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매출 비중 10대 기업 61%...주요기업 53.6%
"해외 수요 위축으로 실적 부진...수출 기반 적신호"
국내 주요 기업들의 해외 매출 의존도가 높아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실적 부진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북미와 유럽 등 주요 시장의 수요 위축으로 수출 비중이 큰 국내 기업들에게 적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지난해 삼성전자·현대차·포스코·LG전자·기아차 등 매출액 상위 5개사의 해외 매출은 367조3000억원으로 총 매출(520조5000억원)의 70.6%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이를 10대 기업으로 넓혀도 해외 매출은 443조2000억원으로 총 매출(723조3000억원) 비중의 61.3%였다. 상위 100개사로 확대해도 국내외 구분이 가능한 69개사는 해외 매출 규모가 710조8000억원으로 총 매출액의 53.6%였다.
한경연은 기업 규모가 클 수록 해외 매출 비중이 높고 지난 5년간 국내 기업의 해외 매출 비중은 상승하는 추세라며 해외 의존도가 높아지는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매출 상위 100개 기업 중 지난 2014년과 비교 가능한 57개사를 분석한 결과, 해외매출은 69조7000억원 증가했으나 국내 매출은 오히려 3000억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내수산업인 소비재 업종의 해외매출액이 뚜렷한 증가세를 보인 것이 주목된다. 소비재 업종은 아시아를 중심으로 해외시장을 공략한 결과, 지난 2014년 4조8000억원에 그쳤던 해외매출이 지난해 15조2000억원으로 약 3.2배 증가했다.
소비재 업종의 해외매출 비중은 지난 2014년 23.6%에서 2019년 42.7%로 5년 만에 19.1%포인트나 증가했다. 이는 국내 매출 급감에 따라 상대적으로 해외 매출비중이 증가한 기계업종(22.0%포인트)을 제외하면 가장 높이 증가한 수치다.
업종별로는 전기전자 업종의 해외매출 비중이 79.3%로 가장 높았다. 지역별 해외매출 비중은 아시아(42.3%)·미주(30.7%)·유럽(18.8%) 등의 순이었다.
한경연은 코로나19의 장기화로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소비시장의 수요가 위축되면서 해외 비중이 높은 우리 기업의 매출에 적신호가 켜졌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연평균 94.7을 기록했던 수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올해 1분기 평균 84.7로 떨어졌고 2분기인 4월·5월의 평균은 69.9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월별 수출액도 지난 4월부터 두 달 연속으로 전년 동기대비 20% 이상 급감했다.
특히 최근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소비가 급감한 미주·유럽 지역의 해외매출 비중은 총 49.5%로 주요 소비시장의 수요 위축에 따른 국내 기업의 매출 감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올해 대외 경영환경이 악화되면서 해외매출 비중이 높은 우리 기업의 실적 부진이 불가피하다.”며 “연간 매출액 감소를 넘어 생산·유통 관련 현지 네트워크 등 우리 기업의 수출기반 훼손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추 실장은 이어 ”이번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수요 위축을 효과적으로 이겨내기 위해서는 기업 경영환경 개선을 위한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