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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재난지원금 효과 있긴 한데...반짝하고 사라질까 걱정”


입력 2020.05.20 05:00 수정 2020.05.20 05:18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지원금 84%는 카드로 받아…“매출 늘어난 건 반갑지만 수수료 부담 커져”

대형마트‧온라인 쇼핑 사용 제한에 편의점‧전통시장 반짝 특수

양주, 와인 등 편의점 고가 상품 매출 늘어

19일 오전 서울 마포구 공덕시장. 아침부터 비가 내린 탓에 시장은 썰렁했다.ⓒ데일리안 19일 오전 서울 마포구 공덕시장. 아침부터 비가 내린 탓에 시장은 썰렁했다.ⓒ데일리안

“정부 재난지원금이 지급되고 나서 손님이 늘어난 건 맞다. 근데 한 순간 뿐이지 뭐. 지원금 다 쓰면 다시 똑같아질텐데...”


지난 19일 서울 공덕시장에서 만난 과일가게 주인은 “주말부터 비가 오는 바람에 시장에 오는 손님은 줄었지만 수박이나 수입과일 같은 단가가 높은 상품 매출이 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시장 내 맛집으로 알려진 한 전집 상인은 “그동안 장사가 안 돼 종업원을 줄였는데 지난 주말에는 일손이 달리기도 했다”면서 “재난지원금이 풀리면서 반짝 효과를 보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하지만 이런 효과가 얼마나 가겠나. 종업원을 다시 늘리지는 못하고 있다”며 “주말에만 2시간 3시간씩 아르바이트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총 14조원 규모의 정부 긴급재난지원금이 지급된 지 1주일. 전통시장 상인들은 늘어난 매출은 반갑다면서도 한 순간 반짝 특수에 그치지 않을까 걱정하는 모습이었다.


19일 오후 서울 노량진수산시장에서 장을 보고 있는 시민들의 모습.ⓒ데일리안 19일 오후 서울 노량진수산시장에서 장을 보고 있는 시민들의 모습.ⓒ데일리안

지난 13일부터 정부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이 시작됐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 17일까지 시중에 풀린 돈은 약 9조원에 달한다. 이중 신용·체크카드 충전 방식으로 지급받은 금액은 7조6000억원 규모로 지급 금액의 84.4%에 달한다.


상인들도 재난지원금이 풀리고나서 카드결제가 부쩍 늘었다고 입을 모았다. 일부 상인들은 매출이 늘어나는 것은 반갑다면서도 카드 수수료가 부담스럽다는 불만도 제기했다.


마포구 B정육점 주인은 “정부 재난지원금 지급이 시작되고 나서 매출이 오르고 있다”면서도 “지난 주말 200만원 매출 중에 현금으로 결제한 금액은 채 10만원도 안 된다. 나이가 좀 있으신 손님들은 그래도 현금 결제가 많았는데 지원금 이후로 카드 손님이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마포구 염리동에서 보세 옷가게를 운영하는 점주는 “채소나 과일 가게는 카드수수료만 내면 되지만 우리는 10% 부가가치세도 붙어 카드수수료에 대한 부담이 더 크다”면서 “현금은 씨가 말랐다. 거의 다 카드 결제만 한다”고 말했다.


정부 긴급재난지원금의 경우 대형마트와 온라인 등에서 사용이 제한된 탓에 사용이 가능한 편의점과 전통시장 등은 반짝 특수를 경험하고 있었다.


편의점의 경우 대형마트와 온라인 사용 제한에 따른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특히 고가 제품 판매가 늘면서 매출 확대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는 분위기다.


이마트24와 세븐일레븐이 지난 13일부터 17일까지 판매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직전 주 같은 기간 대비 양주 매출이 각각 30%, 13% 증가했다. 같은 기간 CU에서는 와인 판매 매출이 31% 늘었다. 양주와 와인은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상품 중 가장 고가에 속한다.


편의점 관계자는 “아이스크림이나 음료 매출도 많이 올랐는데 날씨가 더운 탓도 있지만 이전에 비해 프리미엄 제품 비중이 높아졌다”며 “맥주의 경우에도 고가 수입맥주 비중이 늘어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한편 재난지원금 지급이 본격화되면서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는 사용처를 묻는 질문이 끊이지 않고 올라오고 있다. 이와 함께 생필품 등 지출 비중이 큰 대형마트나 온라인 쇼핑몰에 대한 사용제한이 불편하다는 지적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 17일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올라온 ‘대형할인마트 긴급재난지원금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청원에는 19일 오후 11시 현재 1024명이 참여했다.


일각에서는 생필품 주요 소비처인 대형마트와 온라인쇼핑 사용이 불가한 만큼 자녀의 학원비나 정기 구독 서비스를 선결제하는 용도로 긴급재난금을 사용하겠다는 글도 올라오고 있다.


정부 긴급재난지원금을 정기 구독 서비스 등 선결제로 활용하고 있다는 게시판 내용.ⓒ인터넷 커뮤니티 화면 캡처 정부 긴급재난지원금을 정기 구독 서비스 등 선결제로 활용하고 있다는 게시판 내용.ⓒ인터넷 커뮤니티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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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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