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한국GM, 임협 고비 넘겼지만…코로나·임단협 '첩첩산중'


입력 2020.04.14 17:46 수정 2020.04.14 17:51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올해 교섭은 단협 포함한 '임단협'…복리후생 복원 여부 등 진통 예상

코로나19 사태로 트레일블레이저 미국 출시 시점 요원…수출 비상


한국GM 부평공장 전경.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한국GM 부평공장 전경.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한국GM이 10개월 만에 2019년 임금협상(임협)을 최종 타결하며 한 고비를 넘겼다. 하지만 곧바로 단체협약이 포함된 올해 교섭(임단협)을 시작해야 하는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수출 감소에도 대응해야 한다.


14일 한국GM 노조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틀간 진행한 임협 잠정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에 전체 7813명의 조합원 중 7233명(투표율 92.6%)이 참여해 53.4%에 해당하는 3860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지난해 7월 상견례를 시작으로 무려 10개월간의 대장정 끝에 이룬 성과지만 한국GM의 눈 앞에는 더 큰 고비가 줄이어 있다.


당장 올해 임단협이 눈앞에 다가왔다. 지난해의 경우 교섭 장소 등을 놓고 노사가 벌인 갈등으로 시작이 늦어졌지만 통상 한국GM 노사 교섭은 4월 말이나 5월 초 시작된다.


노조 내부 협의를 거쳐 요구안을 마련하려면 6월, 혹은 지난해와 같은 7월께는 노사 상견례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임협을 길게 끈 관계로 노사가 계속해서 교섭에만 매달리는 상황이 된 것이다.


올해 임단협 과정은 지난해 임협보다 진통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임금인상과 성과급 등이 중심인 임협과 달리 임단협에는 복리후생 등 상세 근로조건이 포함된 단협이 포함돼 있어 교섭 과정이 복잡하다.


특히 지난 2018년 유동성 위기 당시 법정휴가, 상여금 지급방법, 귀성여비 및 휴가비, 학자금, 임직원 차량할인 등 복리후생을 축소하는 내용의 단협 개정이 이뤄진 바 있어 노조 측의 단협 복원 요구가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임협은 올해 출범한 현 노조 집행부가 전임 집행부로부터 승계한 것이지만, 올해 임협은 현 집행부의 첫 사업이라는 점에서 노조가 교섭에서 더 강하게 나올 가능성도 높다.


더 큰 문제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수출 감소다. 한국GM 지난해 전체 생산에서 수출이 80% 이상을 점유했을 정도로 수출 의존도가 높은 기업이다. 하지만 주력 수출시장인 미국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급속히 확산되며 수출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지난달 한국GM의 수출은 2만8953대로 전년 동월 대비 20.8%나 감소했으며, 미국에서의 코로나19 사태 추이에 따라 앞으로 감소폭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기존 주력 수출 모델인 소형 SUV 트랙스와 경차 스파크의 판매가 모델 노후화로 빠르게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이를 대체해야 할 트레일블레이저는 미국 시장 출시가 늦어지고 있다.


현재 미국에 수출하고 있는 트레일블레이저는 정식 출시에 앞서 판매망에 배치해놓기 위한 물량으로, 출시가 늦어지면 수출도 중단될 수밖에 없다.


한국GM 관계자는 “미국에서 매일 수백 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자동차 판매가 제대로 될 리가 없다”면서 “딜러들도 프로모션을 엄청나게 붙여 재고를 터는 상황이라 신차를 출시할 분위기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일단 지난해 임협 타결로 리스크 요인 하나를 제거한 것은 다행이지만 무엇보다 미국 등 주요 시장의 심리적 안정을 통한 수출 정상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다른 쪽에 신경 쓸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