK기업은행 등 국내 6대 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주식 위험은 총 610억원으로 전년 말(290억원) 대비 110.3%(320억원)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VaR은 과거 250영업일의 데이터를 토대로 특정 시점에서 10영업일 동안 발생할 수 있는 최대 손실 가능 금액이다. 금융사의 각종 위험을 계량화하는 대표적 지표로, 글로벌 투자은행인 JP모건에서 개발한 기법이다. 주가는 물론 금리와 환율 등 위험요소의 변동성을 통계적으로 분석, 산출해 특정 기간 생길 수 있는 자산의 최대 손실 폭을 보여준다.

은행별로 보면 신한은행의 지난해 말 주식 위험 VaR이 222억원으로 가장 높았다. 1년 전(47억원)과 비교해 372.3%(175억원)나 증가한 액수여서 눈길이 쏠렸다. 이어 하나은행의 주식 위험 VaR이 211억원으로 큰 편이었다. 이 역시 같은 기간(135억원) 대비 56.3%(76억원)나 늘었다.

다른 은행들의 주식 위험 VaR은 모두 100억원 이하에 머물렀지만 일제히 증가 흐름을 나타냈다. 농협은행은 65억원에서 80억원으로, 기업은행은 21억원에서 40억원으로 각각 23.1%(15억원)와 90.5%(19억원)씩 주식 위험 VaR이 확대됐다. 이밖에 국민은행은 13억원에서 33억원으로, 우리은행은 9억원에서 24억원으로 각각 153.8%(20억원)와 166.7%(15억원)씩 해당 금액이 증가했다.

이처럼 은행들의 주식 리스크가 늘어난 것은 지난해 얼어붙은 증시의 여파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난해 첫 거래일이었던 1월 2일 2479.65로 시작한 코스피 지수는 같은 해 마지막 거래일인 12월 28일에 2041.04까지 추락하며 1년 새 17.7%(438.61포인트) 폭락했다. 특히 증시 부진이 본격화했던 10월 한 달 동안에만 코스피 지수가 2338.88에서 2029.69로 13.2%(309.19포인트) 급락하며 부침을 겪었다. 코스닥 지수 역시 지난해 812.45로 시작해 16.8%(136.80포인트) 떨어진 675.65로 마감했다.

그나마 다행은 올해 들어 주식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첫 거래일 2010.00으로 문을 연 코스피 지수는 이번 달 22일 종가 기준 2216.65로 10.3%(206.65포인트) 상승했다. 코스닥 지수 역시 같은 기간 669.37에서 13.8%(92.64포인트) 상승한 762.01을 기록 중이다.

문제는 증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점이다. 좀처럼 매듭지어지지 않고 있는 글로벌 경제의 여러 불안 요소가 자칫 불리한 방향으로 전개될 경우 국내는 물론 해외 주식 시장까지 다시 요동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현실이다.

가장 큰 위험은 1년 넘게 세계 경제를 짓누르고 있는 미국과 중국 간 무역 분쟁이다. 양국 간 협상이 이뤄지더라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으로 향해 있던 보호 무역주의의 타깃을 다른 우방 교역국으로 돌릴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염려는 사라지지 않고 있다. 더욱이 그 대상으로 일본, 유럽과 함께 한국이 거론되고 있다는 점은 우리의 걱정을 깊게 하는 대목이다.

긴축에서 완화모드로 급선회 한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도 금융 시장을 어수선하게 만들고 있는 요인이다. 미 연준은 지난해 12월 말에 개최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까지만 해도 올해 말까지 세 차례의 추가 인상을 통해 기준금리를 3.00~3.25%까지 올리겠다는 계획을 내비쳤다. 그런데 올해 1월 말 열린 FOMC에서 당분간 기준금리 인상을 유보하겠다고 밝힌데 이어, 지난 달 말 FOMC 직후에는 올해 기준금리 인상이 없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예측하기 힘든 경제적 대외 변수가 산적해 있어 국내외 증시의 불확실성은 상당히 커져 있는 상황"이라며 "금융사들 입장에서도 주식 투자를 확대하기 보다는 리스크 관리에 주력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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