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보급형 라인·폴더블폰으로 경쟁력↑
화웨이, 애플 제치고 글로벌 점유율 2위 올라
4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 0.4% 감소
삼성전자가 지난해 3억대에 육박하는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을 기록하며 점유율 1위 자리를 유지했다.
글로벌 정보기술(IT) 자문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해 연간 스마트폰 판매량은 전년 대비 0.4% 증가한 2억9620만대로 집계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중급·보급형 스마트폰을 성공적으로 개선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가격에 민감한 구매자들을 유치하기 위해 1월초에 ‘갤럭시S10 라이트’와 ‘갤럭시노트10 라이트’ 모델을 출시했다.
최근에는 새로운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Z 플립’을 발표하며 화웨이의 위협에 반격했다는 평가다. 안슐 굽타 가트너 책임 연구원은 “폴더블폰 시장에서 삼성과 화웨이의 치열한 경쟁은 각 기업이 서로 다른 접근방식을 취함에 따라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삼성은 갤럭시Z 플립을 선보이면서 가로에서 세로 접이식으로 전환해 크기와 가격을 낮췄다”며 “화웨이는 현재 전 세계에서 화웨이 모바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화웨이 앱갤러리를 탑재한 메이트Xs를 출시하고 가격을 인상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4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0.4% 하락했다.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도 스마트폰 판매량이 전년 대비 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지난해 총 스마트폰 판매량 감소에도 삼성전자와 화웨이, 샤오미 모두 성장세를 기록했다. 화웨이는 지난해 18.6%의 연간 성장률을 선보이며 가장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다. 이를 통해 화웨이는 애플을 제치고 글로벌 점유율 2위 자리를 차지했다.
미국의 제재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화웨이는 중국에서 공격적인 스마트폰 전략을 펼쳐 37%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안슐 굽타 책임 연구원은 “올해도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기술 접근금지 조치가 계속된다면 화웨이의 세계 스마트폰 시장 내 전망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애플과 샤오미는 상위 5대 스마트폰 기업들 중 지난해 4분기 성장세를 기록한 유일한 두 기업이다. 삼성전자는 매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17.3%의 시장점유율을 유지하며 1위를 지켰다. 애플은 시장점유율 17.1%로 2위를 차지했다.
4분기 연속 하락세를 보인 애플의 아이폰 판매량은 4분기에 7.8% 증가하면서 성장세를 회복했다. 가트너의 리서치 총괄 부사장인 아네트 짐머만은 “아이폰11 시리즈 가격이 아이폰XR에 비해 소폭 낮아졌고, 이전 세대 아이폰 모델들의 가격이 인하되면서 아이폰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다”며 “이는 애플이 2위 자리를 되찾는 데 일조했다”고 말했다.
아이폰 판매량은 특히 중국에서 강세를 보이면서 4분기에 39% 성장률을 기록했다. 애플은 영국·프랑스·독일·브라질·인도 등 일부 성숙 시장과 발전 시장에서 성과를 거뒀다. 애플은 올해 3분기 첫 5세대 이동통신(5G) 스마트폰을 출시할 전망이다.
샤오미의 지난해 4분기 마트폰 판매량은 총 324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16.5% 증가했다. 안슐 굽타 책임 연구원은 “이러한 우수한 판매 실적을 통해 샤오미는 오포를 제치고 4위를 차지할 수 있었다”며 “레드미 모델의 가격과 성능이 샤오미의 스마트폰 판매 성장을 견인했고, 샤오미는 특히 신흥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선전했다“고 말했다.
샤오미는 중국에서 수익을 높이기 위해 스마트폰 가격을 인상하기 시작했다. 중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오포와 비보 등 소매 중심 기업들은 어려움을 겪은 반면, 온라인 채널 전략을 확장해 온 샤오미는 기회를 얻었다는 분석이다.
아네트 짐머만 리서치 총괄 부사장은 “코로나19 사태는 올해 1분기 중국 내 스마트폰 수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지만, 해당 기간 동안 국제 스마트폰 시장의 수요는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한편 지난해 인도는 1억5190만대의 스마트폰 판매량을 기록하며 미국을 제치고 2위에 올랐다. 중국은 지난해 연간 판매량 3억9080만대로 선두를 지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