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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기획┃예능도 모바일 시대②]유튜브로 몰려드는 기획사와 방송사


입력 2020.05.21 15:10 수정 2020.05.22 00:31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JTBC·FNC 등 모바일 웹 예능 본격 투자

상업적이고 획일화된 콘텐츠 쏟아질 우려도

JTBC '뭉쳐야 찬다 외전-감독님이 보고계셔 오싹한 과외' 캡처.

과거엔 인기 프로그램을 놓치지 않기 위해 정해진 시간에 TV 앞에 모여앉았다. 하지만 이제는 피동적인 시청 형태에서 벗어나 언제나 자기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영상을 찾아본다. 그 대표적인 수단은 모바일이다.


지난 4월 6일 KT 그룹의 디지털 미디어렙 나스미디어가 발표한 ‘2020 인터넷 이용자 조사’에 따르면 온라인 동영상 이용률은 94.6%, 이 가운데 ‘모바일 위주, 혹은 모바일에서만’ 온라인 동영상을 시청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무려 62.9%나 됐다. 그만큼 동영상 콘텐츠는 모바일을 통해 소비하는 시대가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처럼 거대한 변화의 바람을 주도하는 이들이 바로 1인 미디어 방송인, 즉 1인 크리에이터들이다. 누구나 영상과 글을 자유롭게 공유할 수 있게 되면서 재능과 끼를 겸비한 1인 크리에이터들은 거대한 팬덤을 거느리기 시작했다. 최근 고소득 유튜버가 세무조사 대상에 올랐다는 뉴스만 보더라도 시대가 어떻게 변해가고 있는지 읽을 수 있다.


하지만 거대 자본이 이를 놓칠 리 없다. 그들도 최근 본격적으로 모바일 시장에 발을 들여놓기 시작했다.


예능프로그램의 무게 중심 또한 서서히 모바일로 옮겨가고 있는데, 최근 방송사는 물론 대형 연예기획사까지 모바일 웹 전용 예능프로그램 제작에 나서고 있어 경쟁이 더 치열해지고 있다. 이들은 본 방송보다 한층 자유로운 표현과 형식으로 고정 시청자는 물론, 새로운 시청층까지 끌어모으고 있다.


특히 JTBC는 '뭉쳐야 찬다'는 지난달 26일부터 웹버전 '뭉쳐야 찬다 외전-감독님이 보고계셔 오싹한 과외'를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성치경 CP는 "본 방송에서는 심의 문제 등으로 인해 표현에 한계가 있지만, 웹 예능은 제약을 덜 받고 자유롭게 다룰 수 있다는 점이 차별화된 지점"이라고 설명했다.


JTBC 크로스미디어 스튜디오 '룰루랄라'도 디지털콘텐트 '워크맨', 힐링음악제작기 '소리풍경' 등을 선보이며 큰 호응을 얻었다.


연예기획사 FNC엔터테인먼트는 노홍철을 내세운 웹 예능프로그램 '생활언박싱 노대리'와 이영자, 김숙을 내세운 '케이(K)-밥 스타(STAR)'를 제작해 눈길을 끌었다. 김진 FNC프로덕션 대표는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가 많아지고 있는 추세"라며 "그에 걸맞은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FNC엔터테인먼트는 최근 김숙, 이영자, 노홍철을 내세운 웹 예능 ‘K-밥 STAR’와 ‘생활 언박싱 노대리’를 선보였다. ⓒ FNC엔터테인먼트

이에 대해 김헌식 대중문화 평론가는 "연예기획사가 연예인을 단순히 관리하는 수준을 넘어 방송 채널을 보유하려는 욕구를 드러내고 있다"며 "스스로 예능프로그램을 런칭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라고 분석했다.


기존의 방송 프로그램보다 웹 프로그램이 글로벌시장에서 오히려 더 주목받을 수 있다는 것도 주목할 만한 점이다. 해외 팬들의 접근이 상대적으로 쉽기 때문이다. 이는 싸이와 방탄소년단처럼 케이팝 가수들이 해외로 뻗어갈 수 있었던 원동력이기도 하다. 김 대표는 "모바일 웹 예능을 제작하게 된 배경 중 하나가 글로벌시장 진출에 유리하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거대 자본이 들어오면서 방송의 질적 경쟁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플랫폼의 중심이 바뀌면서 자연스럽게 연예기획사, 방송사들이 이쪽(모바일)에서 이합집산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며 "그만큼 대중들의 눈높이가 높아져 보다 높은 수준의 방송에 대한 요구가 높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다양한 성격의 콘텐츠보다 지나치게 상업적인 성격의 콘텐츠가 주류를 이루게 될 거란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게 사실이다. 또 셀럽들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기존 방송과 차별성도 잃게 될 거란 우려도 나온다.


김 평론가는 "조금은 거칠더라도 대중들이 정서를 공유할 수 있는 콘텐츠가 많아져야 한다"며 "유튜브 시장도 어느덧 셀럽 중심으로 재편되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는데, 셀럽이 등장하더라도 기존 미디어와 다른 방식, 다른 관점에서 다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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