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연휴기간 즐겨보자”…100년 전통 자랑하는 유럽 헤리티지 맥주는?


입력 2020.05.02 06:00 수정 2020.05.01 20:40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맥주에 담긴 히스토리 알고 마시면 맛 ‘UP’

라거 맥주 ‘필스너 우르켈’ 178년 동일한 브루어리에서 제조

흑맥주 ‘기네스’, 아일랜드에서 탄생한 최고의 스타우트 맥주

밀맥주 ‘크로넨버그 1664 블랑’…“전세계 판매량 1위 차지”

필스너 우르켈 양조장 ⓒ필스너 우르켈

오늘날 한번쯤 들어봤을 유럽산 맥주의 나이는 웬만하면 100살이 넘었다. 과거 16세기부터 수도원의 양조장에서 시작된 유럽 맥주, 19세기 유럽 산업혁명 이후 비약적인 발전을 했다. 대표적으로 영국의 ‘제임스 와트’가 발명한 증기기관은 맥주의 대량 생산을 가능하게 했고, 프랑스의 ‘루이 파스퇴르’가 발명한 열처리 살균법으로 맥주의 장기 보관이 가능해지면서 질 좋은 맥주를 맛볼 수 있게 됐다.


이렇듯 유럽 맥주는 오래 전부터 이어온 오리지널리티에 시대를 앞선 기술력까지 더해지면서 오늘날까지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수백 년의 역사와 전통을 가지고 있는 유럽 맥주. 그 맥주에 담긴 히스토리와 그동안 쌓아온 헤리티지를 알고 마신다면 맥주 맛을 한층 더 깊게 느낄 수 있다. 봄 내음과 함께 오리지널리티를 즐기기 위한 100년 넘은 유럽 맥주를 소개한다.


지난 2018년 서울 올림픽공원 88잔디 마당에서 열린 '2018 필스너 우르켈 프레젠트 파크 뮤직 페스티벌'에서 아담 블체크 필스너 우르켈 아시아총괄 탭스터가 참가자들에게 맥주를 따라주고 있다.ⓒ뉴시스

◇라거 맥주 ‘필스너 우르켈’…178년을 한결같이 동일한 브루어리에서 제조


체코는 맥주 소비량 1위를 기록할 만큼 질 좋은 다양한 맥주가 생산되는 나라다. 그 중에 필스너 우르켈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맥주 생산지인 체코 필젠 지역 대표 맥주이자 1842년 처음 생산돼 17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전세계 최초의 황금빛 라거다. 이름부터 필스너(Pilsner‧플젠 지방의 이름에서 유래)와 우르켈(urquell‧오리지널이라는 뜻) 두 단어의 조합으로, 플젠에서 만든 원조 맥주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필스너 우르켈은 오리지널리티를 위해 1842년 처음 생산부터 현재까지 동일한 브루어리에서 맥아, 홉, 물, 누룩 등 총 4가지의 원재료를 동일한 방식으로 양조되고 있다. 필스너 우르켈의 맥아는 맥아의 수도인 체코 중부지방 모라비아에서 전량 공급되며, 몰팅을 끝낸 후 맥아를 건조하는 전통 제조 방식을 지금까지 적용하고 있다. 맥주의 맛을 좌우하는 홉 역시 특별하다.


체코 자테츠 지역에서 자란 전 세계에서 가장 비싼 홉 중 하나인 사즈 홉스만을 사용하며, 사즈 홉스를 통해 필스너 우르켈 특유의 맛과 향을 낸다. 그 외 ‘물’은 도시의 고대 대수층으로부터 끌어 올리고, 맥주의 명도와 투명성에 영향을 주는 필스너 H 누룩 역시 178년 역사 그대로 승계해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다.


필스너 우르켈은 오리지널리티를 위한 제조 방법도 특별하다. 모든 생산 물량을 세 번 달이는 전통방식의 과정을 거치며, 그 과정을 통해 더 깊은 특별한 카라멜 단맛과 함께 더 풍부한 맥아 맛을 살아나게 한다. 이러한 필스너 우르켈의 전통적인 체코방식의 제조방식은 유럽연합을 통해 공식적으로 인정받고, 보호되고 있다.


필스너 우르켈은 178년이 넘는 고유의 맛과 향을 소비자들에게 그대로 전달하기 위해 2016년부터 탭스터라는 직책을 만들어 비어마스터를 육성하고 있다. 오직 필스너 우르켈만을 위한 전문가로서 가장 맛있는 상태의 필스너 우르켈을 제공하기 위해 맥주를 따르는 잔의 온도부터 적절한 거품의 양까지 신경 쓴다.


특히 필스너 우르켈 양조장에서 교육을 받은 탭스터의 경우에는 할라 딘카, 스니트, 밀리코 이렇게 세 가지 전통방식의 푸어링을 할 수 있다. 적합한 적성과 능력을 갖춘 소수의 바텐더만이 트레이닝을 거쳐 탭스터가 될 수 있으며, 체코에서 1000명, 슬로바키아에서 1000명, 체코와 슬로바키아를 제외한 전 세계에서 304명의 탭스터가 활동하고 있다. 현재 한국에서는 필스너 우르켈 본사에서 교육 받은 12명의 탭스터가 활동중이다.


서울 광화문 JS 텍사스에서 열린 세계적인 마스터 브루어 퍼겔 머레이가 소개하는 기네스 맥주 440ML와 새로운 기네스 전용잔을 선보이고 있다.ⓒ뉴시스

◇흑맥주- ‘기네스, 아일랜드에서 탄생한 최고의 스타우트 맥주


기네스의 창시자인 아서 기네스는 30세가 되던 해 대부로부터 물려받은 100파운드의 유산으로 1755년 아일랜드 수도 더블린 북동쪽에 위치한 작은 마을 레익슬립의 작은 양조장에서 맥주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1759년 12월 31일 더블린 시내에 버려져 있던 양조장을 1년에 45파운드씩 9000년간 장기 임대 계약을 체결했다.


기네스의 맛은 보리에서부터 시작한다. 아일랜드 땅에서 길러진 보리는 섬세하고 정확한 로스팅 과정을 통해 기네스 스타우트 특유의 풍부한 맛과 짙은 붉은색을 낸다. 화씨 232도에서 보리가 흑색 완전체로 재탄생한다.


기네스는 대대로 내려오는 효모를 아직까지도 사용하고 있다. 바로 이것이 기네스 전통의 핵심이다. 효모는 유사시를 대비해 소량을 금고에 넣어 보존하고 있을 정도로 기네스의 소중한 자산이다.


기네스 제조 과정에서 또 하나 중요한 것이 바로 질소다. 질소는 드라우트 맥주에 생기를 불어넣는 요소로, 기네스만의 특징인 솟구쳤다가 다시 가라앉는 효과와 그로 인해 완성되는 대표적인 크리미 헤드를 만든다. 이는 포장 과정 중에 첨가되며, 이후 '헤드 높이 테스트'를 거치며 각 파인트 잔마다 올바른 수의 거품이 형성되도록 확인한다.


현재 기네스는 아일랜드의 ‘국민 맥주’로 불리고 있으며, 기네스 로고는 아일랜드 국장인 하프다. 양조장이 설립된 뒤 오늘날까지 약 50여 개의 장소에서 양조, 전 세계 120여 개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대표적인 흑맥주다.


모델이 프랑스 대표 프리미엄 맥주 브랜드 크로넨버그 1664 블랑을 선보이고 있다.ⓒ뉴시스

◇밀맥주- ‘크로넨버그 1664 블랑’…프랑스 No.1 프리미엄 밀맥주


프랑스는 현재 와인의 나라로 알려져 있지만 중세까지는 맥주를 즐겨 마셨다. 이름 그대로 1664년도에 탄생한 크로넨버그 1664. 프랑스 맥주 시장의 4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프랑스 대표 맥주로 300년이 넘는 전통을 자랑한다. 독일 국경에 위치한 스트라스부르는 프랑스 맥주 양조의 중심지 가운데 한 곳이다. 크로넨버그 1664는 1664년 자그마한 스트라스부르 브루펍으로 시작하여 20세기 들어 프랑스에서 가장 큰 맥주 회사가 됐다.


크로넨버그 1664의 대표적인 맥주는 라거 맥주인 크로넨버그 1664와 밀맥주인 크로넨버그 1664 블랑이 있다. 그 중 국내에서 인기가 좋은 크로넨버그 1664 블랑은 퀴진 스타일의 밀맥주로 상쾌한 시트러스 향이 더해져 와인과 같은 향미와 독특한 플로럴 향을 연출하며 부드러운 청량감을 느낄 수 있다.


특히 마시고 난 후 아로마의 여운을 길게 하기 위해 홉 중의 캐비어라 불리는 ‘알자스 산 홉’을 사용해 블랑의 장점을 극대화했다.


크로넨버그 1664 블랑은 2013년 한국에 출시되면서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특유의 향기롭고 부드러운 맛 때문에 여성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으며, 국내 판매를 시작한 이후 매년 꾸준한 성장을 기록하며 6년간 평균 300% 이상 성장해왔다. 2017년에는 본국인 프랑스를 제치며 전세계 판매량 1위를 기록하는 등 국내 소비자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았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