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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은행 빠진 오픈뱅킹…카뱅·케뱅 참여 올해도 어렵다


입력 2019.11.05 06:00 수정 2019.11.04 21:40        박유진 기자

신생 은행 내부 시스템 일정 고려…시범 은행 보완점도 수두룩

은행 간 보이지 않는 샅바싸움 분위기도 "3개월 정보만 준다"

신생 은행 내부 시스템 일정 고려…시범 은행 보완점도 수두룩
은행 간 보이지 않는 샅바싸움 분위기도 "3개월 정보만 준다"


오픈뱅킹 서비스 시범 사업자 현황ⓒ데일리안


인터넷전문은행의 오픈뱅킹 서비스는 올해 안에도 제공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말 국내 10개 은행은 오픈뱅킹 대전에 참여했는데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시범 사업자로 나서지 못했다. 신생 은행인 탓에 내부 시스템 등을 늦게 구축 하는 등 이제 막 서비스를 기획해 연내 시작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1·2호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의 오픈뱅킹 개시 일정은 아직까지 확정되지 않은 상태로 연내 사업 시작은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인터넷은행 한 관계자는 "기존에 영업하던 은행들과 달리 내부적으로는 펌뱅킹 시스템 구축 등을 올해 초에서야 마쳤고, 수수료 정산 체계를 구축하는 개별 테스트에만 3개월이 소요돼 (오픈뱅킹)서비스 기획이 지체된 부분이 있다"며 "현재 내년도 사업 계획 중인데 내부적으로는 12월까지의 오픈도 어려울 것으로 판단 중이다"고 말했다.

오픈뱅킹 서비스 시스템의 경우 이미 은행끼리의 정보 공유 시스템 등 공동 인프라는 구축된 상태라 사업자에 포함되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내부 과제가 시급해 서비스 기획을 마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은행이 출범할 시기인 2016년부터 오픈뱅킹을 준비해 온 일반 은행처럼 빠른 시행은 어렵다는 설명이다.

이미 첫 삽을 뜬 10개 은행의 경우 어깨가 무거운 상황이다. 막상 서비스를 출시했지만 곳곳서 문제점이 발생하는 등 보완과제가 만만치 않아 오히려 후발주자로 사업을 시작하는 편이 나은 상황이다.

오픈뱅킹 시행 이후 금융위원회와 금융결제원 등에는 은행 자체 시스템의 문제로 다른 은행에 대한 계좌 연동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는다는 등 이상감지가 보고되고 있다.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의 경우 자금세탁방지 이슈 등의 문제로 다른 은행 계좌로 다른 은행 송금이 불가능하다. 신한은행의 경우 기술적 한계에 따라 오픈뱅킹을 비롯해 자체 서비스로 내놓은 'MY자산'에서 은행끼리 정보가 공유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계좌 연동 시 데이터를 자체적으로 끌고 오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됐다"며 "현재 은행 차원에서 시스템 용량 증설과 과부하 분산, 기술 연계 방식 변경 등 시스템 개선안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오픈뱅킹은 하나의 앱 안에서 여러 은행의 계좌를 한 번에 관리하고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금융사 입장에선 주거래고객 이탈이 있을 수 있어 고민하는 바가 큰데 현장에선 정보 제공권을 놓고 때아닌 힘겨루기가 펼쳐지고 있다.

현재 IBK기업은행, 국민은행의 경우 다른 은행 계좌의 거래내역을 조회할 수 있는 기간은 3개월로 제한돼 있다. 다른 은행들은 최대 1년까지 조회권을 허용하지만 여기서도 정책이 달라 조회 가능 기간에 차이가 발생한다. 하나은행 오픈뱅킹서 타 은행 계좌 거래내역 조회 시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각각 1년, 카카오뱅크 3개월 등으로 정보 제공기간이 다른 점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데이터 제공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은행마다 정보 제공에 차등을 두고 있어 조율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지속적인 협의가 이뤄져야 할 부분이 많아 매주 회의를 이어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오픈뱅킹 서비스는 금융당국이 '혁신금융' 차원에서 야심 차게 추진한 사업인 만큼 소비자들의 기대가 높았다. 그러나 기존 핀테크 업체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와 큰 차별이 없어 경쟁력이 높지 않다는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금융 플랫폼 서비스를 운영하는 토스 등에서도 은행별 흩어진 계좌 잔액을 한꺼번에 조회하고 송금도 무료로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결제원 관계자는 "현재까지 오픈뱅킹 서비스로 송금이 가능한 상품은 단순 입·출금계좌인데 앞으로 이용 계좌를 확장할 계획"이라며 "핀테크 업체들이 참여한다는 것을 고려해 쇼핑몰에서 거래가 쉽게 일어날 수 있도록 가상계좌 등을 추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유진 기자 (rorisang@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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