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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으로 선방한 LG전자, 이제 스마트폰 차례지만...


입력 2020.04.29 18:09 수정 2020.04.29 18:09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김은경 기자

가전·TV 활약으로 1Q 영업익 1조...코로나19로 2Q 악화 불가피

20분기째 적자 행진 스마트폰 흑전 절실하지만 전망 암울

LG전자 최근 1년간 부문별 영업이익 추이.(자료:LG전자, 단위:억원)ⓒ데일리안 LG전자 최근 1년간 부문별 영업이익 추이.(자료:LG전자, 단위:억원)ⓒ데일리안

LG전자가 가전과 TV의 활약으로 1분기 실적 선방에 성공했지만 2분기 이후 전망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깔리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악영향으로 올해는 상고하저의 그래프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적자 행진 중인 스마트폰의 흑자전환은 여전히 요원한 상황이다.


LG전자는 29일 오후 진행된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코로나19 사태로 해외 가전 매출 감소 리스크가 큰 것으로 보고 있다”며 “공장 가동 중단부터 유통망 폐쇄 등으로 매출 비중 축소가 불가피하다”고 우려했다.


이같은 우려는 지난달부터 코로나19가 확산 일로를 보였던 북미와 유럽에서 확산세가 다소 진정되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유통망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인데다 중남미·러시아·아시아 지역 내 국가들에서 봉쇄 등의 영향으로 상황이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회사측은 "북미와 유럽서는 확진자 정점 이후 감소세이지만 매장 폐쇄가 지속되고 있고 통행 제한도 연장이 예상된다“며 ”러시아와 아시아 등서도 매장폐쇄 연장 및 국가봉쇄 확대가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LG전자는 해외에서의 실적 감소를 국내 매출로 충당하겠다는 계획이다. 냉장고·식기세척기·전자레인지 등 필수가전의 판매볼륨을 높이는 한편 두 자릿수 성장을 보이고 있는 건조기와 스타일러 등 신성장 가전을 중심으로 추가 매출 기회를 모색한다는 전략이다.


회사측은 “해외는 코로나19로 차질이 예상되나 최근 국내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며 냉장고· 세탁기·건조기 등은 성장하고 있다”며 “6월 전년수준 매출을 회복할 것으로 이후 과거 수준을 회복할 수 있는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과거 국내 가전 매출은 매년 20% 성장했으나 3분기 들어서면 10% 이상은 성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빌에 위치한 LG전자 세탁기 공장에서 직원들이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LG전자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빌에 위치한 LG전자 세탁기 공장에서 직원들이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LG전자

하지만 2분기부터 코로나19로 인한 실물 경기 악화가 본격화되면서 불확실성이 커 소비 회복이 이뤄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 때문에 2분기 이후 실적 감소 우려가 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LG전자는 지난 1분기에 사상 두 번째 분기 조 단위 영업이익(1조904억원)을 달성했는데 이는 대부분 TV와 가전에서 나왔다. 생활가전이 주력인 홈어플라이언스앤에어솔루션(H&A)사업본부(7535억원)와 TV가 주력인 홈엔터테인먼트(HE)사업본부(3258억원)의 영업이익이 전부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LG전자는 TV와 가전의 활약 속에서 1분기 가장 높은 영업이익을 달성한 뒤 매분기 하락하는 상고하저의 실적 그래프를 그려 왔는데 올해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하락 폭이 더욱 가팔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이 너무 큰 상황”이라며 “특히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생산 차질과 판매 감소 등으로 인한 타격이 예상보다 훨씬 커질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스마트폰의 전망도 밝지 않다는 점도 우려를 키우고 있다. 현재 적자 행진 중인 스마트폰의 흑자전환 만이 상고하저의 그래프를 완만하게 해 줄 수 있는 해법이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스마트폰이 주력인 모바일커뮤니케이션즈(MC)사업본부는 1분기 영업손실 2378억원으로 전년동기(-2035억원) 대비 적자 폭을 확대했다. 지난 2015년 2분기 이후 20분기 연속 적자다.


이에 LG전자는 2분기 매스 프리미엄 스마트폰 ‘LG 벨벳’을 출시하며 적자 탈피에 승부를 건다는 계획이다. LG전자는 내달 15일 전략 스마트폰 ‘LG 벨벳’을 이동통신 3사와 자급제 채널을 통해 출시한다. 가격대는 100만원 이하로 알려졌다.


서동명 LG전자 MC사업본부 담당은 이날 컨콜에서 “590~990달러 가격대의 합리적 중저가 매스 프리미엄 제품으로 고객을 확보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또 5세대 이동통신(5G) 시장 확대에 발맞춰 보급형 라인업도 강화할 방침이다. 지난달 20일에 북미에 V60 씽큐를 출시했고 내달부터 국내를 비롯해 해외에 LG 벨벳을 내놓으면서 판매 비중을 확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서 담당은 "5G 스마트폰 비중을 지난해 13%에서 올해는 30%까지 가져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온라인 판매를 강화해 매출 기회를 확대하고 플랫폼화와 모듈화 전략에 기반한 원가 효율화를 지속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스마트폰 시장의 전반적인 침체 속에서 코로나19 확산으로 수요가 크게 감소할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애플과 삼성전자 등 경쟁사들의 중저가 폰 공략으로 성과를 도출해 내기가 점점 어려운 상황으로 치닫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도 스마트폰은 전반적인 침체를 보여 왔는데 이러한 경향이 더욱 심화될 수 있을 것”이라며 “애플과 삼성전자에 밀리고 있는 LG전자로서는 상황이 더욱 어려워지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LG전자 전략 스마트폰 ‘LG 벨벳’.ⓒLG전자 LG전자 전략 스마트폰 ‘LG 벨벳’.ⓒLG전자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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