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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메이커냐 대세냐' 이낙연 대망론 시험대


입력 2020.04.21 14:37 수정 2020.04.21 14:49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총선 이틀 후 청와대서 축하 만찬

文 대통령에 총선승리 공로 돌린 이낙연

당 안팎서는 전당대회 출마설 솔솔

다양한 시나리오 상존…모로 가도 대권만

이낙연 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자료사진)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낙연 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자료사진)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7일 이해찬 대표와 이인영 원내대표,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을 청와대로 초청해 만찬을 가졌던 것으로 21일 뒤늦게 알려졌다. 총선기간 고생한 당 지도부의 노고를 위로하고 승리를 축하하기 위해서다. 노영민 비서실장과 강기정 정무수석이 함께 했고, 반주로 막걸리도 곁들인 편안한 자리였다고 한다.


정치권의 관심은 문 대통령과 이 위원장에게 집중됐다. 현재권력과 유력한 미래권력의 만남이었기 때문이다. 이 위원장은 “대통령의 높은 지지도 덕에 선거하기가 쉬웠다”고 공을 문 대통령에게 돌린 것으로 알려진다. 선거 뒷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털어놓고 자축하는 자리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지만 정치적 의미는 가볍지 않았다.


차기 대선주자로 부상한 이 위원장이지만 그간 당내 세력이 없다는 점이 약점으로 꼽혀왔다. 홍준표 전 미래통합당 대표가 공개적으로 이 위원장을 “페이스메이커”라고 평가절하했던 이유다. 친문세력이 차기 대선주자를 만들어 내기 전까지 국민들의 관심을 민주당에 잡아놓는 용도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이 위원장을 적극 지원하게 되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일각에서는 친문 핵심이 이 위원장에게 당대표 도전을 권유했다는 얘기도 나왔다. 민주당은 현 이해찬 대표의 공식임기가 끝나는 8월 전당대회를 열고 새 지도부 선출에 들어갈 예정이다. 전당대회를 기회로 대표에 올라 맡아 당 장악력을 높인다면 차기 대선에 보다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알려진 것과 달리 청와대 만찬에서 전당대회나 차기 당권에 관련한 언급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이 위원장이 전당대회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아직까지는 다소 우세하다. 민주당 당헌당규상 차기 대권에 도전할 사람은 대선 1년 전 대표직에서 물러나야 하기 때문이다. 당 내에서는 “설마 6개월짜리 대표를 하기 위해 전당대회를 나가겠느냐”는 말이 나온다.


이 위원장은 침묵을 이어가며 고심을 거듭하는 것으로 보인다. 임기는 짧지만 압축적으로 국정과제 추진이 가능한 시기여서 나쁘지 않다. 특히 당 장악력과 언론 노출도를 높이는 효과가 커 대세론을 형성하기에 최적의 환경을 만들어낼 수 있다. 물론 ‘중도낙마’ 위험도 동시에 증가한다. 무엇보다 전당대회 과정에서 당내 출혈경쟁이 있을 수 있고, 당대표가 되더라도 야권의 집요한 견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전당대회를 건너뛰고 대권에 직행하는 시나리오도 있다.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기구 등을 맡아 역할을 하면서 안정적인 접근을 하는 방식이다. 다만 이 경우 부족한 당 장악력을 높이기 쉽지 않고 예상치 못한 새로운 리더십이나 대선주자가 만들어질 변수가 상존한다. 민주당의 한 당선인은 “어느 쪽이든 장단점이 다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분명한 것은 이 위원장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는 사실이다.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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