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평행선 달리는 韓美 방위비 분담금 협상…돌파구는?


입력 2020.04.17 05:30 수정 2020.04.17 05:52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무급휴직 2주 넘겨

안보 태세 악영향 예상되는 만큼 조속한 합의 필요

전문가들, '현실적 대안'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

(왼쪽부터)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협상대사와 제임스 드하트 미 국무부 방위비분담협상대표(자료사진). ⓒ외교부 (왼쪽부터)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협상대사와 제임스 드하트 미 국무부 방위비분담협상대표(자료사진). ⓒ외교부

타결 임박설이 돌았던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좀처럼 매듭지어지지 않고 있다.


우리 정부가 호르무즈 파병‧미국산 무기구매‧코로나19 진단키트 제공 등 분담금 외 동맹 기여를 강조하며 펼쳐온 '지렛대 전략'이 한계를 드러낸 만큼 전략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외교부에 따르면 한미 방위비 협상단은 지난달 제11차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7차 회의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가진 뒤 유선‧화상 회의를 통해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대면 협의는 어려운 상황으로 전해진다.


정부는 당초 이달 말로 예정된 20대 국회 임기 내에 국회 비준을 받겠다는 입장이었지만, 합의문 작성 등 관련 절차를 감안하면 실현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평가다.


합의 불발 여파로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무급휴직이 2주를 넘어서 조속한 합의가 중요한 시점이지만, 미국 측 주요인사가 한국 측 추가부담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는 등 협상 난항이 예상된다.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지난 14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한국이 우리의 가깝고 신뢰받는 동맹이라는 나의 견해는 여전하다"면서도 "그들은 부자 나라이다. 그들은 상호 방위와 그들의 특정한 방위에 도움이 되기 위해 (방위비 분담금을) 더 지불할 수 있고, 더 지불해야 한다”고 말했다.


접점을 찾았다던 방위비 협상이 '트럼프 변수'로 제동이 걸렸다고 알려진 상황에서 에스퍼 장관이 사실상 우리 정부를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협상 초기 한국 측에 전년 대비 5배에 달하는 49억 달러를 요구했다가 거듭된 협상에서 요구액을 다소 낮춘 것으로 전해진다.


총액 늘려줄 수밖에 없는 상황
분담금 지출내역·산정 방식 등 '투명성' 확보해야


전문가들은 협상 장기화가 안보 우려를 키울 수 있다고 지적하며 '현실적 대안'을 검토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박원곤 한동대학교 국제어문학부 국제지역학 교수는 아산정책연구원을 통해 발표한 '제11차 한미방위비 분담협정 협상 보고서'에서 "알려진 것이 맞는다면 한국이 제시한 10% 내외의 인상안은 비현실적"이라며 "미타결 상황이 길어질수록 한미동맹 대비태세 약화는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다만 박 교수는 "미국의 근거가 명확하지 않은 거액의 증액 요구를 일방적으로 수용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가장 핵심적인 총액에서 합의가 틀어졌고, 한국 제안을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했다면 공은 다시 한국으로 넘어온 양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동맹국에 대한 비용 분담 대폭 증대 요구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공약이라고 강조하며 "트럼프 대통령 성향 상 유세에서 업적으로 선전하기 위해 50% 혹은 2배·3배 등의 상징적 숫자로 표현될 수 있는 인상률을 요구할 가능성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박 교수는 "이번 기회에 한미 양국이 기존 협상 방식을 전환해야 한다"며 "방위비 분담 내역, 산정 기준 등 기본적 요소를 담아 투명성 있는 근거를 마련해 합리적인 방식으로 분담률을 책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은 "방위비 협상만을 본다면 당연히 총액이 가장 큰 화두"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실무진 합의안에 대해 여전히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타결을 위해선 조금 더 양보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김 전 원장은 "미군이 분담금 집행 내역을 한국에 알려주는 게 그동안 미진했다"면서 이번 협상을 계기로 분담금 관련 투명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그동안 '묻지마식 총액'으로 분담금을 지급해왔다"며 "일본의 경우 항목별 요구액을 바탕으로 분담금 총액을 산정해왔다. 협상을 통해 (총액은 올려주더라도) 투명성을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