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인기 만점' 통장에 등판하는 네이버…증권사 화들짝


입력 2020.06.08 05:00 수정 2020.06.07 23:22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0.1%포인트도 아쉬운 제로금리 시대...CMA잔고 3개월 만에 5조원대↑

네이버 최대 연3% 수익 내세워...“기존 판매채널 대체 플랫폼 될 것”

경기도 성남 분당의 네이버 사옥.ⓒ네이버 경기도 성남 분당의 네이버 사옥.ⓒ네이버

네이버가 야심차게 준비한 종합자산관리계좌(CMA) 통장 출시일이 다가오면서 금투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통장은 예치금에 따라 최고 연 3% 금리를 받을 수 있다.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치로 내려앉으며 증권사의 CMA 금리도 0%대로 떨어진 가운데 나타난 메기 상품이다. 전문가들은 금융 플랫폼의 성장력이 막강해지면서 은행·증권·보험 등 기존 금융사들의 파이를 가져갈 것으로 내다봤다.


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시 대기자금 성격을 띤 CMA 잔고 총액은 지난 3일 56조2103억원으로, 지난 3월 3일 50조6866억원에서 3개월 만에 5조5237억원 증가했다. CMA통장은 증권사를 통해 개설하는 계좌로 입출금이 자유롭고 비교적 높은 이율의 이자를 매일 주는 방식이다. 파킹통장과 비슷한 성격을 갖고 있지만 종금형을 제외하고 예금 보호를 받지 못한다는 차이점이 있다.


운용대상별로는 3개월 만에 환매조건부채권(RP)형이 11.3%, 머니마켓펀드(MMF)형이 3.3%, 발행어음형이 34% 각각 증가했다. 증가율이 가장 높은 발행어음형은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 지정된 증권사가 자체 신용을 바탕으로 발행하는 만기 1년 이내의 어음이다.


그러나 한국은행에서 최근 기준금리를 연 0.5%로 인하하는 등 유례없는 초저금리에 주요 증권사의 CMA 금리도 0%대로 떨어졌다. 앞서 증권사들은 고객 유치를 위해 고금리 특판을 강행해왔지만 ‘동학개미 운동’으로 신규 고객이 대거 유입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그럼에도 단 0.1%포인트가 아쉬운 초저금리 시대에 금리를 조금이라도 더 높게 쳐주는 곳으로 돈이 몰리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네이버의 금융 전문 자회사인 네이버파이낸셜은 미래에셋대우와 협력해 이달 중순 CMA 통장인 ‘네이버통장’을 출시한다. 네이버통장은 네이버페이 전월 결제 실적에 따라 최대 연 3%의 수익률을 보장한다. 네이버페이 전월 결제액이 10만원 이상이면 100만원 한도 내에서 연 3%, 100만~1000만원까지는 연 1%, 1000만원 초과시 연 0.55%가 적용된다. 다만 오는 8월까지는 통장 출시 기념으로 구매 실적 조건 없이 100만원 한도 내에서 연 3% 수익률을 제공한다.


또 주목되는 부분은 네이버페이와의 연동이다. 네이버통장으로 페이포인트를 충전한 후 네이버쇼핑과 예약, 디지털 콘텐츠 구매 등을 포함한 각종 결제처에서 네이버페이를 이용할 경우, 결제 금액의 최대 3%를 적립해준다. 여기에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가입자 혜택 4%와 마이단골 스토어 구매를 통해 2%를 추가 적립받을 수 있어 결제금액에 대한 적립율이 최대 9%(월 20만원 한도)까지 가능하다.


현재 네이버와 카카오는 전 금융권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면서 기존 금융사들을 위협하고 있다. 포털과 메신저 회원을 기반으로 주식·보험 등 금융 플랫폼 서비스를 전격적으로 펼칠 전망이다. 네이버의 경우, 지난 1일 출시한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에 이어 네이버통장까지 내놓으며 네이버 내 금융 생태계를 구축 중이다.


이문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멤버십, 통장출시로 네이버페이 인프라를 통한 커머스 락인(lock-in) 효과를 강화하고 금융서비스 확장이 가속화될 전망”이라며 “고객 입장에서 전자상거래를 이용할 때 네이버통장, 네이버페이를 이용한 쇼핑이 가장 큰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핀테크 업체들과 금융사들은 디지털 전환기를 맞아 당분간 각자 생존을 위한 협업 강화가 불가피해지면서 ‘적과의 동침’에도 나선 상태다. 카카오뱅크의 강력한 영향력을 주목한 증권사와 카드사들은 지난해부터 경쟁적으로 카카오와 손을 잡아 상품을 출시했다. 후발주자인 네이버가 시장 확대를 위해 맹추격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이민아 대신증권 연구원은 “네이버파이낸셜과 카카오페이는 장기적으로 신용카드업과 금융회사의 판매 채널을 대체하는 플랫폼으로 성장할 전망”이라며 “금융 회사들의 수익을 가져올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국내 핀테크 사업자들의 선제적 시도가 성공한다면, 라인-야후 합작법인 역시 동일한 비즈니스 모델로 성공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