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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터·봉고, 코로나19에도 선거 특수는 있었다


입력 2020.05.15 05:00 수정 2020.05.15 09:37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3월 판매 '반짝 급등' 후 4월 다시 줄어

자영업 침체 속 유세차량용 수요 일시 발생


정태호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이 총선 전인 지난달 4일 봉고 트럭을 개조한 선거유세 차량에 올라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자영업자들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소상공인의 발’로 불리는 1t 트럭 현대자동차 봉고와 기아자동차 포터의 판매도 부진을 겪고 있다.


다만 그 와중에도 4월 총선에 대비한 선거유세용 수요가 몰리며 3월 판매는 양호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현대차에 따르면 포터 판매량은 올해 1월 7480대, 2월 7875대에 머물다 3월 들어 9174대로 급등했다.


2월 중순부터 신천지발 집단감염으로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되며 소상공인 수요가 급감했지만, 2월 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오히려 15.9% 늘었고, 3월은 2.5% 감소에 그쳤다.


총선을 앞두고 선거유세용 수요가 받쳐주면서 견조한 판매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총선이 마무리된 4월 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무려 20.3%나 감소한 7570대에 그치며 다시 코로나19발 불황의 영향권에 접어들었다.


기아차 봉고 역시 비슷한 패턴을 보였다. 1월 4319대, 2월 3584대였던 봉고 판매량은 3월 6014대까지 급등했다 4월 다시 5412대로 줄었다.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3월 판매는 5.6% 늘었고, 4월은 8.1% 줄었다.


포터와 봉고는 선거유세 차량으로 가장 적합한 조건을 갖췄다. 유동인구가 많은 길목 곳곳에 세워놓고 선거유세를 벌여야 하고 때에 따라 좁은 골목길도 누벼야 하니 덩치가 너무 크면 안 된다.


그렇다고 덩치가 너무 작아서도 안 된다. 간판도 매달고, 전광판과 앰프도 설치하고, 후보자나 선거운동원이 유세곡에 맞춰 춤을 출 공간도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한국GM의 경상용차 ‘라보’는 선거유세 차량 용도로는 한계가 있다.


결국 적당한 차체크기에 적당한 화물칸 크기를 지닌 1t 트럭인 포터와 봉고 형제는 별다른 외부 경쟁자 없이 ‘총선 전 특수’를 고스란히 쓸어갈 수 있다.


전국 각 지역구별로 다수의 후보자가 유세를 하는 총선 때는 전국적으로 수천 대의 유세 차량 수요가 발생하지만 이 숫자가 오롯이 포터와 봉고 판매실적에 반영되는 것은 아니다.


통상 선거유세차량은 각 후보 선거운동본부에서 직접 구매하는 게 아니라 사업자들로부터 임대해 사용한다. 임대사업자들은 선거운동 기간에 앞서 미리 수요를 예측해 차량을 확보해 놓는다. 선거가 ‘한 철 장사’라 단기간에 많은 수요가 몰리는 만큼 신차를 구매하기도 하지만 기존 보유물량도 있고, 중고차를 매입할 수도 있다.


이처럼 임대사업자들이 완충 작용을 하면서 총선 시즌 수요 집중 현상을 일부 완화해주는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한동안 소상공인향 1t 트럭 수요가 위축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총선 때 일시적으로 많이 공급된 물량이 중고차 시장에 풀리면 신차 판매는 더욱 부진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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