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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맞는 매가 낫다”...멈춰선 IPO 2분기 달릴까


입력 2020.04.13 05:00 수정 2020.04.12 22:43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올 1분기 공모금액 전년 대비 60%↓...2016년 이후 가장 저조

“시장 회복시 일정 역대급 쏠릴 것...2분기 선제적 진행도 대안”

기업공개(IPO) 시장이 한파를 겪고 있는 가운데 2분기 IPO 전망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데일리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기업공개(IPO) 시장이 냉각되면서 2분기 IPO도 아직 위축된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코로나19 여파에 따라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할 수 있다는 기업들의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그러나 1분기 일정에 공백이 생긴 뒤 업체들이 2분기 한꺼번에 몰릴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 진입 시기를 둘러싼 고민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7일 한국거래소와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상장기업은 총 14곳이다. 유형별로는 재상장 1개사, 이전상장 1개사, 신규상장은 12개사였다. 지난 4년간 1분기 공모기업 수는 2016년 21개사에서 2017년 17개사로 줄었고 2018년 17개사에서 2019년 16개사로 꾸준히 감소했다. 1분기 신규상장 기업 중에는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기업 5개사를 제외한 8개 기업이 기관 수요예측을 마쳤다.


1분기 IPO 시장 공모금액은 2016년(4278억원)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금액은 약 317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가량 줄었다. 상장을 추진하던 기업들이 IPO 일정을 철회하거나 연기하면서 공모금액이 급격하게 감소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적절한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힘들 것이란 기업들의 판단이 잇따른 결과다. 1분기 기존 상장 계획을 철회하거나 연기한 기업은 노브메타파마, LS이브이코리아, 엔에프씨, 에스씨엠생명과학, 압타머사이언스, 메타엠넷플러스 등이다.


여기에 최근 상장한 기업들 주가가 대체적으로 부진한 가운데 2분기 IPO 시장 전망도 밝지 않다. 이달 공모절차를 준비 중인 기업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거래소부터 심사승인을 받은 11개 업체 중 센코어테크가 유일하다. 이 기업은 13일부터 수요 예측을 진행한다. 219만500주를 공모할 계획으로 희망 공모가는 1만2400~1만6500원이다. 과감한 결정을 내린 만큼 시장의 관심도 집중되고 있다.


다만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감소하는 현 시점에서 공모절차를 먼저 진행하는 기업이 유리한 포지션을 가져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고 코스닥 시장 투자심리가 회복될 경우 공모를 미뤄왔던 기업들이 단기간 내 IPO 시장에 쏠릴 것이란 예상에서다. 수요예측과 기업설명회 등 일정들이 중복되면 오히려 시장에서 부각 받기 어려울 수도 있다.


이소중 SK증권 연구원은 “연내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기업들은 최근 증시 상황에 따라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할 것이란 우려감이 지배적”이라면서도 “하지만 기업설명회를 통해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현황을 전달함으로써 투자자 유치가 이미 상장된 기업들보다 유리하게 진행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 연구원은 “상장된 종목들 중 주가가 크게 하락했는데도 불구하고 매수세 유입이 제한된 이유 중 하나는 코로나19 영향이 실적에 얼만큼 반영됐는지 불확실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상장을 미룬 기업과 상장예비심사 승인 이후 6개월 내 상장 절차를 완료해야 하는 기업들은 10여 곳으로 파악된다.


IR 업체 관계자는 “이런 상태로 계속해서 IPO 일정이 취소되거나 밀리게 되면, 향후 시장이 풀렸을 때 공모기업들이 역대급으로 몰릴 가능성이 있다”면서 “오히려 평가절하되는 기업들이 늘어날 수 있어, 2분기에 선제적으로 치고 나가 진행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라고 말했다.


상장을 추진하는 기업들의 흥행 부담이 커지면서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대어급’ IPO에도 조심스러운 움직임이 관측된다. 특히 지난해 12월 상장예비심사 승인을 받은 SK바이오팜에 시장의 이목이 쏠린다. 이외에도 카카오페이지, CJ헬스케어, 호텔롯데, 현대카드, 빅히트엔터테인먼트, 호반건설 등이 올해 공모주 시장을 견인할 대어로 주목받았지만 이 중 상장예비심사청구서를 접수한 곳은 SK바이오팜뿐이다.


증권가는 코로나19 사태가 점차 안정화되고 있고 이달 ‘거리 두기 운동’ 이후 관련 업황이 정상화된다면 하반기부터 IPO 시장도 정상화될 것으로 관측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심사승인된 기업이 상장을 재추진 할 것으로 예정돼 있고 이미 심사청구 기업도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면서 “또한 정부의 증권시장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대응정책들이 발표되고 있어 IPO 시장도 점차 회복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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