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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기획┃지상파 월화극②] ‘미니시리즈=밤 10시’ 공식 깬 치열한 수 싸움


입력 2020.04.15 13:30 수정 2020.04.15 13:30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편성엔 '정답' 없어...언제든 새로운 시도 가능

타 방송사들 편성 변화 주의 깊게 살펴 대응해야

ⓒ네이버 지상파 월화극 편성표
ⓒ네이버 지상파 월화극 편성표

지난해 중단했던 지상파 월화극의 재개 이후 눈길을 끄는 건 각 방송사들의 ‘수 싸움’이다. 편성 시간을 둔 눈치싸움은 지난해부터 조짐을 보이다가 이번 월화극 재개로 더욱 불붙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기존 미니시리즈가 밤 10시 방송됐다면, 지금은 적게는 10여분부터 1시간여의 시간 이동을 하는 경우를 살펴볼 수 있다.


대표적인 예로 MBC의 미니시리즈 편성이 그렇다. MBC는 지난해 5월부터 미니시리즈를 기존보다 한 시간 앞당긴 오후 9시에 편성하는 강수를 뒀다. 첫 시도에는 정해인 주연의 ‘봄밤’이 편성됐는데, 9.5%(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라는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종영했다. 다소 아쉬운 성적이었지만 편성 변경으로 성공의 가능성을 본 유의미한 시도로 내다봤다.


이러한 편성 변화는 그룹콘텐츠전략부를 통해 이뤄진다. MBC 관계자에 따르면 그룹콘텐츠전략부에서는 개편업무(프로그램 평가·라인업계획)를 총괄한다. 세부적으로는 콘텐츠전략 수립을 위한 프로그램 시청률 분석, 개편 결과 분석, 본사·타사 작품 리뷰, 시청자 조사, 트렌드 연구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MBC 관계자는 “시청자들의 라이프 스타일이 계속 변화하기때문에 편성도 그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 MBC가 계속 시도하고 있는 다양한 편성 형태는 그런 변화를 반영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그렇다고지금 MBC 편성이 정답은 아니며언제든지 새로운 편성을 시도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만큼이나 콘텐츠의 형태, 장르, 특성 등도 크게 변화되고 있다. 때문에 예전과 같은 장르 구분으로 콘텐츠를 카테고리화하기도 쉽지 않다”며 “콘텐츠의 특성과 소구포인트, 타깃 등을 고려한 적합한 편성을 찾는 것이 중요하며 언제든 유연한 전략을 구사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른 방송사들의 편성 변화에도 늘 신경을 곤두세워야 한다. 이에 대해 “물론 타 방송사들의 편성 변화를 늘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다”면서 “본사도 쉽게응용할 수 있는타사 전략이 있으면열어놓고 실행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다만 콘텐츠는 사전 준비기간이 매우 길고, 특히 지상파는 프로그램 수가 워낙 많기 때문에빠르게 대응하기 어려운 한계도 있다”고 고충을 호소했다.


다른 지상파들이 히트작을 내놓는 동안 MBC가 아직 ‘히트작’이라고 할 만한 작품을 내놓지 못한 것에 있어서 편성 전략이 유효하지 못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로 저녁 시간대가 자유로워진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사람들의 인식 속에는 ‘9시 드라마는 이르다’는 편견이 남아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왔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더 이상예측 가능한 ‘편성 공식’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때문에 타사에서도전통적인 예능 시간대에 편성하지 않았던 예능프로그램이 소위 ‘대박’이 난 사례도 있는 게 아니겠나”라며 “익숙한편성 틀을 고집하기보다는 개별 콘텐츠가 가장 성과를 잘 낼 수 있는 편성을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시청률이많이 나오는 것도 중요하지만 특정 타깃을 염두에 둔콘텐츠 등의 경우 타깃별로 얼마나 소구가 가능한지 판단할 수 있는 중요한 근거가 된다”고 소신을 밝혔다.


이에 MBC는 오후 9시 시간대에 미니시리즈 편성을 고수하며 3월 개편 소식을 전했다. 먼저 지난달 23일부터 ‘365:운명을 거르스는 1년’이 방송 중이고, 후속프로그램으로 오는 5월 송승헌 주연의 ‘저녁 같이 드실래요?’를 방영할 예정이다. 수목드라마도 9시 시간대에 ‘그 남자의 기억법’을 편성해 지난달 18일부터 방송하고 있다.


관계자는 “MBC는 지난해에 여러 차례 큰 폭의 개편을 실시해서 일정 부분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시청자들의 라이프스타일은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변화하기 때문에작년개편이 올해까지 유효하리라는 법은 없다”면서 “지금성과가나쁘지 않다고 해서 그것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알 수 없는 것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도 모든 개편은 제로베이스에서 검토할 것이고, 좋은 콘텐츠가 많은 시청자에게 도달할 수 있는 최적의 편성을 내놓기 위해노력할 것”이라고 방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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