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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 영업재개 1년···증권사 목표가 20% 뛴 이유는


입력 2020.01.16 06:00 수정 2020.01.16 08:08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부동산PF 규제에 발 묶인 증권사...삼성증권 확대 여력 부각

규제 발표 이후 신고가...“흔들리는 시장서 이익 변동성 낮아”

여의도 증권가.ⓒ연합뉴스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금융 규제와 라임자산운용 사태로 금융투자업계의 관련 사업 위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에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경영을 해온 증권사들에게 유리한 판이 펼쳐지고 있다. 특히 삼성증권은 국내 초대형IB 중 부동산금융 사업에 가장 덜 적극적이었던 회사다. 그러나 올해 타 증권사들의 규제 압박 가능성이 커지면서 아직 성장 여력을 아껴둔 삼성증권에게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그동안 초대형 IB를 중심으로 외형을 빠르게 키운 가운데 급성장에 대한 위험성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정부는 최근 100조원에 육박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험 노출액(익스포저)에 칼을 빼들며 대대적인 규제를 선언했다. 일부 증권사들의 경우,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PF 등 채무보증이 과도하게 늘면서 리스크가 커졌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이들 증권사는 그동안 수익 구조 다변화를 위해 공격적으로 부동산 금융을 늘려왔다.


증권사들의 주요 수익원이었던 부동산금융이 당국의 규제 강화에 묶이게 되면서 업계의 불만도 쏟아지고 있다. 여기에 라임운용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가 겹쳐 관련 사업 추진에도 난항이 예상된다. IB사업 쏠림이 덜하고 이익 변동성이 낮은 증권사들이 주목받게 된 이유다. 자산관리(WM) 부문이 강하며 초대형IB 간 경쟁 격화에서는 한 걸음 물러서있던 삼성증권의 반사이익이 전망되고 있다.


앞서 삼성증권은 ‘배당착오’ 사태로 6개월 영업 정지 제재를 받은 뒤 지난해 1월 신규 주식영업을 재개했다. 전통적으로 보수적인 영업 기조를 보여온 삼성증권은 한 해 동안 리스크 관리를 더욱 강화했다. 또 영업정지 여파를 털어내는 동시에 IB사업에도 조금씩 속도를 올리기 시작했다. 영업재개 1년이 지난 현재, 시장의 평가는 크게 달라졌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평균적으로 제시한 주요 증권사의 적정주가는 최근 1년간 대부분 하락하거나 소폭 오름세를 보였다.


먼저 키움증권(-15.91%), 하나금융지주(-14.99%), 대신증권(-10%), NH투자증권(-5.13%), 신한지주(-4.06%)의 목표주가가 1년 만에 줄줄이 하향 조정됐다. 다만 같은 기간 미래에셋대우가 10.39% 올랐고 유안타증권은 6개월 전 목표가와 변동이 없었다. 메리츠종금증권(4.19%), 한국금융지주(2.06%)도 상향 조정됐지만 2~4%에 그쳤다.


반면 증권사들은 삼성증권의 목표가를 약 20% 가깝게 올려 잡았다. 실제 삼성증권 주가는 지난달 24일 장중 52주 최고가인 3만970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후 종가 기준 3만7000원~3만8000원선을 유지하고 있다. 작년 연초 3만1250원이었던 주가는 이날까지 21.28% 오른 상태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증권은 지난해 3분기 부진했던 IB 부분의 실적이 빠르게 회복됐고 다른 대형사와 달리 ELS 조기상환 규모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면서 “3분기 이후 변동성이 확대된 채권금리 흐름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이익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증권사들 중 부동산PF 조치 발표의 영향을 적게 받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부동산PF 시장에 진출한지 얼마 되지 않아 익스포저가 크지 않은 가운데 발행어음 인가를 받기 전이라 그로 인한 타격도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의 규제에 따라 증권사들은 부동산 PF 채무보증을 올해 7월까지 자본의 100% 이내로 축소해야 한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작년 3분기 말 삼성증권의 전체 채무보증(부동산 포함)은 자기자본의 48% 수준에 불과하다. 증권업계 평균 비중은 70%로, 시장 확대 여력이 충분한 상황이다.


정태준 연구원은 “타사가 당분간 신규 부동산PF를 취급하지 못할 전망인 만큼 다른 경쟁사들에게는 기회요인이 될 수도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부동산PF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당장의 NCR비율이 견고해야 하는데, 삼성증권은 가장 종합적으로 우량하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정 연구원은 “삼성증권은 자본 대비 부동산PF 익스포져도 규제 한도 대비해서 현저히 낮은 수준으로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확대 여력이 충분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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