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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정리' 안 되는 비례연합정당…진보분열만 가속하나


입력 2020.03.09 16:02 수정 2020.03.09 16:11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정치개혁연합과 시민을위하여 개별 움직임

"민주당이 시민을위하여와 함께할 것" 발언 파장

정의당, 민중당 등은 비례연합정당 반대

정봉주 주도 열린민주당도 독자노선

가칭 시민을위하여 공동대표 최배근 교수(좌)와 우희종 교수(우)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민주당이 비례연합정당 참여를 고심하고 있지만, 제 정당들 사이 간극이 여전해 진통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오히려 비례연합정당 논의 과정에서 진보진영의 분열만 가속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민주당에 비례연합 참여를 촉구하고 있는 세력은 정치개혁연합과 ‘시민을위하여’ 두 곳이다. 정치개혁연합은 주권자전국회의를 주축으로 민주화 운동 원로들이 참여한 ‘연합정당’ 형태이며, 시민을위하여는 최배근 교수와 우희종 교수가 주도한 ‘플랫폼 정당’ 형태다. 개별적으로 정당설립 절차를 진행 중이며, 양측 모두 민주당과 정의당에 연합공천을 공식적으로 제안한 상태다.


문제는 양측의 간극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시민을위하여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최배근 교수는 9일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민주당이 정치개혁연합에 시민을위하여와 같이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안다”며 “이에 대해 (정치개혁연합 측이) 부정적인 의사를 표명하면서 민주당은 시민을위하여와 같이 갈 수밖에 없다고 밝힌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우 교수는 “취지가 같다면 당연히 하나로 통합하는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면서도 “(정치개혁연합은) 저희와 결이 다르다. 시민을위하여는 순수하게 시민의 참여로 이뤄져 있는데 다른 단체는 정당 활동을 한 분들이나 정치인들이 관여돼 있어서 ‘빈그릇 정당’이냐 아니냐의 차별성이 있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빈그릇이 아니기 때문에 함께할 수 없다"며 "정치개혁연합에 처음 참여했던 사회원로 중 상당한 분들이 저희 지지로 돌아섰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정치개혁연합 측은 “할 말이 없다”는 입장이다. 하승수 집행위원장은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지금은 각 정당이 비례연합에 참여하는지를 논의하는 단계지 그런 이야기를 할 때가 아니다”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민주당이 시민을위하여와 함께 할 것’이라는 최 교수의 발언에 대해서도 “들어본 바 없다”고 잘라 말했다.


민주당은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이날 취재진과 만난 강훈식 수석대변인은 “개별적으로 어떤 의원이 무슨 말을 했는지는 모르겠는데, 최고위나 공식석상에서 그런 논의는 없었다”고만 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민주당이 나서면 위성정당으로 비춰질 게 분명한데 어떻게 나서겠느냐”며 “외부에서 먼저 정리가 되고 민주당은 단순 참여하는 그림이 적절하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따라서 민주당이 비례연합정당 참여를 결정하더라도 진보진영 분열은 피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녹색당과 민중당은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고, 특히 정의당은 반대의사가 확고해 명실상부한 ‘범진보진영 비례연합정당’이 만들어질지 의문이다. 정의당은 전날 전국위원회를 열어 비례연합정당에는 참여하지 않기로 최종 결론을 내렸다.


전날 ‘문재인 대통령 수호’를 정체성으로 내세워 창당한 열린민주당도 독자노선을 걸을 공산이 크다. 최고위원으로 임명된 무소속 손혜원 의원은 “시민들이 뽑은 비례후보를 공천하겠다”며 연합공천이 아닌 자체공천을 진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민주당이나 시민을위하여 측도 열린민주당과의 연합은 부담스러워하는 눈치다. 최 교수는 ‘열린민주당도 연합의 대상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민주당이 열린민주당과의 연합을 선택할 수 있겠느냐”는 말로 대신했다.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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